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용산구에 있는 숙명여대 앞,  많은 학생이 커피전문점을 드나든다. 학교를 기준으로 반경 2km 이내에 자리 잡은 커피전문점이 마흔 곳이 넘는다. 올해 들어 새로 생긴 커피전문점만 다섯 곳이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커피전문점


사진=숙명여대 앞 커피전문점


대학가의 커피전문점은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지난 11일 오후 3시, 숙명여대 앞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세 개 층에 100개가 넘는 좌석이 모두 만석이다. 커피전문점 안에는 공부하거나 팀 과제를 하는 대학생들로 가득했고, 빈자리가 없어 다시 발길을 돌리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또한,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수업에 가는 학생들도 눈에 띄게 많았다. 학생들이 하루 평균 1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는 결과를 볼 때, 커피문화가 하나의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커피전문점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이유에는 소비자들의 이용 증가도 있겠지만 커피전문점 창업이 쉬워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역 주민센터의 6~8주의 바리스타 과정, 실버바리스타 수업 등이 생겨나면서 누구나 쉽게 커피전문점을 오픈하고 있다.

하지만 커피전문점은 이미 과포화 상태, 즉 레드오션이다.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강남역~삼성역 3.3㎞ 구간(테헤란로)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약 136개가 있는데 이는 2006년 대비 9년 새 4배 넘게 늘어난 수치이다. 개인 커피전문점까지 합산하면 200개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젊은이들의 거리라 불리는 홍대입구역~합정역 구간에도 역시 백여 개가 넘는 커피전문점이 자리하고 있어 그야말로 커피전문점 천국이다.

 

경쟁 과열로 제 살 갉아먹기

커피전문점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운영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향후 커피전문점 시장 자체가 커질 수는 있어도 경쟁적으로 개점이 지속되면 ‘매출 나눠 먹기’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커피전문점의 과포화 된 현상을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대표적인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인 카페베네는 경기불황, 업체 간의 과잉 경쟁으로 인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21억 원으로 21% 감소했다.

이 타격은 개인 커피전문점에 특히 두드러진다. 숙명여대 근처에서 6년 동안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현재 카페가 많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실제로 학교 앞에 카페가 많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으며 며칠 전에 또 다른 카페가 생겨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을 것 같다. 가격을 내릴 수도 없고 힘든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의 경쟁에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대형 브랜드는 본사의 지원을 받아 이벤트 등의 활용으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데 우리는 우리가 직접 (홍보)해야 하기 때문에 대형 브랜드를 꺾기에 개인 카페의 어려움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매출액을 조사해본 결과, 숙명여대 앞 커피전문점을 직접 조사해본 결과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하루 평균 200~500잔의 매출을 올린 반면 개인 커피전문점은 평균 100~200잔 정도의 매출을 기록해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자금 여력이 좋지 않아 소규모 커피전문점을 열 수 밖에 없었던 영세상인들은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의 골목상권 침투로 깊은 수익성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소규모라도 인테리어, 기계구입, 임대보증금 등을 합해 적어도 4000만~5000만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야하는 현실에서, 하루 매출이 10~20만원 밖에 되지 않아 임대료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에 손실을 입고 두 손을 드는 커피전문점 점주들도 적지 않다. 차별성 없는 브랜드들의 난립과 과당 출혈경쟁, 특히 ‘고 투자비용, 저 수익구조’의 심화로 창업자들의 폐해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가격 낮추기 전략 도입

이제 한 잔에 5000원에 육박하며 ‘작은 사치’의 상징이었던 커피가 불황에 대응해 ‘저가 콘셉트’로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숙명여대 앞 새로 생긴 M카페, 오직 테이크아웃 소비자들만을 공략한 이 커피전문점은 가격을 2000원대 미만으로 설정해 부담 없는 가격으로 경쟁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기존 커피 프랜차이즈도 저가커피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카페베네는 최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 저가형 커피전문점 ‘바리스텔라’를 오픈했다. 바리스텔라에서 가장 저렴한 ‘하루커피’의 가격은 2500원. 기존 카페베네에서 아메리카노를 4100원에 판매하는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이러한 가격 낮추기 전략으로 인해 기존에 소위 ‘거품’이라 불리던 커피 값이 내려가는 것이 업주에게는 소비자들을 잡을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는 가격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문제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까지 저가커피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 가맹점 상권이나 오로지 개인 자본으로 운영을 하는 커피전문점에 또 다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개성만점 이색카페로 승부, 퍼플오션이 될 수 있을까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커피전문점들이 탈바꿈하고 있다. 단순히 커피나 생과일 음료수, 빵 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전문점만의 메뉴를 제조해서 판매하거나 또는 브런치 카페 컨셉을 설정하거나 파스타나 피자 등을 판매하며 기존 틀에서 벗어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카페 비플러스는 ‘주간다실, 야간살롱, 상시서점’이라는 콘셉트로 운영되고 있다. 책은 늘 볼 수 있으며 주간에는 커피와 차를 팔고, 야간에는 술을 판다. 인테리어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게끔 변화하고 있다. 숙명여대 앞 'C'est La Vie' 커피전문점은 여대생들이 좋아할 만한 인형과 미니어처들로 인테리어를 구성했고 무엇보다 만화책이 많아 만화방에 온 듯 한 기분이 들었다. B씨는 “여대생들이 많다 보니 귀여운 소품들을 사용해 내부를 장식했고 만화책을 좋아하는 손님들은 단골이 되어 자주 이곳에 방문한다”고 했다. 커피전문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메뉴 뿐 아니라 공간 마케팅에 대한 관심과 중요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시간을 보내는 소비자들이 많아져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다양한 볼거리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커피 전문점의 전략이다. 이색카페라는 또 다른 트렌드를 반영함으로써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커피전문점의 현 상황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퍼플오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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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란 한경닷컴 대학생 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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