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셔터소리에 대한 잡상

 

 

  문득 이런 의문이 떠올랐다. ’카메라에서 셔터는 왜 shutter일까? ‘

셔터는 여는 역할도 하는데 닫는다는 뜻의 이름만 주어졌을까… 하는 이야기다. 아마 평상시에 항상 필름을 가리고(shut) 있다가 필요할 때 열었다가 다시 닫아주기(shut)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영사기에도 셔터가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영화란, 보통 1초 동안 정지된 24프레임의 사진을 한컷씩 보여주는 것인데, 사람 눈의 잔상 때문에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원리다. 문제는 한 장의 필름에서 다음 필름으로 넘어갈 동안 빛을 막아주어야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줄줄 흐르는 화면이 될 것이다. 즉 필름 한 컷이 서고 이동을 하기 직전 셔터가 가려주고 다음 컷이 자리를 잡으면 셔터가 열리는 것이다. 영화 등에서 영사기가 돌아가는 장면을 보면 빛이 깜빡거리고 있다는 것을 느낀 적이 있었을 것이다. 카메라, 필름에는 잔상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셔터 소리는 나를 흥분을 시킨다. 내가 누르던 남이 누르던 간에 또 하나의 시간이 정지된 채 갇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위대한 발명품이다.

 셔터소리를 들어보면 카메라마다 소리가 다 틀리다. 자동차의 문을 닫는 소리와 개념이 비슷하다. 고급 중형차의 문을 닫으면 “턱”하고 저음의 묵직한 소리가 난다. 반면에 소형 경차의 문을 닫으면 “탕”하고 매우 고음의 경쾌한(?) 소리가 난다.

 카메라 셔터소리를 ‘찰칵’으로 표현한다. ‘찰’은 셔터가 열리는 소리, ‘칵’은 닫히는 소리를 흉내낸   것이다. 그러나 내 귀에는, 휴대용 똑딱이 카메라는 ‘찍’ 또는 ‘착’ 소리로 들린다. 슬로셔터소리는 ‘찌깍’ 정도… 글로 소리를 표현하기는 무리가 있다. 이들은 렌즈 안에 2장 이상의 얇은 판이 결합하여 카메라 내부를 가리고 있다가 열렸다 닫히는 소리라, 가벼운 느낌이다. 이런 셔터를 렌즈셔터라 부른다.

 SLR(일안리플렉스 카메라)의 경우는 포컬 플레인(focal plane) 셔터를 쓰는데, 렌즈 교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카메라 몸체 안에 장착되어 있다. 이 셔터소리를 나타내자면 ‘척’, 슬로셔터는 ‘척턱’ 정도 될듯싶다. 원리는, 전막(前幕)이 달리면서 프레임을 열고, 후막이 따라가면서 빛을 닫는 형태의 셔터다. 막이 달리는 속도는 일정하나, 전막과 후막의 간격에 의해 셔터스피드가 결정된다. 간격이 넓으면 오래 노출되고, 좁으면 적게 노출되는 것이다. 이후 이보다 개선된 상하로 움직이는 포컬플레인 셔터가 개발되었다.

 

고속셔터(분수)

 

 

저속셔터(폭포)

 

 

그러나 SLR의 경우는 셔터소리 외에 다른 소리가 섞여 있다. 렌즈 뒤에 거울이 있어 촬영시에는 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비켜줘야 하므로 거울이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소리(타칵)가 섞여 있다. SLR(일안 반사식) 카메라라는 명칭에 ””반사””(Reflex)라는 말이 들어 가는 이유가 이 거울에 있다. 또한 오토와인드(모터 드라이버)가 될 경우에는 소리 끝나는 부분에 모터소리(윙)까지 결합되어 전체적으로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어낸다. CF에서 많이 써먹는 소리다. DSLR의 경우 모터소리가 없어 소리는 좀 단순화됐다.

일안 카메라의 셔터소리는 점점 가벼워져야 하겠지만, 과거의 둔탁하고 묵직한 셔터소리가 그리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셔터가 무거우면(거울 포함) 삼각대를 놓고 찍는다 해도 미세한 흔들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고급 기종에는 미러업(셔터 누르기 전에 미러를 미리 올려놓는 것)기능도 있다.

 사진기자들이 운집한 장소에서 셔터소리를 들으면 이는 마치 파도소리와 같이 들린다. 카메라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연주다. 예를 들어, 중요한 성명문을 발표할 때 원고를 들고 읽다가 고개를 한 번 쳐들기라도 하면, 나이트클럽의 사이키와 같이 스트로보가 터지면서 이런 소리가 나는 것을 TV를 통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세인의 관심을 집중 받는다는 표현을 ‘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표현보다 ‘스트로보(플래시) 사이키를 받다’ 또는 ‘셔터의 파도를 맞다’… 이런 표현은 어떨까.

 

과거 필카를 사용할 때는 셔터를 누르고 나서도 1초 정도는 파인더에서 눈을 때지 않고 화면을 주시했다. 그리고 그 상황을 머리에 저장을 했었다. 그래야 그 결과물에 대한 예측이 정확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셔터를 누르고 바로 카메라 뒷면에 LCD화면으로 시선이 바로 옮겨 간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셔터소리를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셔터소리를 문득 생각하다가 사진이 찍고 싶어졌다.

 별 것도 아닌 것을 곰곰이 생각을 하다 보면 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까까머리 시절, 암실에서 첫 인화의 감동을 먹은 후 아직도 빛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40년차 아마추어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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