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과학의 집합체, 사진

 

 

사진은 화가들의 필요성에 의해서 태동되었다. 사실과 똑같이 그려내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특히 사실주의 화가들에게는 절실하였을 것이다.

눈과 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발명한 것이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 어두운 방)였다. 현재 카메라라는 말의 어원이 되기도 한다. 컴컴한 방을 만들고 바깥으로 작은 구멍(핀홀)을 내면 풍경이 뒤집혀서(도립상) 나오긴 해도 벽에 상이 맺히는 원리를 이용, 종이나 헝겊을 대고 그 위에 덧그려서 바탕그림을 만들었다. 사진(寫眞)이라는 말도 ‘진짜를 베꼈다’는 뜻이지 않은가. 방 형태에서 텐트 형태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하면서 휴대성이 개선되어갔다.

이후 핀홀에 렌즈를 도입함으로써 밝고 선명한 상을 맺히게 할 수 있었는데, 이때부터 광학의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후 볼록렌즈를 통한 상의 가장자리에는 왜곡현상이 일어나 이를 보정하기 위해 오목렌즈를 겹붙여서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손으로 덧그림을 그리는 것은 부정확 내지 불편함이 있어 맺힌 상을 고착화 하기 위해 감광재료가 발명되었다. 사진에 화학이 도입된 것이다. 초기의 감광도는 많이 떨어져서 몇 시간씩 노출을 주어야 했다. 그래서 영전 사진 찍다가 죽는 사람도 생겼다고 한다. 이를 두고 ‘왕렌즈의 저주’라고 불렀다.

 

콘타플렉스 이안 리플렉스 카메라—렌즈가 싱글(SLR)이 아니라 트윈(TLR)이다.

찍는 눈과 보는 눈이 달라 시차가 생긴다  (한겨레 구본준기자 포스트 사진)

 

빛을 받은 감광소재(염화은)는 알칼리 용액에 넣으면 잠재했던 상이 나타나게(그래서 現像이다) 되고 또 이를 산성 용액에 넣으면 중화가 되어 정착(fix)이 됨으로써 더 이상 현상이 진행되지 않게 된다. 이것이 현상, 인화의 화학적 원리다. 한편  변하지 않은 銀은 정착과정에서 떨어져 나오게 되는데, 과거에는 그 은을 회수하기 위해 현상소(암실)로 정착액을 거두러 다니는 업체도 있었다.

감광도가 높은 재료가 개발되면서 짧은 시간에 빛을 단속하는 장치 즉 셔터를 비롯한 여러 기계장치가 적용되며 물리학, 기계학이 추가되었고, 정확한 노출을 찾아내기 위해 전자학이 추가되었다. 특히 전자학은 초점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오토포커스(AF)까지 기여를 했다.

사진은 이렇듯 여러 분야의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용이성과 표현성이 발전되어왔다. 지금은 IT기술이 접목된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하여 그렇게 공을 들여왔던 감광재료의 연구가 무용지물화 되어가고 있다. 또한 디카에는 소프트웨어가 탑재되어 필름의 교환 없이 감광도, 색온도를 조정할 수도 있고 사진의 해상도, 색감, 선예도도 조정할 수 있게 되었다.

디카의 문제점 중에 하나가 필름에 비해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것인데, 최근에는 2000만 화소급까지 등장하고 메모리 용량도 함께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머지않아 이 문제도 해결이 될 것 같다.

 

 

캐논 EOS1Ds mark3: 2000만대 화소의 첨단 카메라(700만원대) FX(필름 크기의 이미지 센서; CMOS)

 

             

 

니콘 D3: 1200만대 화소,ISO 25600까지 가능한 첨단 카메라(600만원대)FX(필름 크기의 이미지 센서; CMOS)

 

캐논이 니콘을 따라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90년대 초반에 나온 EOS 시리즈다. 특히 파인더 상에 눈이 가는 곳을 파악해서 그 곳에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기술은 당시엔 획기적인 전자기술이었다. 캐논은 디지털 시대에 와서도 EOS를 모델명으로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요즘은 웃는 얼굴까지 인식한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기능까지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과거 카메라의 모델명을 보면, A가 들어가는 모델은 오토메틱(automatic)이란 뜻으로 보통 노출부분에 자동을 이야기하는 것이었고 E가 들어서는 모델은 일렉트로닉(electronic) 즉 전자식이라는 의미로 배터리가 소진되면 셔터가 작동하지 않기 시작했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M이 들어가면 수동(manual)이라는 의미였다.

7~80년대 SLR 카메라 모델명엔 회사마다 즐겨 쓰는(시리즈) 알파벳이 있었는데, 니콘은 F, 캐논은 A, 아사히펜탁스는 K나 M을 많이 사용했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는 모델명에 D(digital)와 숫자의 결합 형태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사진은 광학에서부터 화학, 기계학, 전자학, IT기술에 이르기까지 과학의 첨단을 적용시키며 발전해왔다. 마치 옛날 007시리즈 영화에서 당대 첨단과학의 시험물을  등장 시켰듯이.

그러나 기술이 아무리 발전을 해도 인간의 감성이 성장하지 않는다면 19세기 카메라 옵스큐라에서 만들어낸 사진보다 지금 시대의 사진이 낫다고 결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까까머리 시절, 암실에서 첫 인화의 감동을 먹은 후 아직도 빛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40년차 아마추어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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