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앞니를 내주고 얻은 것.

근육병 때문에 평소에도 잘 넘어집니다.

지금까지 여러 곳에서 넘어졌지만 크게 다친 기억이 없습니다. 계단에서도 여러 번 넘어져서, 굴러 떨어지기까지 했어도 큰 상처없이 잘 넘겼습니다. 그동안은 아주 운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하루종일 강의를 다녀와서 욕실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 다리가 풀렸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저는 욕실 바닥에 얼굴을 부딪히고 난 후였습니다.

입안에서 깨진 이 조각들과 피가 잔뜩 느껴졌으나, 제가 제일 먼저 할 말은 넘어지는 소리에 놀란 식구들에게 놀라지 말라는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몸을 추스리고 일어나 식구들을 안심시키면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거울을 봅니다.

입술이 아래위로 찢어지고 앞니 세 개가 깨졌습니다. 하나는 많이 깨져서 제가 보기에도 안될 것 같고, 두 개는 비교적 상태가 나아 보입니다.

이 걱정보다는 내일 당장 오후에 잡힌 강의가 걱정입니다.

사는 동네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평소 알고 지내는 치과 의사 선생님께 전화를 했습니다.

오전 스케줄을 모두 빼 놓을 테니 일찍 오라고 하십니다.

그날 밤에는 더 주의하지 못한 제 자신에 대해 화가 많이 났습니다.

다음날 아침 수서동으로 박사님을 만나러 가면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제게는 치료해주겠다고 스케줄을 비우는 의사도 있고, 치료비를 낼 정도의 돈도 있고, 걱정해주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 중 하나라도 없는 사람이 화를 낸다면 몰라도, 저는 그럴만한 입장이 아닌 것을 알았습니다. 찢어진 입술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웃으면서 들어서니 저를 다 아는 치과 직원들이 얼굴을 보고 놀랍니다. 그리고 마중나온 박사님은 제게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교수님이 웃으면서 들어오실줄 알았어요.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저는 실망했을 것입니다.”

 박사님은 상태가 안좋아 보이긴 해도, 당장 이를 뽑기는 싫다면서 한 열흘 지켜 보자고 하십니다. 물론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임시로 만들어주신 이도 아주 감쪽같습니다. 입술이 덜 가라앉아서 그렇지 멀리서 보면 다친것도 모를 것 같아서 저녁 강의는 강행을 했습니다.

치료받는 기간 내내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이번 사건은 제게 여러가지를 배우게 해 주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제가 가진 것 중에서 세 가지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여러분은 몇 가지를 가지고 계십니까?

제 가슴이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여러분의 마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머리로 계산하고 이익부터 따지는 문명을 버리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심장으로 기억하는 새로운 문명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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