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너무 빨라진 탓일지도 모릅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한 달을 걸었던 옛날에 비해, 몇 시간이면 충분히 갈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인지 요즘은 도무지 기다릴 줄을 모릅니다. 참을 줄도 모릅니다.

 

유아들은 집중력이 5초를 넘기기 어렵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림책을 봐도 3초 정도면 다음 페이지로 책장을 넘깁니다.

요즘 사람들은 어른들도 참을성이 5초를 넘기지 못한다고 합니다.

인터넷 화면이 펼쳐지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3-5초를 넘기도록 화면이 안보이면 다른 곳으로 가던가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하고 특히 젊은 세대의 끈기와 참을성을 들먹이는 글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사람을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려 보셨습니까?

4시간? 7시간? 저는 12시간 가까이 사람을 기다려본 기억이 있습니다.

미련한 일이었는지는 몰라도 제가 살아오면서 만들어낸 몇 가지 자랑거리중 하나입니다.

 

옛 사람들은 그런 멋진 일들을 더 많이 만들었습니다.

와신상담,칠전팔기,삼고초려 라는 말을, 아니 흔히 사용하는 삼세번 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슨 생각이 먼저 나십니까?

 
오나라 왕 부차는 장작 위에서 잠을 자며(와신: 臥薪) 아버지의 원수를 잊지 않았고, 부차에게 나라를 빼앗긴 월나라 왕 구천은 쓸개를 맛보며(상담: 嘗膽) 나라를 되찾으려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유비도 제갈량을 얻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자존심을 버리며 세 번이나 찾아가 고개를 숙였습니다(삼고초려: 三顧草廬).

 

저는 오기(傲氣)라고 생각합니다.

남을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오기가 아닌 자신을 다스리고 집중하여 목표를 이루는 오기를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인내심도 필요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도 가져야겠지만, 저는 그것들과 함께 건전한 오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여러분의 오기가 이정도가 끝이 아님을 보여줍시다.

여기까지라고 생각했다면 크게 잘못 판단한 것이라는 것을 저들이 깨닫고 놀라도록 만들어 줍시다.

 

우리에게 이만한 오기가 있음을 보여줍시다.
제 가슴이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여러분의 마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머리로 계산하고 이익부터 따지는 문명을 버리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심장으로 기억하는 새로운 문명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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