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제일 가기 싫은 곳이 어디입니까?

 

저는 몇몇 가기 싫은 곳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치과는 순위 안에 드는 곳입니다. 일단 치료하는 도구들이 내는 소리부터가 지레 겁을 먹게 합니다.

 

최근에 사랑니 때문에 어금니가 상해서 신경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알고 지내는 박사님께서 운영하시는 치과라서 엄살 부리기는 못해도, 치료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기는 좋습니다.

 

신경치료라는 것이 의사나 환자 모두 힘들기도 하지만, 제 어금니에는 신경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더 까다롭다고 하셨습니다. 시간도 많이 걸렸고 물론 아프기도 했습니다.

오래 입을 벌리고 있는데다가 계속 아프다보니 몸이 더 긴장을 하고, 그저 힘든 상황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치료를 받는 내내 도와주는 치위생사 한 분이 아니었다면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녀는 치료받는 시간동안 제가 아픔을 대단히 잘참는 사람이라는 말과, 이제 치료가 얼마 안남았다는 말을 수 없이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뒤로 누운채로 아플때마다 힘을 주면서 오래 치료를 받다보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조금 흘렀나봅니다.

“제 치료에 감동을 받으셨군요. 하긴 어떤 아이들은 너무 감동을 받아서 치과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눈물을 흘린답니다.”

박사님의 말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웃는 바람에 치료가 잠시 멈추긴 했지만 치과치료를 받다가 웃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아직 치료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끝없는 칭찬으로 고통을 줄여주는 친절한 치위생사와 유머가 뛰어나신 의사선생님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즐거운 치료가 될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치과치료보다 더 아프고 힘든 일을 경험하게 됩니다.

누군가 옆에서 응원해준다면 어려움은 더 이상 커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힘든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면 어려움 속에서도 웃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사람이 우리에게 그렇게 해주는 것도 좋겠지만 우리가 먼저 그들에게 힘을 주고 웃음을 주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저는 내일 다시 치과에 갑니다.

이번에는 과일이라도 사서 들고 갈 생각입니다.
제 가슴이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여러분의 마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머리로 계산하고 이익부터 따지는 문명을 버리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심장으로 기억하는 새로운 문명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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