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TV, 무엇으로 끄는가?

정차장은 집에만 들어 오면 소파에 앉아 리모컨을 찾는다. 언제든지 그렇다. 옷을 벗거나 손을 씻기도 전에 TV부터 켠다. 그게 제일 먼저 하는 일이다. 아내가 손을 씻으라거나 옷을 갈아 입으라고 잔소리를 하지 않으면 양말도 벗지 않고 그대로 앉아 멍하니 TV를 보다가 스르르 눈을 감는다.

특별히 좋아하는 프로그램도 없다. 보이는 대로 보는 거다. 옛날엔 애국가가 나올 때까지 TV앞에서 졸다가 먹다가 했다. 요즘엔 애국가도 나오지 않으니 자정이 넘는 것도 모른다. 정차장 댁의 애들도 비슷하다. 모처럼 식구들이 일찍 귀가 하는 토요일엔 외식을 하거나 친지 댁에 놀러 가는 일이 없으면, 네 식구 모두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오징어도 구워 먹고, 과자도 사다 먹으며 밤이 깊도록 TV 앞에 앉아 웃음꽃을 피운다. 연예인들의 활동상황과 운동선수들의 신상 변화에 대해 어느 누구도 지지 않는다.

TV를 많이 보면 좋은 게 참 많다.

골치 아팠던 일들을 잊어 버리게 되고, 하루 종일 받은 스트레스를 풀어내기도 한다. 연예인들의 동향도 많이 알고, 친구들과 대화거리도 많아지고, 정치인들끼리 벌이는 패거리 싸움질도 충분히 이해하고, 요즘 들어 부쩍 늘어난 국적불명의 국영문 혼용 가사도 이해하면서 가수들과 영어공부도 함께한다.

그들의 주가(株價)를 올려 주는데 일익을 담당하는 거다.

시청자 본인에겐 무슨 도움이 될까?

TV를 많이 보면 누가 이익일까?

하루 서너 시간, 주말엔 하루 종일 6~10시간씩 TV 앞에 앉아 있으면 어떤 현상이 일어 날까?

우선 생각하는 걸 싫어하게 된다. 가벼운 즐거움에, 쓸데없는 눈요기에, 무관심한 웃음거리에 빠져 들면서 깊은 고민을 회피하게 된다. 책 읽고 칼럼 읽을 시간을 빼앗긴다. 가족들과 의미있는 대화의 시간을 만들지 못한다. 책상 앞에 앉아 사전을 찾고 옥편을 찾아 가며 공부할 시간이 없다.

그러면서 현대인들은 바쁘다고 한다.

통계에 의하면 현대인들은 하루 평균 4시간씩 TV를 본다고 한다. 인터넷에도 한 시간 이상을 빼앗긴다고 한다.

하루에 한 시간씩 TV를 끄고 그 시간을 다른 일이나 학습, 유용한 활동에 사용한다고 하면 1년간 저축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1일 1시간 X 365일 = 365시간 ÷ 8시간 = 45.6일

45.6일 / 실 근무일 23일 = 1. 98개월

직장 재직연한 정년 55세 – 입사 연령 27세 = 28년 근무

28년 X 1. 98개월 = 55개월 ÷ 12개월 = 4.9년

즉, 매년 약 2개월 동안, 평생 5년을 TV 앞에 앉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아무 공부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 시간을 허공에 날리고 있다는 거다.

5년이란 세월은 다시 대학을 다녀도 되고,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학위까지 딸 수 있는 기간이다. 그 길고 긴 시간을 아무 생각 없이, 가벼운 즐거움에 빠져 허송세월하고 있다. 얼마나 바쁜 세상을 살면서, 늘 바쁘다고 하면서, 그래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TV 앞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그 시간을 저축할 수만 있다면, 그 시간을 다른 일에 사용한다면 얼마나 큰 결실을 얻을 수 있을까?

TV는, 리모콘으로 켜고 끄는 게 아니라,

습관으로 켜고 용기(勇氣)로 끄는 겁니다.

용기를 내시자구요.

(사) 한국강사협회 회장 역임, 코리안리 재보험(주), 데이콤ST 근무, (주)스카우트 부사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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