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지 않아도 좋은 관계의 기술

입력 2014-04-21 08:00 수정 2014-04-11 18:55
직장생활은 조직이나 개인이 뚜렷하게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는 조직생활이다. 회사는 회사만의 목적과 목표가 있고, 그 회사의 직원들도 자기 나름대로 목표가 있다. 취향과 취미가 같은 사람들도 아니고 조직이 원하는 일을 할 사람들이 다양하게 모였기 때문에 마음 맞추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나쁜 관계의 시작은 기본을 벗어나면서부터 생긴다. 기본만 잘 지켜도 평균 이상 좋은 관계를 체감할 수 있다. 꼭 친해야만 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기본의 기준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고 그 기준에 맞춰 자신만은 잘 지키고 있다고 살짝 오해하는 것이다. 위를 향한 기본 : 인정하는 팔로어십 원숭이와 쥐를 가지고 실험을 했다고 한다. 어려운 작업을 준 관리직 원숭이가 십이지장에 구멍이 생겨서 죽어버린 것과 달리 평사원 역의 원숭이에게서는 장기 이상을 볼 수 없었다. 반대로 쥐는 평사원 역에게 어려운 작업을 주고 관리직에게는 비교적 쉬운 작업을 주었더니, 평사원 역이 위궤양에 걸리기 쉬웠다. 그러나 곧 관리직 역에 어려운 작업을 부과하자 역시 관리직 역에서 위궤양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 쉬운 일이고 어떤 일이 어려운 일인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부하가 우리 상사는 하는 일 없이 부하의 공이나 가로채면서 월급을 받는다고 느낀다면 답이 없다. 그런데 평사원에서 첫 관리직에 오른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을 종합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잠이 안 온다. 이제쯤 조금은 쉬엄쉬엄 일해도 될 줄 알았는데, 실적과 관리의 압박과 부담은 상상을 초월한다. 평사원 때 상사에게 좀 잘할 걸 싶다.”
상사가 꾸는 악몽은 이해할 수 없어도 상사의 위상은 인정해야 한다. 이것이 윗사람, 상사를 대하는 기본 자세다. 아무리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조직이 필요하다고 뽑아 올린 사람이다. 기본적인 자질이나 능력은 갖추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상사가 말도 통하지 않고 안하무인인 건 그에게 인정 욕구가 채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상사 역시 부하만큼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데, 자신을 마음 속 깊은 데서는 인정해주지 않는 부하들의 눈치를 모르는 게 아니다.
상사의 고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자. “요즘 힘드시죠? 제가 뭐 도울 일이 없을까요?” 어려워하면서 굳어 있는 것보다 스스럼없고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태도를 보이는 부하직원이 상사는 더 이쁘다. “그래도 과장님이 한번 체크해주셔야 안심이 되죠. 바쁘시더라도 한번 봐주세요.” 이런 말 어렵지 않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으로 만드는 건 상사가 아니라 어쩌면 자기 자신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대부분의 상사는 어려워할 필요가 없게 열려 있고 호의적이다. 아래를 향한 기본 : 권위를 내려놓은 오픈리더십 부하는 열심히 일한다. 그들은 상사의 눈에 들기 원하며 능력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은 욕구가 간절하다. 그런데 상사는 대부분 마음이 차지 않는다. “하여간 요즘 젊은 친구들은…”으로 시작하는 말은 윗사람이 자신의 고리타분함을 증명하는 말일 뿐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젊은이가 기성세대의 눈에 찬 적은 없다. 이집트 고대 상형문자에도 ‘요즘 젊은 것들 참 큰일이다’라는 메시지가 있다고 한다. 상사는 부하에게 늘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열심히 무슨 말인가를 늘어놓지만, 부하들은 대부분 잔소리로 듣는다.
말은 줄이는 대신 마음을 열고 권위를 내려놓으면 된다. 부하보다 축적된 경험이 많다는 것으로 부하를 무조건 부족한 사람으로 봐선 안 된다. 많은 젊은 직장인들이 꾸준히 자기계발에 힘쓰면서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이걸 아는 의식 있는 상사는 부하들 앞에서 긴장한다. 생각해보면 상사는 어쩌면 과거보다 더 어려운 부하관리에 직면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 속 열정의 불을 지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월급 많이 준다고 해서 회사에 충성하지도 않는 젊은 부하들에겐 “요즘 젊은 친구들은 대단해” “요즘 젊은 친구들한텐 배울 게 많아”라고 말할 때 부하는 눈을 반짝인다.
부하에게 잘못된 점을 지적하기 전에 꼭 잘한 점을 먼저 찾아야 한다. 칭찬하고 격려하는 과정에서 부하는 더 잘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긍정 에너지로 힘을 모은다. 그렇게 되면 상사가 원하는 일의 생산성에도 맞출 수 있게 된다. 칭찬과 격려는 힘 안 들이고 부하를 힘쓰게 만든다.
그 모든 인간관계가 안 중요한 게 없지만, 그 중에서 부하나 후배는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와 다름없다 “내가 지금 직장생활 잘 살고 있는 건가?” 하는 회의에 빠질 때, “지금 회사에서 나를 진심으로 믿고 따르는 후배는 누군가?” 하고 다시 자신에게 묻는다면 답이 나온다. 부하는 업무적인 부분과 인간적인 부분에서 존경할 부분을 가진 상사를 따르게 되어 있다. 눈빛을 반짝이며 나를 따르는 부하는 내가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잣대이다. 그의 눈빛을 주목하자. 좌우를 향한 기본 : 선을 지키는 파트너십직장동료 사이의 친분은 어디까지가 적당할까. 친할수록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속속들이 사생활까지 아는 사이가 이상적인 관계라고 할 수 없다. 남들은 서로 못 친해져서 야단인데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 어떤 관계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적당한 거리와 선이 필요하다. 이게 없으면 어느 순간 배려와 예의를 잃기 쉬운데 겉은 원만해도 속으로 보이지 않게 곪는 관계가 될 수 있다. 서로 치사하거나 째째해 보일까봐 할 말도 못하고 끙끙거리는 관계가 되어버린다.
적당한 거리와 선이 만드는 긴장감은 업무에 있어서 중요하다. 긴장하는 관계여야 남에게 피해 안주려고 노력하고 자기 업무를 성실하게 해낸다. 직장에서 좋은 인간관계를 기대한다면 무엇보다 자기 업무를 깔끔하게 해내는 것이다. 자신으로 인해 남에게 피해가 간다면 아무리 성품 좋은 사람이라도 좋은 평판을 받기 어렵다. 일단 자기 업무를 똑부러지게 하고 예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서로 호칭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아무리 친해도 형, 언니, 오빠 같은 호칭은 쓰지 말아야 한다. “○○씨” “○○선배”라는 호칭이 익숙해져야 한다. 호칭은 행동을 결정하는데, 정중하게 제대로 된 호칭을 쓰는 가운데 경우 없는 행동이 나오기는 어렵다. 뻔뻔스럽게 누군가에게 일을 맡긴다거나 하나의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자기 맡은 일을 게을리 하다가 마무리 때 가서 무임승차하는 일 같은 것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직장동료는 파트너십이 가능한, 상식적인 사람이면 제일 좋다. 정말 좋아하는 동료일수록, 오래도록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선을 지키고 예의를 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거기에 내가 먼저 베푼다면 금상첨화다. 남이 나에게 어떻게 해주길 바라기 전에 나는 남에게 어떻게 하고 있나를 생각하며 한 발 앞서 베푸는 행동은 좋은 인간관계를 꿈꾸는 모든 사람의 기본 자세일 것이다.미옥씨 네이버 블로그 바로가기(클릭) / http://blog.naver.com/miok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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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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