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탁월하게 뛰어났으나 인정 받지 못했던 사람들을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죽은 후에야 그의 천재성과 능력이 세상에 알려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유명한 슈베르트도 살아생전 전혀 인정 받지 못하여, 가난을 벗지 못하고 일찍 생을 마감했습니다. 모든 것을 잃고 희망 없는 자신을 표현한 ‘미완성 교향곡’도 그가 세상을 떠나고 수 년 뒤에야 햇빛을 보았습니다.

 

화가 이중섭도 죽은 후 며칠을 무연고자로 방치되다가 친지들에 의해 화장되어 안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유전연구로 유명한 맨델도 그랬고 노르웨이의 수학천재 아벨도 그랬습니다. 그 외에도 커다란 업적을 남긴 많은 사람들이 살아서는 빛을 못 보거나 심지어 배척당하고 멸시당하는 삶을 살다 죽어간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

 

그나마 사후에라도 그들의 노력과 수고가 의미 있고 가치가 있었음을 알게 되는 것이, 지금을 살고있는 우리에겐 크게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들 외에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의도적으로 감추어지고 파괴된 위대함도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때를 잘못 타고났고, 누구는 너무 앞서있던 생각 때문에 힘든 삶을 살았습니다. 문화나 정치, 종교적인 이유로 그 노고가 물거품이 되거나 성차별이나 인종차별, 신분차별 때문에 평가절하되어 세상에 내놓지도 못하고 사라진 위대함도 많을 것입니다.

 

우리가 21세기를 산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극복된 것도 아닙니다. 미신과 주술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던 시절이 지나, 과학과 이성이 이만큼 나아진 지금도 그 불합리함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후진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손에 꼽는 나라들에서도 아니라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수 백년전 혹은 지난 전쟁들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기록이나 흔적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세상에서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통신, 교통수단, 의학이 덜 발달하여 답답해 보이고, 온 세상이 전쟁에 휩싸여 수많은 목숨들이 이슬처럼 사라지는 시간 속에 살던 그들에게 연민과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가끔 지금의 세상이 너무나 답답하고 한심하게 느껴질 때, 더 오래 전 사람들은 오죽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의 노력과 수고가 다음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로 보여질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모두 숨쉬지 않는 시간에 그 평가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살아서건 나중이건 제게 주어진 시간동안 더 열심히, 더 치열하게 노력하며 삶을 낭비하지 않았던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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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범 장편소설 초아 - 지금 오천년의 비밀을 만나보세요
제 가슴이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여러분의 마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머리로 계산하고 이익부터 따지는 문명을 버리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심장으로 기억하는 새로운 문명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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