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일하기 싫은 젊은이의 변명

 
  정부와 관료들, 높으신 분들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불철주야로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세상에 좋은 일자리는 없다.


의사 선생님들에게 “이렇게 고귀한 일을 하고 계시니 얼마나 좋으십니까? 돈도 많이 버실 수 있고, 정년도 길고, 모두가 존경하는 직업이시군요.”


정말 그렇다고 동의하는 의사가 몇 분이나 될까?


판사님이나 검사님들께 “사회 정의를 위하여 이렇게 뜻 깊은 일을 하고 계시니 얼마나 좋으시냐?”고 여쭤보면, 그들은 “정말 그렇다. 명예와 신분과 재력이 따라주어 살맛 난다.”고 하실까?


시간제, 일용직, 임시직 등과 같이 일자리를 서로 나누어, 소득과 적성과 만족을 공유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정말 가능한가? 묻고 싶다.


얼마 전, 대기업에 입사하여 1년도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나와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젊은이를 만났다. 월급도 많이 주고, 근로여건이나 복지혜택도 충분한 회사인데 왜 그만두었는지 정말 궁금했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속마음을 읽어 보았다.  

 

“사실은 제가 지방에서 공대를 나왔습니다. 그런데 기술 영업관리에 배치를 받았습니다. 웬만하면 버티려고 했는데, 몇 달 일을 하다 보니 적성에 맞지 않는 겁니다.

제가 원했던 일도 아닙니다. 좀 쉬면서 생각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도저히 비전이 보이질 않는 겁니다. 6개월째 쉬면서 생각해 본 결과 대학원을 가기로 했습니다. 해외로 가고 싶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서 그냥 국내에서라도 공부 좀 더 하고, 천천히 진로를 찾아 보려고 합니다.”

 

몇 잔의 술을 주고받으며 그는 속내를 보이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지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나이 30대 중반인데, 집안이 어려워서 제가 돈을 벌어야 하는 형편입니다. 다니던 회사의 상사가 마음에 안 들어서 자주 부딪혔습니다. 다른 중소기업 몇 군데 가 보니 거긴 더 형편 없더군요. 제가 다니던 회사가 얼마나 좋은지 그 때 알았습니다.

이름이 없어도 좋으니 적당한 회사 있으면 추천 좀 부탁 드려도 될까요? 솔직히 요즘은 커피 값도 아깝습니다. 누굴 만나는 것도 두렵습니다. 어찌하면 좋을까요?”

 

  공대를 나왔는데 기술 자격증도 없고, 4년 동안 영어 공부도 하지 않았고,
학점도 별로이고, 독서와는 거리가 멀고, 잘 하는 거라고는 친구들과 카톡과 문자로 수다떠는 것뿐이라는 그와 헤어지며 “당신은 앞으로 좀 더 고생을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뭐든지 잘 될 거야.
시간을 갖고 좀 기다려 봐. 긍정적으로 생각해.

자신감을 가져. 약해지지 마. 힘 내고.”라고 말해 주고 싶었지만,

달콤한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

 

“당신이 사장이라면 당신같은 사람을 채용하겠는가?” 라고  묻고 싶었지만,

도움도 안 될 것 같고, 상처만 줄 것 같아서 참았다. 

(사) 한국강사협회 회장 역임, 코리안리 재보험(주), 데이콤ST 근무, (주)스카우트 부사장 역임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