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빛과 형체가 있는 곳이라면 사진이 있다.

 
 나른한 휴일 오후, TV를 보거나 밥 먹고 졸거나 하며 시간을 죽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책상 위에 놓여진 카메라를 볼라치면 집에서도 뭔가 찍을 게 없을까 두리번거리게 된다.
 촬영에 대한 동기부여를 위해 항상 카메라는 가방에 넣어놓지 않고 눈에 띄는 곳에 놓아두고 있다.
게으른 찍사의 최소한의 노력이다.
 평소에 봐왔거나, 주위에서 추천 받아온 촬영 포인트를 찾아나서는 것도 좋지만,
멀리 길 떠나는 게 나이를 먹을수록 쉽지가 않다.
그래서 가끔 집에서도 사진을 찍는다.
특히 창가로부터 들어오는 햇살이 눈부신 날엔 소파에 앉아 있어도 프레임이 팍팍 떠오른다.
빛과 형태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무엇이든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빛 투과 정도의 차이 때문에 만들어진 그림–역광의 매력이다 
 집에는 아내가 키우고 있는 식물들이 많다.
항상 곁에 있는 식물들이어서 그런지 작은 변화도 눈에 들어온다.
이런 대상들은 역광이나 측광을 잘 이용하여 근접을 시도하면 또 다른 맛이 난다.
 집에 있는 거실 창이 남향이라 낮엔 TV를 볼 수 없을 정도로 빛이 들어와
암막커튼(暗幕; 빛을 90% 이상 차단하는)을 쳤다.
TV를 보려고 두꺼운 커튼을 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식물들을 촬영하는데 도움을 준다.
식물이 놓여져 있는 부분의 커튼을 조금 열어주면 제대로 된 촬영환경이 저절로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커튼이 얇다면 가려놓은 부분에도 빛이 투과, 밝은 벽에 빛이 반사되기 때문에 역광의 효과를 충분히 볼 수가 없다.
그러나 벽지가 어두운 상황이라면 그냥 실내에서 창을 향해 물체를 놓고 촬영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집처럼 커튼이 두꺼워 내부 반사광이 적을 때,
빛이 투과한 부분과 투과하지 못한 부분의 노출 차가 극대화되면서 그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설명하기가 많이 까다롭다) 
 
””워터코인””이 햇빛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어 역광을 제대로 받았다.

난에 새 잎이 오르고 있다–상대적으로 잎이 얇아 부각되었다

반 역광을 받아 잎이 입체적으로 나왔다

 

 

위쪽에서 직사광선을 받아 역광과 측광의 효과가 동시에 나타났다.

 

빛 투과 차이로 농담이 생겼다

아이비와 워터코인이 만났을 때
 
꼭 역광이 아니라도 집안에 있는 물체의 선과 색을 잘 찾아서
약간 과감하다 싶을 정도의 트리밍 내지 프레이밍을 시도하면,
소박하지만 마음에 드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
항상 강조하는 것이지만, 욕심을 부리면 사진을 그르치게 되어 있다.
프레임 안에 너무 많은 것을 표현하려고 하면 오히려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놓치게 되어 있다.
원형의 물체가   있다면 그 원을 화면 안에 굳이 다 넣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원을 화면 가득하게 넣으면 필요 없는 자투리 여백이 넓게 생기거나 여러 군데 생기지만,
일부만 잘라 잡으면 조금 밖에 생기질 않는다는 것이다.
아끼는 화초가 있어 이것을 사진으로 찍고 싶은데,
그 화초의 전체적 모습보다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만 찍으면 어떨까 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물사진을 찍을 때도 사람 얼굴이 꼭 다 들어 갈 필요는 없다.
접근을 해서 얼굴의 일부를 과감하게 잘라냈을 때 그 개인의 특징을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사진의 선은 가급적 간단 명료하게 정리해야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쉽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지인이 선물한 화분–너무 자유분방하게 잘 자라서 화분과 밑부분만 잘라서 촬영

이렇게도 잘라보고…

이렇게도 잘라봤다(아내에게 꽃을 사주면 받는 즉시 매달아버린다)

사진 내에 문자는 많은 시선을 끈다(피자 시켜 먹었다)

항아리 분수–부분적으로 프레이밍하여 디테일을 살리고 여운을 남긴다.

 직접 빛을 받지 않아 실루엣이 되었다.
 
 

까까머리 시절, 암실에서 첫 인화의 감동을 먹은 후 아직도 빛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40년차 아마추어 사진사.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