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내기.

입력 2007-11-12 01:45 수정 2007-11-12 18:31
우리는 사람냄새가 난다는 말을 씁니다.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작은 실수나 조금 흐트러진 모습을 보면 더 가깝게 느끼기도 합니다.

사실 사람은 생리적이든 감성적이든 간에 누구나 비슷한 공통점들을 갖기 마련이므로 아름다운 여배우가 얼굴에 음식을 묻히며 식사를 한다고 해서 타박할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그 허용되는 한계가 그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바라보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일수록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도 합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알려지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므로 점점 더 완벽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있는 것도 없다고 하거나, 없는 것을 있다고 하는 거짓말을 하도록 압력을 받게 됩니다. 처음엔 사소한 사실을 거부하거나 인정했다가 점점 커다란 거짓말로 가리는 일을 반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실수와 죄를 같이 섞어 버리려는 의도를 가지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하늘이 두쪽이 나도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고 잡아떼다가, 증거가 나오고 궁지에 몰리면 적당한 핑계를 찾아 내세우고는 죄를 실수한 것으로 희석 시키려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잘못을 하면서 성장하고 발전합니다. 하지만 실수를 숨기지 않고 잘못은 스스로 인정하고 고쳐 나갈 때 만이 사람답고 사람냄새 나는 모습인 것입니다. 주위의 잘못으로 핑계를 대고 자신은 몰랐다고 고개 숙여 눈물을 보이는 모습이 사람다운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의 눈에 보이는 사람들 중에는 인정하고 뉘우치는 사람보다, 꾸중듣기 싫은 아이처럼 숨고 도망을 가거나 남에게 잘못을 돌리고 죄를 실수로 슬쩍 넘겨 버리려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입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다른 일들에 가려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다시 떳떳하게 세상에 고개를 들고 어깨를 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것을 원한다면 실수를 인정하고 잘못에 대해서는 그 대가를 치루어야 합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먼지가 나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과, 뿌옇게 나는 먼지를 먼지가 아니라고 우기거나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잡아떼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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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범 장편소설 초아  - DAUM에서 초아를 검색해보세요.
제 가슴이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여러분의 마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머리로 계산하고 이익부터 따지는 문명을 버리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심장으로 기억하는 새로운 문명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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