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男직장인, "외롭다"며 유부녀 동창생 불러냈다가

입력 2015-09-18 14:00 수정 2015-10-16 11:19



올해 직장 생활 6년차인 김모씨는 명절 연휴나 공휴일이 전혀 반갑지 않다. 입사초엔 ‘부서 막내·미혼·서울 거주·솔로’라는 환상적(?) 조건 때문에 설이면 설, 추석이면 추석 때마다 당직을 도맡았다. 김씨가 다니는 유통업체는 모든 점포가 휴일에도 문을 열기 때문에 누군가는 연휴에도 출근해 점포 관리를 해야 한다. 서울에 사는 미혼인 김씨는 그때마다 대신 당직을 서달라는 선배들의 요청을 뿌리치지 못했다. 30대가 됐지만 지금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추석 연휴 때 동료들은 연차를 사용해 장기 연휴를 다녀왔지만 김씨는 출근했다. 개천절과 한글날이 기다리고 있지만 이번에도 그는 출근 1순위다. “솔직히 연휴에도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휴일수당도 벌어 좋긴 하지만 이러다가 크리스마스 때도 출근할 것 같아 걱정입니다.”

 

솔로는 휴일근무 전담?

서울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송모 대리(31)는 일본인 여자친구와 2년여 동안 장거리 연애를 하다 최근 헤어졌다. 그동안 휴가뿐 아니라 공휴일마다 일본을 오가며 사랑을 키웠다. 휴일이 즐거웠다. 그러나 여친과 헤어지고 나니 쉬는 날이 괴롭다. 송 대리는 연휴에 당직을 서겠다고 자원했다. 송 대리는 “가슴이 아플 때는 일하는 게 약”이라고 말했다.

영화 제작사에 근무하는 김모씨(29)는 최근 솔로가 된 조감독 때문에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30대 중반의 조감독은 원래 ‘띠동갑 연하’인 여자친구가 있었다. 몇 편의 영화 작품을 같이 찍으면서 사랑이 싹텄다. 그런데 최근 “오빠, 나랑 계속 만날 거면 영화 그만뒀으면 좋겠어”라는 통보를 받았다. 여친이 박봉에 격무가 심한 영화판의 생리를 알고 나서 그런 결심을 했다고 했다. 영화를 사랑하는 조감독은 사랑보다 일을 선택했고, 요즘은 휴일에도 촬영 스케줄을 잡고 있다. 김씨는 “조감독의 여친 때문에 만만한 주위사람들만 죽어 나가고 있다”며 “스태프 사이에선 ‘조감독 여친 만들기 위원회’가 조성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모태 솔로는 ‘무덤덤’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김모 대리(34)는 주말이 오든, 연휴가 있든 별다른 감흥이 없다. “개천절 연휴요? 한글날요? 특별한 거 없습니다. 아마도 영화나 볼 듯한데요.”

김 대리가 이처럼 무덤덤한 것은 태어난 뒤 지금까지 모태 솔로이기 때문이다. 그는 주말이나 연휴에 여자와 오붓하게 데이트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주말마다 소개팅은 열심히 하는데 매번 잘 안돼요. 그런데 그나마 좀 들어오던 소개팅도 연휴 때는 뚝 끊기거든요. 연휴는 모태 솔로에겐 ‘소개팅도 없는 그냥 쉬는 날’일 뿐입니다.”

 

잦은 벙개 ‘민폐형 솔로’

솔로라고 가엾은 눈으로만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서울에 있는 중견기업에 다니는 이 차장(40)은 ‘민폐형 솔로’다. 나이 마흔에 접어 들었는데도 짝을 찾지 못한 그는 외로움을 친구들을 불러내 해결한다. 열성 밴드 활동파인 그는 1주일에 평균 3~4회는 밴드에 가입해 있는 고등학교 친구들을 불러내 벙개 모임을 한다. 가끔 친구들을 만취하게 만들어 가정불화의 원흉이 되기도 하지만 이 정도는 큰 흠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가끔 유부녀인 여자 동창생들에게까지 마수를 뻗친다는 점이다. 그의 고등학교 단짝 친구였던 강 차장은 “순수한 동기애인지 아니면 사악한 의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친구처럼 기혼 여부를 가리지 않고 남녀 동창들을 불러 모으다가는 기필코 사달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차장은 이런 불상사에 말리지 않기 위해 이 차장과의 모임은 가급적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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