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엔 항상 막걸리와 감자전, 도토리묵…
이런 음식의 유혹을 받게 된다.
유혹이라기보단, 사람들이 찾으니 그 곳에 많이 있는 것이라는 말이 맞겠다.

 얼마 전 인왕산에 오르고 내려오는 길엔 이러한 유혹이 없었다.
약간 섭섭하기도 했지만, 늦게 올라 일찍 내려오는 짧은 산행(사직공원~자하문)이었기 때문에,
조금 남는 시간에 길거리에 보이는 소경들을 몇 장 찍어봤다.

   하산길인 자하문 부근은 성곽복원 공사와 조경작업을 끝낸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다.
길거리에서도 여름과 가을이 교차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택시 타는 곳까지 거닐며 이곳 저곳을 기웃거려 봤다.

 오후의 햇살은 영원한 사진의 소재다.
특히 비스듬하게 햇살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사물들은 탈바꿈을 시작한다.
빛의 향연이다.

 역광상태에서 사진을 찍으면 프레임 안에 어느 부분을 살리고 어느 부분을 죽일 것인가를 명확히, 때로는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역광은 ‘사진의 마이너스 컨셉’에 딱 맞아 떨어지는 광선이 된다.
사실상 현재 내가 찍는 사진의 70%는 역광사진이 아닐까 생각된다. 

역광은 복잡한 군상을 정리하는데 유용하다.

가로등 기둥에 등나무가 휘감고 올라가고 있다. --- 역광과 망원의 효과

대나무 잎도 오후의 햇살을 제대로 받고 있다

축대의 넝쿨도 가을을 맞이하기 시작하고...

 

어느 세상이던 먼저 가는 자가 있기 마련이고...

크기는 달라도 삼라만상은 결실을 맺는다.

 

길가에 핀 패랭이꽃들은 가을을 한껏 즐기는 듯하다.

거리의 가로수에서 만추의 모습을 보았다.

  동반했던 지인들과 함께 막걸리 대신 시원한 생맥주를 먹으러 오랜만에 이태원을 찾아갔다.
정말 오랜만에 낮에 와보는 이태원이다.
뒷골목에 이렇게 다양하고 큰 카페, 식당이 있는 줄은 몰랐다.

 

택시를 탔다.

이태원의 뒷골목으로 가서..

비싼 생맥주를 한 잔 했다.(상대적으로 이곳은 싸다)
 
 

까까머리 시절, 암실에서 첫 인화의 감동을 먹은 후 아직도 빛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40년차 아마추어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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