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문래동 철재상가에는 나비가 날고 있다

 
 현재 문래동(서울 영등포구)에는 높은 아파트나 오피스 건물들이 들어서 있고,
또 들어서고 있는 중이지만, 개발에서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이 공존하고 있다.
이 곳이 문래동의 터줏대감격인 철재상가(철공소) 단지다.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가면 이곳은 물레질 하던 곳이라고 한다.
물레를 굳이 한자로 표기하다 보니 ‘文來’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무명실을 뽑던 곳이 산업자본 시대에 와서 철을 다루는 곳이 되었다.
오늘날 한국의 산업화에도 일조를 한 곳이기도 하다.  
 
철재의 수요는 항상 있는 것이지만, 산업의 발달로 이런 형태의 영업은 그 매력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고,
이 지역의 재개발의 요구도 드세지고 있어, 빈 영업장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이곳 비어있는 상가 2~3층들이 새로운 곳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넉넉치 못한 예술가들이 수년 전부터,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싼 이곳으로 몰리고 있다.
현재 50여개 작업실에 140여명이 여기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차츰 서남쪽에 있는 철공소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 문래동 철재상가에서는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이들 예술가들이 모여 다른 곳이 아닌 이곳을 현장 삼아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물레아트페스티벌’에서는 10월 한 달간 다양한 전시와 공연이 벌어지고 있어 많은 매체에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문래동 아파트촌 한 켠에 세월의 흐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 있다.
 나 역시 문래동에 살고 있어 이곳에 한 번 와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지난 주말에야 들러 보게 되었다.
공연과 전시는 시간과 장소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어서 ‘그들의 거리’를 스케치만 해보고자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철재상가 거리로 접어드니 휴일이라 적막하고 오래된 고철 분위기로 허름하지만,
마징가 제트와 로보트 태권브이도 이곳에서 만들 수 있겠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생각으로만 끝날 수 있는 작은 일탈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었다.
 이곳 축제는 상가들이 문을 닫아야 시작된다.
그래서인지 철문(영업을 개시할 때에 제거되는)에 많은 작품들이 보였다.
강한 색채의 물감을 이용하여 그렸기 때문에 거리를 걷다 보면 분위기와 대조되어 금방 눈에 띈다.  
숨은그림찾기식이지만 찾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다.  

과거에는 주택가 가게에서도 이런 조립식 문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점포 철문에 철물작업 풍경을 옮겨놨다. 좌측그림은 뭔가 말을 하려 하는데…
 
골목 코너에 자리하고 있는 상점(그래도 이곳은 셔터를 달았다)
 
밝은 색채가 시선을 끈다
 
이렇게 숨어 있기도 한다
 
좌측은 지하로, 우측은 2층으로 가는 계단
   
축제 기간 중 많은 공연을 하고 있는 ””춤공장”” 입구
  
약간의 색채 사용으로 입구가 돋보인다        출입구에 낙서 같은 디자인
  이곳에는 예술가들의 흔적들을 여기저기서 찾아낼 수 있는데,
가장 광범위하게 구석구석 자리하고 있는 것이 나비 그림이었다.
조금씩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
나비라고 하면 흔하게 연상되는 꽃은 그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다.
여기서 나비의 모티브나 메타포는 무엇일까…
철재상가로 날아드는 나비…
쇠 냄새를 완화하려는 단순한 시도일까,
아니면 또 누구도 모를 새로운 세계로의 비상할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나비는 셔터 한 구석에도 있고..(키핑한 소주?)
 
철문 한 구석에서도 찾을 수 있고
 
계단 벽에서도 날고…
 
계량기 주위에도 맴돌고 있다
 
새로 설치한 철문에도 산뜻하게 날아 앉았다
 
차에까지 날아들었다–차 주인은 나비의 의미를 알고 있을 듯
  

까까머리 시절, 암실에서 첫 인화의 감동을 먹은 후 아직도 빛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40년차 아마추어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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