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햇빛이 만들어낸 그림자

입력 2008-12-23 11:41 수정 2008-12-23 14:51
 

광선이 있으면 그림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맑은 날 한낮처럼 반사광이 많은 상황에는 그림자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빛이 약해서 반사광이 적은 아침 저녁에 그림자가 잘 나타난다.

밤에 인공 조명을 하면 그림자는 잘 나타난다.

특히 스포트(서치) 라이트 같이 렌즈나 반사경을 이용한 조명 하에선 더욱 선명한 그림자를 얻을 수 있다.

어렸을 적 그림자놀이를 해보았듯이,

광원에 물체를 가까이 하면 그림자가 커지고,

멀리 하면 그림자가 작아지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태양광에서는 그런 차이를 못느낀다.

광원이 워낙 먼 거리에 있어 수평광선에 가깝기 때문이다.

 

두개의 그림자가 겹치면 진해져서 수묵화의 농담의 느낌을 준다.

 

얼마 전 휴일 한낮에 벽에 비친 그림자를 발견했다.

거실의 화분이 그림자 진 것이었는데,

그림자가 하나가 아니고 둘이 겹쳐져 있었다.

광원은 태양광이다. 좁은 공간에 두개의 햇빛이 다른 각도에서

비춰지며 그림자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기도 하고

수묵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카메라를 찾았다.

 

영사막에서 벌이는 그림자놀이 느낌을 주기도 한다.

정면에서 가리고 찍으니 그림자 하나가 없어진다.

 

이 상황을 가능하게 만든 결정적인 요인은 암막커튼이다.

한낮의 광선이 강해 빛 투과율이 10%도 안되는 커튼을 거실에 쳐 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실 바닥에 반사되어 약화된 햇빛이 죽지 않고 그림자를 만들어낸 것이었다.

 

이럴 때 내가 부지런해지는 것을 보면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이렇게 된 상황.


까까머리 시절, 암실에서 첫 인화의 감동을 먹은 후 아직도 빛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40년차 아마추어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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