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우스는 외눈박이 폴리페모스의 눈을 멀게 하고 도망칩니다.

자신의 동료들을 잡아먹은 것에 대한 보복이었고, 탈출하기 위한 방법이었습니다. 폴리페모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이었는데, 그 덕분에 오디세우스는 숱한 고생을 하게 됩니다.

 

오디세우스가 탈출에 성공하자, 폴리페우스는 큰 소리로 자신의 눈을 멀게 한 자의 이름을 물어 봅니다. 이때 오디세우스는 이름을 말하지 않고 ‘아무’라고 대답하여 자신을 밝히지 않았지만, 그의 동료가 이름을 알려주는 바람에 포세이돈의 표적이 된 것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그렇게 ‘아무’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을 내세우지 못하고 그저 다른 사람들의 리드에 편승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이름을 물어볼 때 아무라고 대답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방향이 정해진 후에는 모두가 합심하여 힘을 모아야겠지만, 의견을 물어 볼 때는 자신의 뜻을 밝힐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을 들어내어 표적이 되게 하는 일이 될 수도 있으나, 자신의 존재를 인식시키는 좋은 태도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깨어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물론 우리는 사람들과 어울려야 합니다.

편하게 어울리는 방법으로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무난하게 처신하는 것은 제법 괜찮은 처세술이긴 합니다. 또한 그 편안함이 주는 유혹도 결코 작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예스맨이 되어가거나 그저 아무가 되어갑니다.

 

이제 또 한 주 동안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의견을 표현할 기회와 편히 묻어갈 기회가 주어질 것입니다.

그때 우리 고유의 생각과 의견을 유지하면서 그들과 조화를 만들어 가지 않으면, 우리는 그저 특성 없는 ‘아무’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당신의 생각을 보여 주십니다. 당신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게 하십시오.

한번뿐인 삶을 ‘아무’로 살수는 없습니다.
제 가슴이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여러분의 마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머리로 계산하고 이익부터 따지는 문명을 버리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심장으로 기억하는 새로운 문명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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