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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꽃' 사내 모델 여직원의 눈물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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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견기업 사장실 비서로 근무하는 김모 대리는 대학교 홍보 모델과 패션잡지 거리모델 출신이다. 그는 사내 동료뿐 아니라 인근 건물의 직장인들까지 그를 보기 위해 몰려올 정도로 미모가 빼어나다. 각종 사내 행사 때 보여주는 노래와 춤도 수준급이다. 그 때문에 ‘팬클럽’까지 생겼다.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직장 동료들은 “과중한 업무와 불편한 사무실 환경 등 직장생활이 팍팍하지만 김 대리만 보면 피로가 풀린다”며 흠모의 멘트를 아끼지 않는다.

어느 직장이나 외모와 노래, 춤, 말솜씨 등 그 나름대로의 특기로 인기를 끄는 사내 유명인이 있게 마련이다. 일명 사내 연예인으로 불리는 이들이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전쟁터 같은 직장에서 화젯거리고 생활의 활력소다. 그래서 존경과 탄사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부러움과 시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나는야 ‘오피스 아이돌’

중소 식품업체에서 일하는 한모 씨는 ‘오피스 아이돌’로 불린다. 우람한 체격의 한씨는 평소 과묵하고 얌전한 이미지다. 그런 한씨가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 건 올초 정기 인사 직후 가진 첫 회식 자리에서였다. 고깃집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뒤 이동한 노래방에서 한씨는 여성 아이돌 에이핑크의 노래 ‘미스터 츄’를 노래부터 안무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여성 아이돌의 노래와 춤을 수준급으로 소화해 그에 대한 소문은 순식간에 사내 전체로 퍼졌다. 이후 체육대회, 창립 기념식 등 각종 행사 때면 빠짐없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한씨는 “노래와 춤으로만 이미지가 각인될까 봐 더 악착같이 일하고 있다”며 직장생활에서는 일로 인정받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 계열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이모 대리는 일명 ‘주말 가수’다. 대학 시절부터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각종 학내 행사와 축제를 휩쓴 그는 신입사원 장기자랑 때 임원들이 기립 박수를 칠 정도의 노래 실력을 뽐낸 뒤 졸지에 ‘축가 전문 직원’이 됐다. 그는 선배와 후배 등 직장 동료뿐 아니라 동료의 지인 결혼식에까지 축가 요청을 받고 있다. 틈나는 대로 축가로 부를 만한 노래를 따로 연습하고 있는 그는 “주말에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없는 게 단점이지만 사내 입지는 확실해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회사의 ‘꽃’ 사내 모델의 걱정

사내 연예인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한 유통업체 홍보팀에 근무하는 홍모 사원은 뛰어난 미모로 언론사로 배포되는 보도자료에 단골로 등장하는 사내 모델이다. 사내 팬카페도 생기고, 케이블방송 쪽에서 방송 출연 요청도 받는 등 인기 절정이다.

그러나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다. 그의 인기를 질투한 여직원들이 포털 사이트에 악플을 단 적도 있고, 가끔은 몹쓸 성희롱 댓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걱정도 있다. 연말이 되면서 새로 입사하는 예쁘고 날씬한 후배 사원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는 것. 홍보업무를 관장하는 유모 과장은 “주기적으로 젊고 어린 여직원으로 사내 모델을 교체해야 하는데, 교체 사실을 알려줄 때가 가장 힘들다”며 “후배에게 밀렸다는 생각에 자존심을 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진짜 연예인도 있어요”

서울 시내 한 대형 종합병원에는 ‘진짜 연예인’이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취미가 피아노와 키보드 연주인 박모 간호사는 대학 시절부터 다양한 밴드에서 활동했다. 급기야 지인들과 함께 인디밴드를 결성했다. 앨범도 두 차례 냈지만 별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세 번째로 낸 앨범 중 한 곡이 유명 TV 드라마에 배경 음악으로 삽입되면서 박 간호사가 속한 인디밴드의 인지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예전에 냈던 1·2집도 덩달아 인기를 끌게 됐다. 최근에는 단독 콘서트를 열고 TV 출연도 종종 하고 있다. 어느새 병원에서도 동료 의사와 간호사들이 슬슬 그를 ‘연예인 보듯’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신을 구경 오는 동료들이 영 어색했던 박 간호사는 ‘무대까지 서 본 몸인데 이런 시선쯤이야’라면서 꿋꿋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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