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짧은 시간에 확실한 피서  동굴구경

 

 

 요즘 같이 물 부어놓고 햇볕으로 삶아대는 찜통더위에는 시원한 곳으로의 여행을 생각하게 된다. 피서지로는 보통 바다와 계곡을 생각하게 되는데 실제로 보면 이곳들은 기온상 사무실보다 시원하지 않다. 그래서 에어컨 보급이 잘되지 않았던 옛날에는 최고의 피서지가 은행이라고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바다와 계곡은 피부에서 느끼는 온도보다, 정신적인 자유로움과 시각적인 푸르름이 시원함을 증폭시켜 주기 때문에 찾아 나서게 되는 것일 게다.

 우리나라에는 관광지로 개발된 동굴들이 많다. 피서여행을 간다면 이런 동굴도 일정에 넣어 한 번 들러봄 직하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탐험을 하는 듯한 느낌과 함께 한여름에도 15도 안팎의 냉냉함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청량감을 선사해준다.  얼마 전 동해 여행 중 동굴 두 군데를 들렀다. 삼척의 환선굴과 동해시의 천곡동굴이다.

 

 환선굴은 오래 전, 일반에 공개한지 얼마 안됐을 때 가보고, 약 10년 만에 찾아보는 것이었다. 7번 국도에서 한참(1시간 이상?)을 꼬불꼬불 들어갔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는 새로운 도로가 뚫려 들어가는 시간이 반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환선굴 인근에는 대금굴이 최근 새로 개방되어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인터넷 예약을 통해 관람이 되며 입장료는, 탑승료(지대가 높아 탑승물을 설치) 포함 1만 2천원(비쌈)이었다.

반면 환선굴은 걸어올라 간다. 과거와 오를 때 느낌이 많이 달랐다. 거의 등산 수준이다. 그러나 환선굴 입구에 도달하면, 굴에서 냉기가 쏟아져 나와 땀에 찌들은 몸을 한 방에 움츠려 들게 한다. 입구의 검표원은 겨울 코트를 입고 난로까지 피우고 있었다.

 이 곳은 사진촬영 금지 지역으로 되어 있다. 경관의 비밀유지 때문이 아니라, 스트로보 발광을 하게 되면 석회질에 보존성에 악영향을 주고 타 관광객에게 방해를 주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요즘은 디카시대 아닌가. ISO도 1600까지 확보되어 있고 렌즈에도 손떨림 방지기능(VR)이 있으니 걱정할 것이 없었다. 저번에 왔을 때 이곳에서 슬라이드 필름을 넣고(ISO 200) 촬영을 시도했으나, 거의 흔들려 나왔던 기억이 난다.

 이번 촬영에서는 약 1초에서 1/60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셔터음을 들을 수 있었다. 셔터가 길게 느껴지면 3컷 정도를 연달아 찍어 나중에 흔들리지 않은 컷을 골랐다. 광각렌즈로 찍으면 1초까지도 흔들리지 않게 찍을 수 있었다. 감도(ISO)를 올려 찍은 사진은 입자도 거칠고 콘트라스트도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눈으로 본 것보다 밝게 나온 것을 보면 디카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기도 한다.

이곳은 옛날에 와봤을 때보다 더 넓어진 것 같았다. 국내 최대규모답게 1시간을 넘게 이곳 저곳을 다녔다. 환선굴 소개를 의도로 촬영한 것이 아니라서, 이곳을 설명하기엔 사진이 많이 부족하다.

 

 

지옥 계곡으로 가는 흔들다리

이곳에는 폭포도 많고 물도 맑다

옥좌대

천장에 하트 모양의 구명이 나 있다

코스는 모두 철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다

 

 

 

다양한 모습의 벽면들—얼마나 오랜 세월이 만들어낸 것일까

도깨비 방망이로 명명된 종유석–규모가 무척 크다

천장에도 깊은 계곡들이 많이 있다

 

반면에 동해시에 있는 천곡동굴은 규모가 매우 아담하다. 시내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다. 부담 없이 잠시 들를만한 곳이다. 규모가 작은 만큼 내부 조명에 많은 신경을 썼다. 마치 테마파크 지하동굴 탐험 같은 시설을 둘러보는 듯했다. 이곳이 천정 높이도 낮아 안전모를 착용해야 한다. 내작은 키로도 몇 번 부딪쳤다.

 

 

 

여러 색의 조명을 비추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양한 형태의 종유석

 

 동굴을 나오면 온도차 때문에 렌즈에 김이 서려 한동안 이른바 뽀샤시 효과가 나타났다. 카메라 건강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듯하다.

까까머리 시절, 암실에서 첫 인화의 감동을 먹은 후 아직도 빛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40년차 아마추어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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