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청계천은 축제 중

 
 현재의 청계천은 이름 그대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청계천은 복개천이어서 이름만 ””천””이었다..
 어렸을 때 혜화동과 삼선동(교)에 살았었다. 혜화동에 살 때는 서울대(지금은 마로니에공원) 앞에 개천이 흐르고 있었고, 삼선교에 살 때는 성북동에서 삼선교(나폴레옹제과점)을 거쳐 삼선시장 상가를 따라 개천(성북천)이 흐르고 있었다. 이들 모두 장마 때를 제외하고는 얕은 물이었는데, 생활오수가 유입되어 악취가 나는 그런 개천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삼선교를 지날 때면 어머니가 농담 삼아 저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고 놀리곤 하셨다. 다리 밑에는 당시 염색업자가 터를 잡고 개천물을 한번 더 오염시키고 있었다. 당시 그 근처 중국집(삼선반점) 메뉴에 있었던 삼선짜장은 그 집만의 특별메뉴인 줄 알았다.
그리고 미아리텍사스가 생기기 전, 정릉에서 서라벌고교 앞으로도 개천(정릉천)이 흐르고 있었다. 이러한 개천들은 모두 복개되었는데, 정릉천과 성북천은 청계천과 함께 다시 복원공사(부분)가 진행되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청계천은 이름값을 하고 있는 듯 (조리개 22, 15초 노출) 

 

간이 폭포가 운치를 더하고..돌에도 조명을 넣는 등 세심한 노력이 돋보인다. 

물 흐름도 다양하게 변화를 주었다. 
 시내 중심에 있던 청계천은 어렸던 당시에도 이름만 남아 있고 일찌감치 복개가 되어 그 위로 고가도로가 나있었고, 청계로에 있던 삼일빌딩(당시 최고층)은 고가도로와 함께 서울의 발전상을 대표하는 사진촬영의 포인트로 애용됐었다.
그러던 청계천이 복원이 되었다. 회사 근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원된 지 2년 반이 지난 후에야 카메라를 메고 찾게 되었다. 
 
청계천 상류에도 씨알 굵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 
 마침 석가탄신일과 더불어 축제 비스무레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등(燈)을 이용한 여러 형태의 작품들이 각자의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고, 특설무대도 마련되어 있었다. 
 
 

다양한 형태의 燈들을 설치한 등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물속을 들여다 보면 물고기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고, 하류 쪽으로 조금만 이동을 하니 자연 생태가 잘 유지되어서 환경친화적 모습으로 정착된 청계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밤이 되니 청계천은 또 한 번의 변신을 한다. 물속, 벽면, 폭포 등에 다양한 조명으로 운치를 더하고 있었고 쌍쌍 또는 삼삼오오 모여든 시민들의 모습이 청계천과 잘 어우러져 고즈넉한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분위기 있는 조명과 삼삼오오 모여든 시민들 

간이영업을 하는 사람도 보이고… 
 이날 청계천 촬영은 짧은 시간 동안 상류 부분에서만 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모습을 담진 못했지만, 다시 시간의 여유를 두고 하류까지 살펴본다면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으로 삼각대를 접었다. 
 청계천은 과거의 원초적 모습과 현재의 세련된 예술 감각이 어우러져 마치 축제를 벌이고 있다는 느낌이다. 
 

까까머리 시절, 암실에서 첫 인화의 감동을 먹은 후 아직도 빛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40년차 아마추어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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