오랜만에 산행을 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서울 인근이 아닌 거제도 노자산에서, 게다가 야간등반이다.
전국적으로 안 가 본 명산이 많은데 굳이 거제도까지 간 이유는,
최종 목적지가 소매물도이기 때문이었다.

당일로 다녀오긴 시간이 촉박해서 전날 밤에 출발하는, 무박2일(버스) 코스로 가게 되었다.
소매물도 등대섬까지 걸어 들어 가려면(모세의 기적) 시간(물때)을 맞추어야 한다.
새벽에 도착하기 때문에, 물때가 될 때까지 시간도 때울 겸, 산 위에서 일출을 맞는 일정을 넣은 것이다.

여행을 예약할 당시에는 남쪽지방인데다,
3월이어서 봄 꽃이 피어있기를 은근히 기대했으나,
봄 꽃은커녕 새벽 칼바람에 몸 추스르기도 힘들었다.

내가 따라간 이 산악회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나,
산악인들 틈에 껴서 등산을 하면 고생한다는 것을 한 번 더 뼈저리게 느끼며 능선에 도달했다.
여명상태였다. 해수면에 인접한 구름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고 해가 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앞이 트인 곳에서 좀 기다려 볼까 했으나, 하산 시간이 정해져 있어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그러나 해가 뜰 시간이 되었는데, 앞 트인 장소는 나오지 않고 나목의 가지가 빽빽이 가로막고 있는 것이었다.

해도 제시간에 뜨지 않고 있기에 여명의 그래디에이션을 배경으로 삼아 나뭇가지 실루엣을 촬영하기로 포인트를 바꾸었다.
찍사는 포기도 적응도 빨리 해야 한다.
인생사 모든 것이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다.

이후 해가 뜨긴 떴으되, 구름 사이로 첫 모습을 보였다.
 그것도 내가 나뭇가지 뒤에 있을 때…

늦게 나온 해가 마치 시뻘건 눈 모양을 하고 있었다.
어제 과음을 하셨나…
그리곤 잠시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올 즈음엔 해가 너무 밝아져 촬영을 마쳤다.  

능선을 따라 하산하면서 아침햇살이 스며 든 능선을 찍으며,
다소 부족했던 일출장면에 보상 받고자 했다.

아침햇살은 선입견인지 몰라도 석양햇살보다 신선하다.
아직은 겨울의 모습에서 벗어나진 못했지만, 여기저기 봄의 모습들이 솟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동백꽃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하산 후 바로 소매물도행 여객선을 타러 항구로 떠났다. 

능선에 오르자 날이 밝아 오기 시작한다.

먼 바다 구름에서 일출의 조짐이 보인다.

햇빛을 받은 먼 하늘이 붉은 띠를 형성한다.

해가 나타날 듯하다.

능선 반대쪽을 봤다--다도해임을 말해준다.

해가 뜰 시간인데 나타나질 않는다--구름에 가려진 듯.

더 지체할 수 없어서 전망 좋은데서 철수 --능선을 따라가며 나무 실루엣을 찍었다.

 

드디어 해가 모습을 보였다. 빽빽한 가지 사이로...

어제 술 한 잔 하셨나...충혈된 눈 같다.

해가 다시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다시 나타나니 해가 너무 밝아졌다.

 

해 촬영은 이쯤에서 접고...

나무가지에 아침 햇살이 스며든다.

능선에도 햇살이 차분히 내려 앉았다. 

 

빽빽한 나무사이로 발걸음을 재촉

돌을 깔아놓은 길도 나온다.

누가 해놨을까...

봄풀들이 솟아오르고 있다.

아침햇빛을 받아 파릇하다.

아직은 겨울 느낌...

 

측광을 받은 나무들의 질감도 보기 좋다.

마른 잎에도 햇살이 닿았다.

고사리도 지천으로 나 있고...

고사리도 햇빛을 받았다.

등산로 끝나는 부근에서 동백꽃이 사람들을 맞는다. 

 
까까머리 시절, 암실에서 첫 인화의 감동을 먹은 후 아직도 빛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40년차 아마추어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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