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거나 운전을 할 때 우리는 수 많은 신호들을 봅니다.

 

차선에도 많은 정보들과 안내선들이 쓰여져있고 표지판이나 광고판들이 우리의 시선을 잡아 당기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그중 몇몇은 우리의 눈을 붙잡는데 성공하기도 하고 대부분은 뭔가 있었다는 정도의 주의만을 끌고는 지나쳐갑니다.

 

우리는 그 기호들과 정보들을 다 볼 필요도 없고 어떤 간판을 놓쳤다고 해서 걱정할 이유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목적지에 도착하는데 필요한 정보들만을 선택해서 받아들이고, 중요한 갈림길에서 방향을 놓치지 않으면 문제없이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수많은 정보들 때문에, 필요한 정보만을 골라서 받아들이는 일이 방해를 받아 엉뚱한 곳에 도착하거나 길을 잃는 일이 생깁니다.

 

버스를 기다리거나 티비의 채널을 변경할 때에도 자신이 목적하지 않는 번호의 버스가 어디를 가는지, 채널을 바꾸면서 중간에 보여지는 짧은 화면들이 어떤 내용인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렇게 필요한 정보만 골라내는 일이 우리에게 익숙해지면서 쉴새없이 재잘대는 아이들의 이야기나, 오늘을 지내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는 가족들의 이야기속에서 우리는 중요한 정보들을 골라냅니다.

 

사실 신경을 쓰지 않고 들으면 상대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단어에 초점을 맞추어 대답을 하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물론 아이들이나 가족은 자신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리고는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고 입을 다물거나, 우리가 관심을 가질만한 다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 놓친 이야기 속에 그들이 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 알아주기를 기대했던 내용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고싶은 이야기를 돌려서 했던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눈빛으로 다른 말을 했거나, 표정으로 싸인을 보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정보를 놓쳤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들에 대해서, 우리는 신경쓰거나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가족이, 우리의 사람들이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는 정보들에 대해서는 손짓 하나, 표정 하나를 놓쳐서 발생하는 오해와 서운함을 하나라도 더 줄여야 합니다.

 

아무리 가족이라해도 사람 속은 알 수 없으니 우리가 모든 정보를 놓치지 않고 다 파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일상에서 정보를 걸러내듯이 그들이 보여주는 정보들까지 걸러내지는 말아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놓친 그들의 작은 표정 하나가 큰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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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사내들의 죽음. 독도의 비밀 - 김영범 장편역사소설 초아
제 가슴이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여러분의 마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머리로 계산하고 이익부터 따지는 문명을 버리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심장으로 기억하는 새로운 문명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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