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위기의 시대, 직장인의 생활 원칙

  “돈을 벌려고 일한다기 보다 사람의 건강을 지키고 병을 낫게 해 주는 일이 너무 기쁘고 보람 있어 늙게까지 이 일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고 100세 되신 한의사 선생님이 직업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필자 역시 2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실무 경험을 한 후, 요즘에는 글을 쓰고 기업과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갈등을 느낀다. 먹고 살려고, 가정의 생계 유지를 위해 이 일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한 가지 믿음이 있다.“누군가 내 강의를 듣고 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기업과 사회 발전에 보탬이 된다면 얼마나 뜻 깊은 일인가?”라는 신념은 변함이 없다. 그런 신념과 가치관이 힘들 때 위로가 되고 어려울 때 용기를 준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다른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면 행동이 달라진다. 똑같은 직업을 갖고 똑 같은 일을 해도 근로자와 프로의 태도와 행동은 같지 않다. 어휘의 선택과 문장의 구성, 목소리의 떨림과 발걸음 소리가 같을 수 없다. 출근하는 표정과 퇴근하는 모습이 다를 수 밖에 없다.


100년 만에 한 번 온다는 작금의 위기에 전문 직업인들에게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첫째, 일과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다.

먹고 살기 위해, 월급쟁이로서 근로자로서, 직장인으로서 오랫동안 일하기 위해,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는 것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자신의 노동과 근로, 직업에 대한 가치관과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는가에 따라 행동과 태도, 습관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어려운 시기일수록 신념과 믿음, 직업철학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은 일을 한다. 새들도 같은 날개끼리 날아 다니고 나무와 꽃들도 같은 종류끼리 모여서 자란다. 가치관과 직업철학이 굳건한 사람들끼리 힘을 합하면 극복해 내지 못할 위기가 없다. 수천 년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어렵고 힘들수록 기본적인 정신자세가 정립(定立)되어야 한다. 가벼운 즐거움에 부화뇌동하거나 근거 없는 나약함에 흔들려서는 곤란하다. 회사가 어려울 때 나가려는 사람이 있고, 힘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애를 쓰는 사람이 있고, 아무 생각 없이 걱정만 하는 사람이 있다.


둘째, 구체적인 실천과 작은 행동의 변화가 중요하다.

게으르고 나약한 사람에게 “잘 될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고 참고 기다려 봐, 모든 게 다 잘 되게 되어 있어” 라며 위로하는 말은 정말 도움이 될까? 행동하지 않고 실천하지 않으며 막연한 망상에 젖어 있는 사람에게 “잘 해 봐. 뭐든지 노력하면 잘 되게 되어 있어. 너무 고민하지 마.” 라고 말하면 그 사람이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 근거 없는 낙관론이나 무책임한 감언이설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실의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하고 개선 방안과 대책을 명확히 제시하여 무엇을 어떻게 해야 현재보다 나아질 수 있는지 알려 주지 않는다면 나아질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작은 습관과 태도 한가지라도 고쳐주고, 실질적인 행동과 성과를 바꿀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모든 결과와 성과는 작은 실천과 행동으로부터 출발한다. 작은 성공의 누적이 자신감을 북돋우며 지금의 성과가 내일의 기반이 된다. 커다란 꿈만 꾸면서 기도만 하는 사람이 있고, 막연히 고민만 하면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 날마다 새로워지고 매일매일 나아지는 사람이 있다. 


셋째,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신(神)은 작은 데 있다(God is in the detail). 큰 일은 작은 일로부터 출발한다. 성공은 실패를 업고 나타난다. 최종 우승은 출발점에서 시작한다. 다시 구두 끈을 조여 매고 고삐를 늦추지 않는 의지가 필요하다. 자신이 맡은 업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기업을 살리고 국가 경제를 튼튼히 하는 밑거름이다. 너무 먼 미래를 걱정하느라 불안해 하지 말고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후회하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매 순간 완전하게 존재하면서 삶을 충실하게 만들어 가야 한다. 존재하는 순간순간의 합(合)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각 부서와 각 팀에 부여된 작은 일들에 영혼을 바치고 정성을 들여 최선을 다하는 길이 국가와 사회를 위한 초석이 되는 것이다. 커피 한잔을 타고 은행 심부름을 하고, 고객을 맞이하는 태도와 행동에서 그 사람의 수준이 나타난다. 말과 글에도 인품과 성격이 배어있다. 정성과 마음을 담아 인사말을 건네는 사람이 있고, 대충 형식적으로 인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 본체만체 하며 관심도 갖지 않는 사람이 있다. 누가 성공하겠는가?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새롭게 해야 할 일이 있다. 사람은 날마다 새로울 수 있다. 마음을 가다듬고 기본으로 돌아가 명확한 목표를 세우는 일이다. 분명한 목적과 사명감을 갖고 정확한 목표를 세워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단순한 위기 극복이나 잘리지 않기 위한 처세가 아닌, 근본적인 존재 방식부터 제대로 정해야 한다. 노동자처럼 살 것인지 또 다시 강력한 프로가 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궁하면 통하게 되어 있다(궁즉통, 窮卽通).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신정과 구정, 두 번의 새해를 맞이 한다. 한달 밖에 지나지 않은 새해를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아니 날마다 새로 출발하는 인생으로 생각하여 날마다 새로울 수 있는 목표와 계획을 세워 본다. 목표는 구호가 아니다. 개인의 목표 역시 회사의 경영목표처럼 숫자(數字)로 명시하고 도표(圖表)로 그려 놓음으로써 시간과 세월이 흐른 후, 평가할 수 있고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목표와 계획을 세우기 전에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보자.

 


– 왜, 유능한 인재가 되어야 하는가?

–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고 싶은가?

–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인가?

– 회사는 나를 왜 필요로 하는가?

–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강하게 살아 남을 수 있는가?

– 결과가 달라지기를 바라면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지 않는가?

 


1930년대 세계 대공황 이후 가장 어려운 불황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고 난리법석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Subprime Mortgage)로부터 촉발된 금융위기가 주범이라고 하지만, 냉정히 살펴 보면 지금의 위기는 이미 3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급속도로 상승하는 경제성장과 끝 모를 부동산 급등, 억제할 수 없는 과소비, 치열한 기술 혁신 등은 인간을 교만과 오만으로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집집마다 차가 있고 사람마다 휴대폰이 있고, 개개인이 컴퓨터를 활용하면서 인터넷과 문자 메시지로 쓰레기 같은 이야깃거리를 중요한 정보인양 착각하기 시작했다. 백 년마다 전쟁이 나고 교만해질 때쯤 자연재해가 생기며, 도덕이 땅에 떨어지면 질병이 도는 게 우주의 원리이다.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직업철학이며 기본적인 윤리 의식이다. 천년만년의 역사를 되돌아 보며 현실을 이해하고 심오한 철학을 이야기하며 삶의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회사가 어렵다고 떠날 준비를 한다거나 사업이 안 된다고 그만둘 생각을 한다면 이 세상을 이끌어 가고 만들어 갈 사람 누가 있겠는가?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다. 세계적인 영웅과 리더들의 특징은 힘들수록 강해지고 어려울수록 지혜로워진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총수들이나 현장의 근로자들 역시 힘들고 어려울 때 단결하고 협력하며, 더욱 큰 비전을 그리고 투철한 사명감으로 무장했다. 지금이 바로 그래야 할 때다.

 


실천하고 행동해서 결과와 성과를 이끌어 내는 사람이 있고, 꿈만 꾸고 생각만 하는 사람이 있고, 꿈도 꾸지 않고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가르쳐 주지 않아도 열심히 배우고 익히는 사람이 있고, 가르쳐 주는 것만 배우는 이도 있으며, 가르쳐 주어도 배우지 않는 사람이 있다. 어려울 때 희망과 꿈을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고, 힘들다고 푸념하며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 찬 사람이 있다. 누구와 어울리고 싶은가?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면 외부 요인에 의해 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무엇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자연의 이치를 공부하고 동물의 세계를 살펴 보면 알 수 있다. 가볍고 즐거운 시간으로 역경을 이겨낼 수 없다. 힘들고 지겨운 순간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또 다른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카리스마가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다.

한국의 직장인들, 36년간의 일제시대를 극복하고 6.25 전쟁을 겪어내면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선조들의 인내심과 지혜를 거울삼아 결코 나약해지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사) 한국강사협회 회장 역임, 코리안리 재보험(주), 데이콤ST 근무, (주)스카우트 부사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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