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지방이나 한대지방에는 단풍이 없다. 우리처럼 온대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지금의 계절에 고마워 해야 한다. 가을의 단풍이야말로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위대한 선물이다.

 만발한 단풍나무가 꽃나무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

  아름다움에 있어 꽃이 주는 느낌과 단풍이 주는 느낌은 그 차원이 또 다르다.
그러나 여러 종류의 다양한 색이 어우러져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내기도 하고,
또 각각의 개체가 저마다 다양한 아름다운 형태와 빛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꽃과 단풍이 가지고 있는 서로 유사한 부분이라 하겠다. 
 
 요즘 계절엔 등산을 통해 단풍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사람이 많다.
길거리나 들판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다양성과 자연미에 있어 산에서 느끼는 단풍이 제격인 것은 사실이다.
주위에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나는 이들을 극히 주관적인 시각으로 4가지 종류의 사람으로 분류를 한다.

1. 산에 올라 실컷 구경만 하고 사진 한 장 안 찍고 오는 사람
2. 사진을 찍어 오는데, 단풍 앞과 정상에서 기념사진 정도 찍어오는 사람.
3. 경치를 찍어오지만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담아오지 못하는 사람 
4. 단풍을 아름답게 찍어오는 사람

 1.2번 부류의 사람은 산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려니 생각되지만, 사진으로 남기면 그 감동을 지속적으로 소유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3번의 부류에 들어 있는 사람들의 경우, 너무 인간적인 시각으로 사진을 찍기 때문에 표현에 실패를 한다. 사람의 눈과 카메라의 눈은 엄연히 다르다.
사람은 생각을 하면서, 때론 마음에 드는 부분만 보면서 사물을 느끼지만, 렌즈는 있는 대로 조작한 그대로를 옮겨놓기만 한다.
그래서 다들 “그 땐 멋 있어서 찍었는데, 그 느낌이 안 나네…”한다.
또 실패의 요인으로 욕심을 너무 많이 낸 결과이기도 하다.
산 전체를 다 담으려고 하는데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산과 단풍이 어우러져 스펙터클한 아름다움을 담을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너무 넓은 부분을 담으면 시선이 산만해지고 도움이 되지 않는 요소들이 프레임 안에 들어 가 시선을 빼앗기 때문에 산만한 사진이 될 확률이 높다.
그리고 순광으로 단풍을 찍으면 그 깊은 단풍의 색을 담기 힘들고, 평범하고 복잡한 사진이 되기 쉽다.
그래서 풍광 전체를 표현 하는 것보다 단풍 자체를 표현하자는 것이다. 

‘숲을 보지 말고 나무를 보라’  

잎이 푸른 색일 때는 빛의 투과성이 떨어지지만, 단풍이 들면 빛의 투과성이 봄 꽃과 비슷해진다.
그래서 빛에 투과된 단풍을 찍으면 그 내면의 빛까지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직접적인 햇빛을 받는 역광 상태에서 극단적인 효과가 나지만,(빛을 직접 안고 찍는 것은 아님)
꼭 그런 상황이 아니라도 밝은 광원, 즉 하늘이나, 밝은 바위의 빛을 광원으로 활용해도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찍는 위치가 그늘 같은 곳이어서 배경과 노출 차가 많이 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약간의 여백을 남겨주는 센스… 배경을 뭉개기 위해 조리개 개방(조리개 우선식 자동노출)이나,
트리밍을 위한 망원렌즈의 활용… 이런 것들이 적당히 조합되면 장엄한 아름다움을 표현하지는 못해도, 소박하고 예쁜 단풍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단풍 촬영은 반사한 빛보다는 투과한 빛을 활용하라.”

 

 

 

 

 

 

 

 

 

 

  

 

까까머리 시절, 암실에서 첫 인화의 감동을 먹은 후 아직도 빛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40년차 아마추어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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