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있는 곳에서 떠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결정이며 힘든 실천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여행처럼 일상에서의 일시적이 탈출이 아닌 현재 소속되어 있는 곳에서 조직에서 모임에서 떠난다는 것은 생활이 완전히 바뀌는 것을 의미합니다.

 

몇 년 이상 다니던 직장을 옮겨보신 분들은 그런 느낌을 잘 알고 계시겠지만 이직도 아닌 어떠한 보장도 없이 현재의 삶의 방법을 버리고 떠나기란 더욱더 어렵습니다.

 

90년대 후반 다들 외환위기로 어려웠고 제가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회사도 감원조치를 단행하였습니다.

팀장과의 1:1 면담에서 우리 팀 5명중 한명이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가 나가겠다고 했습니다만 결국은 여직원이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해보시지 않으면 남은 팀원들이 겪는 정신적인 고통은 도저히 알 수 없으실 것이며 다시는 그런 경험을 하고싶지 않습니다.

 

몇 달 후 HP에서 교육을 받고 돌아오던 길에 저는 광화문 앞 대로 옆에 어떤 보험회사 건물에 걸린 엄청난 크기의 현수막을 보게 되었습니다.

 “꿈꾸는 자여 떠나라!”

 

저는 속으로 비웃었습니다.

“말은 쉽지”

 

사실 저는 그 당시 새로운 컴퓨터관련 기술을 배우고 싶었지만 정보통신교육원에서 시행하는 교육기관에 들어가서 공부하려면 6개월동안 매달려야 가능했습니다.

그것은 당시의  직장을 그만 두어야 함을 뜻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취업하기 정말 힘든 시절이었고 3년을 다닌 직장이었습니다.

마음을 굴뚝 같지만 부모님께, 동료들에게, 친구들에게 뭐라고 이야기를 꺼낼지 막막하고 이사도 해야 하고, 적금도 깨야 하고, 목돈을 투자해야 했고, 국민연금도 건강보험도 문제가 생기고, 무엇보다도 아무것도 보장되는 것이 없으므로 자신이 없어서 답답해 만 하고 있었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그 현수막 아래 부분에 조금 작은 글씨가 있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상의 모든 것을 버리고….”

 

그 글귀를 읽는 순간 저는 작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렇구나 일상의 모든 것을 버리면 떠날 수 있었던 거였어.’

 
물론 다음날 사표를 내고 나름대로는 대단한 경쟁률을 이기고 원하던 기관에 들어가서 원하는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는 그 기술과 기존의 경력을 가지고 비교적 빨리 직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 저는 떠나서 새로 시작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지 않습니다.

한번 떠나보니 얼마든지 떠날 수 있고 새로 시작할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때마다 길이 열렸고 방법이 생겼습니다.

다만 시간 문제일 뿐입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찾아 떠나고 싶으십니까.

무엇이 두려워서 답답한 마음을 위로하며 망설이고만 있으십니까.

노력할 자신이 있다면 떠나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마십시오.

누군가의 말처럼 세상은 넓고 우리가 일할 곳은 정말로 많습니다.
제 가슴이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여러분의 마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머리로 계산하고 이익부터 따지는 문명을 버리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심장으로 기억하는 새로운 문명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