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과 신뢰 받는 선배의 대화기술

입력 2014-07-28 10:00 수정 2014-08-06 14:20
사람들은 스스로 자주적이고 독립적이길 바라고 남의 간섭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싫어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누군가 조언해주길 바란다.

존경할 수 있는 지도자나 스승을 갖고 싶어하며 그들의 말을 따르는 일에 거부감이 없다. 공자는 함께 길을 걷는 세 사람 중 반드시 한명은 스승이 된다고 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배운다는 뜻도 되지만, 이는 누군가 나보다 나은 사람을 통해 도움을 얻고 싶어 하는 사람의 심리가 녹아 있기도 하다.

 

특히 직장인들은 복잡하고 답이 없는 조직생활 속에서 어떤 상황도 지혜롭고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를 원한다. 애인이나 가족은 현실을 모르고, 같은 현실에 속한 동료와는 입장차가 교차돼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이럴 때 나의 갈등을 짚어주고 현명하게 조언해줄 수 있는 사람이 간절해진다. 유난히 마음이 끌리는 사람, 저 사람에게 가서 상담을 구하면 세상의 어려운 일에 대해 지혜로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게 선배라면 더 의지하고 싶어진다.

 

이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고 직장생활 구력도 꽤 되는 직장맘들에겐 어느 정도 후배들도 많이 있을 때다. 어디 가면 쇼핑하기 좋다, 어디 가면 육아용품 싸게 산다, 어디에 돌잔치 하기 좋은 장소가 있다, 식의 정보성 조언 말고 조금 더 선배다운 면모를 보여주어야 한다. “애를 낳아봐야 어른이 된다”는 옛말도 있지만 그렇다고 목 뻣뻣하게 세우고 어른인 채하라는 말이 아니고, 대단한 지혜를 전수해주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라는 것도 아니다.

 

사회생활 이만큼 하다보면 직장맘들도 만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별한 관계나 업무에 상관없이 어쩐지 마음이 끌리고 신뢰가 가고 믿음이 가는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런 사람들이 총명한 지혜보다 뛰어난 화법을 지닌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도 지금은 더 잘 느낄 것이다. 실제로 지혜로움과 총명함을 갖춘 인격자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일단 사람을 끌어당기는 대화를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면, 무슨 소리를 해도 다 받아줄 것 같은 수용하는 화법을 가진 사람이다. 후배가 상담이나 조언을 구할 때, 또는 하소연이나 투정섞인 푸념을 해올 때. 똑똑하고 똑 부러진 선배의 바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갑자기 자세 고쳐 앉아 냉정해지기보다 편안히 그냥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다. 그런 선배에겐 막 고민을 쏟아내고 나면 어느 순간 정리가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사람은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대부분 자기 자신안에 정답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답의 정당성을 찾기 위한 확인 절차를 거치는 것뿐이다. 한 마디로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는 얘기다.

여자들은 이런 게 더욱 잘 된다. 말함으로써 정리하고 답을 찾는 게 여자들의 소통방식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을 끌어당기는 대화를 하는 사람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말고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선배니까, 내가 윗사람이니까 하는 생각에 옳은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강박관념이다. 흑백이 명확한 문제였다면 애당초 갈등의 소지도 없었을 것이다. 또 요즘 후배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어리석지 않다. 어쩌면 당신보다 더 스마트하고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을 확률도 높다.

 

어설프게 바른 조언은 상담역의 자격을 박탈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얘기를 끝까지 듣고 상대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전까지는 섣불리 도덕교과서의 잣대를 대지 말아야 한다. 꼭 도덕적인 것이 답이 아닌 경우도 많고 오히려 반대로 뒤집어야 해결되는 일도 많은 법이다.

 

그리고 후배가 실패에 낙담하고 있을 때도 흔한 ‘괜찮아, 잘할 수 있어.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류의 격려나 위안에서 좀 벗어나자. 이게 사실 큰 도움이 못되는 게 낙담한 사람은 자칫 ‘괜히 입에 발린 말’ 정도로 비뚤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가 나쁘면 과정을 칭찬하자.

‘너는 옳았고 결과가 이렇게 된 것 뿐이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것이 낙담하여 하소연하는 입장에서 조금 더 듣고 싶은 위안일 것이다. 과정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지만 돌이켜 봤자 소용없는 일이 됐다. 이미 지난 일이고 복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건 그냥 ‘네가 좀 몰랐던 일일 거야. 알았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모르는 건 잘못이 아냐“ 하는 정도면 적당하다.

 

후배들은 민감하고 예민하고 섬세하다. 자신이 조언을 구했지만, 이 선배에 대한 평가도 마음으로 한다. 너무 오버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차피 어떤 고민이나 문제는 똑 부러진 결론은 없다. 중요한 건 상담을 청했다는 사실이다. 어렵고 복잡한 얘기일수록 결론을 내지 말고 유보한다.

얘기가 마무리 안 될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이제 좀더 고민해보고 다음에 다시 깊게 얘기해보자.”라고 애프터 신청을 해두도록 한다. 상담을 구한 자신이 상대를 귀찮게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 사람은 나를 위해 앞으로 계속 신경을 써주고 있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 것이다. 배려와 존중의 애프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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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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