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가을부터 컬럼을 쓰려고 했었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 알았다면, 아니 이렇게 오래 기다려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지 않을 줄 알았다면, 진작에 써도 몇개는 쓰고도 남았을 것이다. 글을 쓰려고 하면 하루가 멀다하고, 사실 하루에도 몇개씩이나 뉴스가 터져나오고 시끄러움이 사그러들줄을 몰랐다.

지난 대선과 관련되서 국정원이, 국방부가 그리고 여기 다 쓰고 싶지도 않은 기관들과 사람들이 언급되었다. 몇 십개의 댓글이라더니 수만개에서 백만개를 넘기고 이천만건이 넘는다고 했다. 게다가 앞으로 얼마나 더 나올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NLL 대화록으로 지옥까지 다툴것 같더니, 검찰총장을 놓고 세상을 다 뒤집어 놓았다. 국회의원들도 뭐가뭔지 모르는듯이 왔다갔다 하는 사이에, 늘 그렇듯이 연예인들의 각종 사건들이 틈을 채우고 지나갔다. 종교계까지 들고 일어나서 대통령에게 대답을 묻고 있지만, 대통령은 여전히 그들이 국론을 분열시키는 사람들로만 보이나보다.

우리끼리도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북한도 숙청이다 뭐다 하면서 우리의 신문 방송을 뒤덮었다. 북한은 고위간부를 총살형에 처했다고 하고, 남한에서는 시위하는 시민들에게 이 추위에 물대포를 쏘는 것을 보았다.

강정 마을과 밀양 등 여기저기서 목숨을 건 대립이 여전하고, 철도 파업은 사상 초유의 상황으로 전개되어 가고있다. 그러는 사이에 한쪽에서는 대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방에서 대자보를 붙이고, 이제 고등학생들까지 나서고 있다.

나는 어른들에 비하면 얼마 못살았지만, 이렇게 일년내내 전국이 시끄럽고 사람들이 힘들어하는데, 정부는 저토록 귀를 막고 밀어붙이기만 한 적이 있었나싶다.
수 많은 국민들이, 심지어 학생들이 이토록 외치고 있는 동안, 그들의 세금을 쓰는 정부와 기관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묻고싶다. 국민들을 보호하라고 세워놓은 정부와 기관들이 아닌가.

일년내내 국민들을 정신없게 했으면 충분하지 않은가. 늦었지만 이제라도 정부가 귀와 마음을 열고 소통하려 노력해야 할 때지만, 앞으로도 그럴것 같지가 않아서 답답한 가슴뿐이다.

대통령과 정부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내년에도 계속 밀어붙일 것인지, 아니면 외치고 있는 국민들을 끌어안을 것인지를.
제 가슴이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여러분의 마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머리로 계산하고 이익부터 따지는 문명을 버리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심장으로 기억하는 새로운 문명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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