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출장을 위해 부산에 들른 회사원 김모(30) 씨는 부산 최대 유흥업소·성매매 정보와 광고가 모이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다. 김 씨는 수십 개의 성매매 알선 방 중 한 곳에 나온 전화번호로 연락했다.

전화를 받은 남성은 김 씨에게 부산 연제구의 한 편의점으로 나오라고 했다. 김 씨가 편의점에서 만난 남성은 한눈에 보기에도 체격이 건장했고 목덜미에는 현란한 무늬의 문신이 눈에 띄었다.

이 남성은 김 씨에게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성매매 조직 휴대전화로 전화를 건 사실이 있는지부터 확인하기 위해서다.

다음은 김 씨의 월급명세서 사진을 요구했다. 이는 성 매수 남성을 가장한 경찰관인지를 확인하는 절차다.

성매매 조직은 성 매수를 원하는 회사원에게는 주로 월급명세서, 자영업자 등에게는 사업자등록증 사진을 요구해 신분을 확인했다.

1차 검증이 끝난 뒤 남성은 김 씨를 고급 세단으로 안내했다. 차량 내부가 검은 천으로 꽉 막혀 김 씨는 어디로 가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이어 한 건물 입구에 내린 김 씨는 남성의 말에 따라 한 오피스텔로 올라가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자 안에 있던 성매매 여성이 문을 열어줬다.

이 사이 성매매 여성 휴대전화로는 곧 손님이 도착한다는 뜻의 '입(入)'이라는 짤막한 문자가 도착했다. 성매매 여성은 이 문자 없이는 절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조직폭력배 등이 포함된 일당 8명은 성매매 여성 17명을 고용한 뒤 철저한 신분 검증을 통과한 남성을 대상으로 지난 2년간 성매매를 알선해 1억7000여만원을 벌었다.

성매매 대가로 1시간에 13만원, 2시간 26만원가량을 받으면 일당은 알선 명목으로 건당 5만~8만원을 챙겼다. 이들은 성매매 장소가 노출될 것을 우려해 1~2개월마다 오피스텔을 수시로 옮겼다.
경찰은 성매매가 의심되는 오피스텔 주변에서 장기간 잠복근무하면서 성매매를 알선하는 남성과 차량 등을 파악한 끝에 오피스텔 성매매 현장을 덮칠 수 있었다. 경찰은 압수한 성매매 조직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3만4000여개의 전화번호를 분석해 성매매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 전화번호 9000여건을 파악했다.

경찰은 우선 성매매 횟수가 잦은 남성 45명을 입건하고 나머지 남성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성매매 조직은 성 매수 남성에게서 확보한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이미 타 업소에 180만~300만원을 받고 팔아넘겨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이처럼 까다로운 검증 절차까지 거치면서 많은 남성이 성을 매수를 해 놀랐다"며 "성 매수 남성의 70% 정도는 부산에 출장 오거나 볼 일이 있어 온 타 지역 사람"이라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은 1일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조직폭력배 김모(24)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공범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