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한 두뇌, 촉촉한 감성 있는 곳에 창조성 싹튼다!

입력 2014-04-22 08:00 수정 2014-04-11 19:03
기업이 달라지고 있다. 진지하거나 심각하거나 근엄하거나 살벌했던 분위기를 버리고 재미있고 신나고 웃기고 발랄하고 달콤해졌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즐겁고 재미있고 신나는 일터에서 더 적극적이며 능동적으로 잘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사람의 희로애락 중에 ‘즐거움(樂)’은 가장 강렬하고도 지속성 강한 본능이다. 사람은 재미있고 즐겁게 노는 일이라면 열일을 제쳐놓고 놀고 싶어한다. 오감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신경세포가 살아난다. 두뇌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재미가 성공을 부른다삼성경제연구소가 2만 명에 가까운 인터넷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발표했던 지난 2012년 10대 히트상품은 1위가 ‘강남스타일’, 2위가 ‘애니팡’이었다. ‘강남스타일’은 익살맞고 재미있는 뮤직비디오가 유튜브를 타고 국내를 넘어서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으며 싸이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들었다. 애니팡 역시 경기 끝나고 라커룸에 들어온 야구선수까지 빠져들게 만든 국민 게임으로 사랑받았다. 재미있고 즐거운 것에 대한 사람들의 몰입도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농사일을 하면서 농요를 부르고 농악을 했었다. 힘든 일을 힘든 줄 모르면서 하기 위해,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조금 더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울리며 즐기던 것이 지방마다 절기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남아 지금도 전승되고 있다. 일이든 공부든 재미있어야 계속 흥미가 생기고, 즐거워야 안 시켜도 자발적으로 하고 더 잘하고 싶어진다. 그러다보면 새로운 생각, 좋은 아이디어도 더불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과거 경영자의 권위와 미래에 대한 비전 그리고 결단력이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었던 것과 달리, 오늘날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직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경영진의 배려가 중요하다는 것이 여러 사례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유쾌한 사람이 생산적인 노동력을 만들고, 의욕이 없거나 시무룩한 사람은 비생산적인 노동력을 만들기 때문이다. 즐거운 기업의 기발한 성공방정식 죽기 살기로 100억 버느니 재미있게 20억을 벌겠다는 경영자가 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회사가 그렇게 신선놀음해서 되는 세상인 줄 아나?” 하며 그 말을 우습게 듣겠지만, 이미 그의 회사는 재미있게 일하고도 100억을 훨씬 넘게 벌었다. 조그만 일본 전문 여행사로 출발하여 15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중견 여행사가 된 ‘여행박사’는 일반 기업에서는 볼 수 없는 상식을 뛰어넘는 즐거운 기업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여행박사의 대표이사는 늘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재미있게 일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에만 골몰한다고 한다. 회사는 북카페, 노래방, 운동시설, 독특한 콘셉트의 여러 개의 미팅룸 등 순전히 직원들을 위한 부대시설이 많다. 사내 매점에서 판매하는 맥주를 마시며 야간 회의를 하고, 옥상에 마련돼 있는 하늘정원에서는 날씨 좋은 날 바비큐 파티가 벌어진다. 지난 해 말엔 100% 투표율을 기록해 전 직원이 50만원씩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온갖 명목의 복지수당, 이벤트 상금이 시시때때로 주어지고, 출퇴근 시간도 직원의 자율에 맡기고 대표이사부터 넥타이가 싫어 캐주얼한 차림으로 일해도 회사는 잘 돌아간다. 무엇보다 팀별 독립채산제를 통해 일정 목표액을 넘긴 초과 수익금은 직원에게 100% 돌아가는 제도 때문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다들 어떻게 하면 여행객 유치를 잘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가 넘치고 열심히 일한다.
재미있는 기업이 성공한 사례는 해외에서 먼저 있었다. ‘일도 즐거워야 한다’ ‘고객보다 직원이 왕이다’라고 말한 창업자 허브 켈러허가 일을 놀이로 만드는 파격적인 경영으로 펀 경영의 원조가 된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사, 회사를 놀이동산처럼 만들어 일을 하는 건지 그 안에서 노는 건지 알 수 없게 행복한 일터로 만들어 세계의 인재를 끌어 모아 최고의 기업이 된 구글, CEO가 자기를 던져 온갖 분장과 기행, 퍼포먼스로 즐거운 경영의 대표주자가 된 영국 버진그룹이 대표적이다.
21세기에 가장 창의성이 넘치는 비즈니스맨이라는 평가를 받는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이 아이보다 더 창조적인 삶을 살며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는 거침없이 재미있는 일에 돌진하고 경험하고 시도하는 데 있다. 지난 3월 브랜슨이 설립 운영하는 우주여행사의 민간 관광우주선 ‘스페이스쉽2’가 자체 로켓 엔진으로 첫 우주비행에 성공하면서 내년 상반기 첫 상업 우주관광에 도전한다고 한다. 우주관광 비즈니스라는 세상에 없던 사업을 새롭게 창조한 개척자인 브랜슨은 경영자를 넘어 역사적 인물로 남을 것이다. 말랑한 두뇌 촉촉한 감성이 창조력을 깨운다주변에 보면 창조적이고 기발한 생각으로 어른을 놀라게 하는 아이가 드물지 않다. 아이들은 창조적이고 상상력도 뛰어나다. 그랬던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그 빛나는 창의성을 잃어버리고 상상하거나 생각하는 것을 귀찮아하는 청소년, 어른으로 자라는 데엔 성장기 아이들이 충분히 즐겁게 놀지 못하는 우리 문화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재미있게 놀다보면 뭔가 궁리를 하게 된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고 거기서 창조적인 상상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오직 하나인 줄 알았던 우리 기업들도 이제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른바 창의 경영, 펀(Fun) 경영 등 기존 경영 방정식을 뛰어넘는 남다른 방법들을 통해 기업문화를 바꾸려고 하고 있다. ‘비즈니스 캐주얼’이란 명분으로 직원들 목에서 넥타이를 물게 해주거나, 광고나 디자인 같은 전문적인 업종에서나 볼 수 있던 편안하거나 특별한 근무복도 새롭게 도입하는 회사다 늘어간다. 단순하게 복장의 자유로움을 떠나 ‘캐주얼’ 자체가 조직문화가 된 기업도 있다. 편안하게 입은 옷, 즐거운 회사의 분위기 속에서 재미있게 일할 때, 자연스럽게 머리를 말랑해지고 감성은 촉촉해지며 사고는 유연해지기 마련이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펀 경영에 주목해야 한다. 펀 경영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은 직원들의 사기다. 이직률이 크게 떨어지고 업무 몰입도가 높아지며 능동적으로 일한다. 이런 변화가 실질적 성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없다. 2008년에도 국내에서 펀 경영 바람이 잠시 불었지만 그게 지속적이지 못했던 건 일시적 즐거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작은 것 하나부터 지속적으로 실천하면서 조직문화 자체를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일터로 만들어갈 때 펀 경영은 성공할 수 있다. 직원들의 잠자는 감성과 숨겨진 창조성이 화들짝 놀라 깰 수 있도록 일터 곳곳에서 큰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하자.
미옥씨 네이버 블로그 바로가기(클릭) / http://blog.naver.com/miok2223
미옥씨 페이스북 바로가기 (클릭) / https://www.facebook.com/jeonmiok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가상통화의 미래, 어떻게 생각하세요?

  • 현대판 튤립 투기이며 화폐로 인정받지 못할 것 713명 59%
  • 결제·지급 수단으로 인정받아 은행 대체할 것 493명 41%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