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고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쪽에서 나온 푸른색이 쪽빛보다 더 푸르다는 말입니다. 사실 자신을 넘어서지 못하는 제자를 둔 스승은 비통할 뿐입니다.

 

부모는 자식의 자신보다 나은 삶을 기대하고 스승은 제자가 자신보다 뛰어난 업적을 이루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 마음이 인류를 이만큼 발전시켜 놓았습니다.

욕심이 앞서다 보면 자식에게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투영시켜서 그의 선택을 막기도 합니다. 제자를 잡아 당기는 스승도 종종 그런 실수를 저지릅니다.

 

이것은 스승과 부모의 경우뿐이 아니라 직장 상사는 후배들을 자신보다 능력있는 사회인으로 만들어야 하고, 선배 엔지니어는 신참을 자신보다 능숙한 기술자로 이끌어야 합니다.

 

때로는 자신이 힘겹게 이룬 것을 너무 손쉽게 얻어가는 젊은 세대를 보며 억울한 기분도 들것이고, 걱정스럽기도 할 것입니다. 심지어는 이끌어주기는커녕 자신보다 앞서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기득권자들도 있습니다.

 

기술에서 예술까지, 가장에서 정치까지 그 어떤 분야도 이것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것이 길지않은 수명을 인간에게 허용한 신의 의지일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정말 뛰어난 장인이 별세하거나 은퇴하는 것을 안타까워합니다. 그를 대체할만한 제자나 후배가 없다면 더욱 더 그를 붙잡아 두고 싶어합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조금 더 우리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설득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편안하고 여유로운 노후마저 사람들에게 빼앗깁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그들을 붙잡을 때 그들은 분명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김이 마땅합니다. 그들이 겪었던 뼈를 깍는 노력에 대해서는 끝없는 찬사를 보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들은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그들이 산속에서 혼자 살지 않았다면 분명히 후배나 제자가 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없더라도 제자나 후배들이 자신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했습니다.

 

물론 제자나 후배가 자신을 넘어설 수 있도록 충분히 노력했을지도 모르지만, 제자나 후배가 벽에 부딪쳐 손을 뻗었을 때 그 손을 잡아 당겨주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야 함은 옳습니다. 그렇지만 스승이라면 제자가 넘어질 때 일으켜 세워주기도 해야 합니다.

 

사람에게는 언제 무슨 일이 닥칠지 모릅니다. 그리고 현명한 사람은 항상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후배나 제자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면 손을 잡아 일으켜 주십시오.

 

그들 앞에 막고 서서 여기까지 와보라고 내버려두면 안됩니다.
제 가슴이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여러분의 마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머리로 계산하고 이익부터 따지는 문명을 버리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심장으로 기억하는 새로운 문명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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