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고객 만족, 그 쓸쓸한 허무 개그

“이번 교육과정에 선생님을 추천하려고 하는데, 선생님께서 전에 경쟁사에 계셨던 분이라 곤란하다고 합니다.”

“급해서 부탁드립니다. 내일 아침까지 원고 좀 보내 주실래요?”

“미처 말씀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만, 그게 사실은…”

“우리 사장님이 그 쪽 출신은 좀…”

“본 전화는 착신이 불가능한 전화입니다. 번호를 확인하시고 다시 걸어 주시기 바랍니다.”

“청주라구요? 거긴 너무 멀어서 곤란한데요. 다른 사람 추천해 드릴까요?”

고객 만족을 넘어,ㅡ 고객 감동, 오죽하면 “고객 절정의 희열(Orgasm)”을 이야기 한지도 한참 지난 일이다.

전 세계인이 1일 생활권에 들어 갔다. Mobile Phone과 e-mail, 인터넷으로 의사가 전달되고 자료가 송수신되는 세상이다.

예전에는 뉴욕 사무소에 근무할 사람을 서울에서 선발하여 영어 공부 시킨 후 뉴욕 현지에 발령을 냈으나,

이젠 뉴욕에서 현지인을 선발하여 곧바로 채용한다. 회계 재무팀은 뉴욕에 있고, 공장은 중국과 인도에 있고, 영업팀은 싱가폴에 있다.

가히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변화를 겪고 있다. 태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공부하고 독일의 직장에 다니다가 한국에 온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경쟁사에 근무했던 사람은 더욱 쓸모가 있을 수도 있다. 거리가 멀어서 고객의 요구를 거절하고, 고객이 전화를 걸고 싶어도 번호를 알 수 없는 신호가 대신하고, 고향과 학벌에 제한을 두어 인재를 거부하면서, 비즈니스에 성공하겠다는 배짱은 도대체 어디로부터 생기는가?

갑(甲)과 을(乙)의 관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언제 어느 때 입장이 바뀌어, 머리를 조아리며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때가 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있을 때 잘 하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갑의 입장에서 을에게 전화를 하며, 다시 걸어 올 수 없는 번호를 남기는 무례를 범하면서 사업이 잘되기를 바란다는 건 무리이다. 불필요한 전화가 너무 많아서 그렇게 한다면, 번호를 알아도 되는 사람에게는 별도의 방법을 활용하면 된다.

“받지 않는 전화”의 주인이 몹시 궁금하다가도 “아쉬우면 또 전화 하겠지”라는 푸념으로 체념한다. 그게 누구라는 걸 알고 난 다음엔,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내일 아침까지 원고를 써 낼 의지는 사라진다.

억지로 써 낸다 한들, 억지로 쓴 글의 행간(行間)을 독자가 읽어 내지 못하겠는가?

다양한 생각과 문화를 아우르는 능력이 리더십의 조건이다.

아직도 고향 따지고, 전력(前歷)을 묻고, 속내를 감추면서 성공을 바란다. 생각을 재촉한다. 조급증을 버리지 못하면서 세계화를 이야기 한다.

너무 슬픈 일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많아서 이 세상은 살 만하고,이 세상은 유지 된다.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사) 한국강사협회 회장 역임, 코리안리 재보험(주), 데이콤ST 근무, (주)스카우트 부사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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