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사진 셀렉트

입력 2008-01-08 11:49 수정 2008-06-20 10:20
 


잘 찍은 사진이 있을 때 이것을 타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필카로 찍은 사진은 촬영 외적 요소인 현상, 인화도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그 단계가 생략된 디카에서는 그것보다는 선택(select)이 더 중요해진 듯하다.


요즘 같이 필름값 걱정 없이 많은 컷을 소비하는 시대에, 그 많은 사진 중에서 작품을 골라내 갈무리하는 것도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다.


 필자는 사진을 고를 때, 우선 흔들리거나 핀트가 안 맞은 사진은 제외 시키고, 주제와 상관 없는 요소가 시선을 빼앗고 있지 않은가를 보고, 프레이밍과 구도를 보고, 동작(표정), 색상, 빛의 상태 등 세부적으로 점검한다.


웬만큼 사진을 한 사람은, 자신 나름대로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사진을 고르게 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 기준이 방해를 할 때가 있다. 그 기준과 상관없이 파격적으로 찍힌 사진이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사진에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그러나 아마추어는 아마추어답게 객관적 기준에서 멀리 나가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야 사진을 오래 즐길 수 있고, 나아가 작가로도의 변신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Zooming을 하려다가 잘 되지 않은 사진. 최초에 의도 했던 것보다 오히려 더 효과적으로 나왔다.


 


사진은 점, 선, 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어떻게 균형을 가지고 조합되어 있느냐가 구도다. 좋은 구도는 그냥 봤을 때 눈에 거슬림 없이 주제나 의도를 금방 찾을 수 있게 해준다. 원칙적으로 촬영시 이러한 요소들을 생각하고 구도를 잡아야 하겠지만, 사후작업시 트리밍을 해서 좋은 프레이밍 내지 구도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여백의 미를 활용하는 구도를 좋아한다.


특히 주제를 흩트리는 요소를 찾아 제거하는 안목을 길러야 된다. 초기에는 자기가 찍고자 하는 피사체에만 신경을 쓰기 때문에 그러한 요소가 파인더 상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찍는 수가 많다.


카메라에는 연속 촬영 기능이 있다. 특히 요즘 DSLR 카메라에서는 연사기능이 카메라 기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기도 하다. 과거에는 사진기자나 중요시 했던 기능이었다. 일반 사람들은 필름값 무서워 기능이 있어도 잘 활용하지 않았다. 과거에는 초당 4~5컷(콤마)만 찍혀도 훌륭하다 했는데 요즘은 초당 50컷 이상 찍히는 카메라도 나오는 것 같다.


중요한 순간에는 많은 사진기자들이 운집을 한다. 스트로보가 나이트클럽 사이키보다 더 조밀하게 터지고, 셔터소리는 파도소리처럼 들린다. 연사기능은 짧은 시간에 많은 사진을 찍어서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는데 도움을 준다.


어떤 스포츠 사진기자는 선수들의 표정이나 동작이 우스꽝스러운 사진만 올려서 인터넷 상에서 유명해진 경우도 봤다. 그러나 다른 기자도 그런 장면의 사진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 사진을 선택하지 않았을 뿐이다. 즉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이다.


이러한 동적인 대상이 아닌 경우라도 필자의 경우는 마음에 끌리는 풍경 등을 만나면, 앵글도 바꿔보고 렌즈(초점거리)도 바꿔보고 가로로 찍어보고 세로로도 찍어보고 가까이도 가보고 떨어져서 찍기도 해서 좋은 사진을 고른다. 좋은 사진을 얻는 확률을 올리는 작업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장만 고르라고 하면 많은 갈등을 겪기도 한다.


필자가 고등학생 시절, 주위에는 사진출품을 꾸준히 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모 콘테스트에선 입선도 하지 못했는데 다른 콘테스트에선 우수상을 받는 것을 봤다. 심사위원의 경향에 따라 기준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자신이 찍은 사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진짜 좋은 사진을 찍고도 자신이 그것을 딜리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진을 선택할 때는 다양성과 우연성을 감안해야 아까운 사진을 놓치지 않는다.


 
까까머리 시절, 암실에서 첫 인화의 감동을 먹은 후 아직도 빛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40년차 아마추어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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