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처럼 빈틈없게 개미처럼 신뢰하며

입력 2014-04-18 08:00 수정 2014-04-11 18:55
작은 회사는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한다. 한 사람이 영업도 하고 회계도 보고 또 다른 일도 한다. 하지만 회사가 크면 클수록 일은 세분화되어 있다. 자기 업무가 정해져 있고 그것만 잘해내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내 업무만 잘 한다고 회사가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발전하지 못하면 조직의 개인도 성장하기 힘들다. 각자 업무를 나눠 일하되 끊임없이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혼자인 사자는 사냥에 실패한다동물의 세계를 보여주는 생생한 다큐멘터리가 보는 사람을 긴장시킬 때는 단연 사냥할 때다. 사냥하지 못해 며칠째 새끼 사자들이 제대로 먹지 못한 것을 아는 우리는 전력 질주하는 숫사자를 응원하다가도, 안 잡히려고 사력을 다해 달려보지만 사자 무리의 치밀한 협동작전으로 결국 잡히고야마는 사슴의 모습이 안타까워 눈을 돌리고 만다. 도망치지 않으면 잡혀먹고 잡아먹지 않으면 굶어죽는 냉정한 생태계 현실에서 누가 나쁘고 누가 더 선한가를 구별하는 것은 그 순간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사자가 맹수이긴 하나 덩치가 제일 큰 동물도 아니고 가장 빠른 동물도 아니다. 그런데도 초원의 제왕으로 불리며 모든 동물을 두렵게 만드는 큰 이유는 맹수임에도 드물게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함께 사냥하기 때문이다. 자기보다 덩치가 몇 배나 큰 코끼리나 자기보다 오래 빠르게 뛸 수 있는 가젤을 사냥하는 것을 잘 보면 사자들은 서로 역할을 나누어 사냥에 참여하다가도 결정적일 때 함께 협동한다. 그렇다고 매번 사냥에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확률을 높일 수 있고 더 큰 먹잇감을 잡을 수도 있다.
사람이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이유도 이와 같다. 넓은 세상 뭐든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지만 고도로 분업화된 현대사회에서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밥 한 그릇, 반찬 한 접시를 제대로 만들어 먹으려면 다른 많은 사람의 수고가 필요하다. 아 역시 다른 사람을 위해 땅에서든 공장에서든 어디서든 내 노동력을 보태야 한다. 더구나 사람은 사자와 다르다. 사자는 배만 부르면 되지만 사람은 밥 한 그릇 반찬 한 접시로는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의식주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까지 두루 편리하고 풍요롭게 누리며 사는 것을 꿈꾼다. 그런데 큰 것을 원할수록 능동적으로 협력하지 않으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신뢰하지 않으면 토끼에 만족해야 한다프랑스의 계몽주의 철학자 장 자크 루소는 힘을 모아야 할 때 자기 역할에 ‘구멍’을 만드는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되는지 ‘사슴 사냥’에 빗대어 말했다.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사슴을 사냥해서 나누어 먹기로 했다. 각자 사슴이 나타나면 해야 할 행동들을 나누어 연습하고 사슴이 나타날 만한 곳에 가서 조용히 기다렸다. 그런데 기다리는 사슴은 안 오고 갑자기 토끼 한 마리가 나타났다. 이 때 한 사람이 사슴을 잡기 위한 자기 포지션을 벗어나 토끼를 쫓는다. 그 사람은 토끼를 잡아 자기 식구는 배불릴 수 있었지만, 자신의 역할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결국 모든 사람의 배를 불리게 할 사슴을 놓쳐버리게 된다. 개인의 이익을 얻기 위한 한 사람의 행동이 모두의 이익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물론 포위 대열을 촘촘히 하고 잘 준비했다고 해도 사슴이 오지 않으면 말짱 헛일이다. 또 사슴이 나타났다 해도 백퍼센트 사냥에 성공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하지만 토끼 한 마리를 잡는 것보다 큰 사슴 한 마리를 잡아 나누는 것은 더 큰 이익임이 분명할 때 어떤 경우든 사냥꾼들은 약속대로 협력해야 한다. 내가 협력을 안 해서 나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협력을 안 하면 그 조직 전체가 피해를 입는다.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과연 이렇게 한다고 사슴을 잡을 수 있을까?’라고 의심하고, ‘내가 토끼를 안 잡는다고 그 토끼를 본 다른 사람들도 과연 모두 안 잡을까?’ 하고 또 의심하는데 있다. ‘잡을 수 있다. 오늘 못 잡으면 내일은 잡을 수 있다’고 믿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도 잡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결코 혼자 잘 먹겠다고 잡지 않을 것이다. 왜냐? 우린 사슴으로 더 오래 고기를 먹을 거니까’ 하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쉽게 이런 생각이 안 드는 이유는 주인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주인처럼 하지 않으면 옛날 어느 나라의 왕이 공주의 결혼을 앞두고 말했다. “내일 큰 잔치를 열 것이다. 고기와 다른 음식은 내가 다 마련할 테니, 백성들은 마실 포도주만 각자 한 병씩 가져와 왕궁 앞에 준비한 큰 항아리에 쏟아 붓도록 해라. 그리고 마음껏 떠서 마시도록 하라” 다음날 왕이 백성들이 채운 큰 항아리의 포도주를 맛보았다. 그런데 웬 걸? 완전히 맹물이었다. 사람들은 항아리에 포도주를 부을 때 저마다 생각했다. ‘나 하나쯤 물을 넣는다고 표 나기야 하겠어?’
백성이 결국 나라의 주인임에도 백성들은 노예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가 안 해도 누군가는 하겠지’ ‘나만 열심히 한다고 누가 알아주나?’ ‘나도 하기 싫은데 다른 사람들이라고 열심히 하고 싶겠어?’ 이런 생각이 결국 서로 믿지 못하고 비협조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누가 뭐라든 그래도 나부터 잘해야 한다는 주인의식, 그리고 혼자 열심히 일할 때의 힘이 100이라면, 여럿이 힘을 모을 땐 내 힘이 타인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150~200의 효과는 낸다. 이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너지 효과다. 각자 자기 역할과 기능이 있어서 분업을 하지만 하나의 상품, 하나의 조직 목표를 위해서 능동적으로 협업을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개미들은 왜 그런지는 몰라도 협업에 충실하게 길들여진 동물들이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한 마리가 먹이를 찾으면, 바로 다른 개미들이 모여들어서 먹이를 잘라서 자신들의 둥지로 가져간다. 너무나 질서정연하게 가져가는 모습이 신기해 짓궂게 이 행렬을 인위적으로 흩어놓으면 잠시 길을 잃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내 재정비해서 다시 질서정연하게 먹이를 나르기 시작한다. 무슨 대장 일개미가 있어서 일사분란하게 진두지휘하는 것 같진 않다.
많은 수의 개미가 하나처럼 움직이는 행동은 개미들의 집단행동은 인간이 다 풀 수 없는 수수께끼지만 기본적으로 각각의 개미들이 서로를 신뢰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비록 본능일지 모르지만, 누군가가 나를 도울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없다면 개미들의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개미들은 서로를 신뢰하는 것처럼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신뢰하지 못하면 협업이 되지 않는다. 서로 마음을 열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힘을 모으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설령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회사의 리더들은 능력에 따라서 그 사람의 강점에 따라서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일이 중요한 업무다. 그러한 리더를 신뢰하며 부지런하게 조직의 목표를 향해 집중력 있게 일을 해 나가야 한다. 나 자신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버리고, 나는 뭘 잘 못한다는 생각도 버리고 동료들과 소통하고 신뢰를 단단히 한다면 조직 전체의 큰 이익으로 나갈 것이다. 그것이 곧 자신의 이익이기도 하다. 미옥씨 네이버 블로그 바로가기(클릭) / http://blog.naver.com/miok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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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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