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투정처럼.

직장을 다닐 때 일이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는 매월 1일이면 아침 일찍 조회를 했습니다. 1시간 정도의 출근 거리여서 조회가 있는 날은 평소보다 훨씬 빨리 나서야 합니다. 겨울 아침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추위를 귀찮아 하며 통근버스를 타러 가다 보니, 버스 정류장에는 그 시간에 출근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오늘은 우연히 많은 것이겠지. 이렇게 일찍 출근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리가 없어.’

 

그러다 며칠 연이어 그렇게 일찍 출근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물론 매일 아침 이른 시간의 버스 정류장은 붐비고 있었습니다. 제가 한 달에 한번정도 말도 안되게 일찍 출근을 시킨다고 투덜대며 나가는 시간이, 그들의 일상적인 출근 시간이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친구가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늦은 시간까지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 제 차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제게 시간을 물었습니다. 새벽 1시 20분이 되어간다고 하자, 벌써 그렇게 되었느냐며 놀라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분은 리어카를 끌면서 종이 박스를 모으러 다니고 있었습니다. 날이 많이 풀렸지만 새벽은 여전히 기온이 차가웠고 그날은 바람도 불어서 많이 추웠습니다.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멀어져 가는 그분을 보면서, 노인들이 하루종일 폐지나 박스를 모으면 몇 백원에서 몇 천원을 받는다는 신문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며칠 전에는 후배와 상담을 해주고 밤 늦게 헤어진 후에 차로 가서 문을 여는데, 젊은 남자가 자신을 시외 버스터미널까지 태워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는 대리 운전 기사였으며 안양에서 대리 운전을 하고 왔다고 합니다. 늦은 시간이라 버스가 없을 테니 터미널 근처의 PC방이나 찜질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아침에 버스로 돌아가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터미널까지 가는 택시비를 아끼기 위해 한참 전부터 몇 사람에게 부탁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일부러 조금 돌아가긴 했지만 그 남자를 태워 주었습니다.

 

가장 추웠던 어느날 라디오에서, 오늘 같은 날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있으니 안에서 일하는 분들은 감사하며 더 열심히 일하자는 멘트에 크게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할 때마다 저의 불만이 배부른 투정으로 느껴지고, 제 자신의 게으름이 부끄럽습니다.

오늘도 새벽부터 일하고, 추운 곳에서 일하며, 또 새벽까지 일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더 부지런히 살아야 한다고 자신을 꾸짖어 봅니다.

제 가슴이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여러분의 마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머리로 계산하고 이익부터 따지는 문명을 버리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심장으로 기억하는 새로운 문명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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