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 웃음을 돌려주라

입력 2014-03-05 09:00 수정 2014-02-24 15:57
 









직원에게 웃음을 돌려주라

우리나라 직장인의 현실은 한 마디로 ‘웃음기 싹 가신’ 표정으로 하루 종일 일한다. 집에 머무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데, 조사 결과 10명 중 3명 이상이 직장에서 웃지 않는다고 대답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인크루트가 직장인 7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36.7%가 하루 동안 ‘회사에서 거의 웃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적지 않은 직장인이 무미건조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평균 ‘1번 웃는다’가 12.5%, ‘2번 이상~5번 미만’이 33.8%로 나타나, 절반을 훨씬 초과하는 82.9%가 하루 평균 겨우 5번 미만으로 웃고 있다고 답변했다. 회사에서 근무하는 시간은 ‘9시간 이상~10시간 미만’이 37.4%로 가장 높은 분포도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직장에 있는 오랜 시간 동안 거의 웃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직장에서 웃는 것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무려 75.4%가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웃는 일이 직장생활에 윤활유가 된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실제 웃는 일은 극히 적다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이 사원들에게 웃을 일을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직장인의 조직 및 업무 만족도, 소속감, 충성과 헌신도 등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긴장하고 조직문화를 살펴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농사일을 하면서 농요를 부르고 농악을 했었다. 힘든 일을 힘든 줄 모르면서 하기 위해,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조금 더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울리며 즐기던 것이 지방마다 절기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남아 지금도 전승되고 있다. 일이든 공부든 재미있어야 계속 흥미가 생기고, 즐거워야 안 시켜도 자발적으로 하고 더 잘하고 싶어진다. 그러다보면 새로운 생각, 좋은 아이디어도 더불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즐겁고 재미있는 기업문화 속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은 직원들의 사기다. 이직률이 크게 떨어지고 업무 몰입도가 높아지며 능동적으로 일한다. 유쾌한 사람이 생산적인 노동력을 만들고, 의욕이 없거나 시무룩한 사람은 비생산적인 노동력을 만든다. 이런 변화가 실질적 성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없다. 2008년에도 국내에서 펀경영 바람이 잠시 불었지만 그것이 지속적이지 못했던 건 일시적 즐거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작은 것 하나부터 지속적으로 실천하면서 즐겁고 재미있는 문화 전통을 만들어갈 때 성공할 수 있다. 직원들의 잠자는 감성과 숨겨진 창조성이 화들짝 놀라 깰 수 있도록 일터 곳곳에서 큰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람은 본래 잘 웃게 태어났다. 그들에게 웃음을 돌려주는 것인 열쇠다.





위로부터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아래를 향해 그냥 웃자, 즐겁게 일하자고 캠페인만 해서는 안 된다. 경영자의 권위와 미래에 대한 비전 그리고 결단력이 과거 기업경영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었던 것과 같이, 시대에 맞게 경영자나 리더들의 인식 변화가 가장 먼저 필요하다. 경영 윗선에서 정색한 채 근엄하게 일하면서 부하직원들에게 “웃어라, 괜찮다. 웃으며 일해라”라고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어떤 환경을 만들어야 할까 고민하고 실천하는 리더들의 배려로 직원들이 물 만난 고기 같은 분위기 안에서 맘껏 자기 재능과 능력을 펼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경영자나 리더 모두가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허브 켈러허나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처럼 기상천외하고 우스운 퍼포먼스를 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통을 방해하는 불필요한 권위의식은 조금 내려놓을 필요가 분명히 있다. 윗사람들이 목과 어깨에 힘을 빼지 않고 웃지 않는데, 어떻게 부하들이 웃을 수 있을까.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면 먼저 직장상사의 컨디션 날씨부터 살핀다는 직장인이 많다. 날마다 직장인들은 상사의 감정과 행동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늘 표정 없이 우울한 리더는 사무실 전체를 우울하게 가라앉게 하며, 자제심이 강하고 냉철한 리더는 사무실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든다. 리더가 자주 웃고, 기분 좋은 분위기를 만들면 팀원들 또한 웃게 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팀은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더 좋은 성과를 낸다. 부하 직원의 문제점을 지적을 하면서도 밝고 긍정적이며 미소 띤 얼굴로 말하는 상사 아래 있는 직원들이, 잘했다고 하면서도 뭔가 못마땅해서 찌푸린 표정으로 말하는 상사 아래서 일하는 직원들보다 업무성과가 더 높다.



영향력 있는 리더는 유머와 유쾌함이 가득한 분위기를 통해 부하들의 동기를 이끌어낸다. 하지만 그 전에 자신이 먼저 즐겁지 않으면서 남을 즐겁게 만들 수는 없다. 직원들을 웃게 만들고 싶다면 자신부터 시원하게 웃을 수 있어야 한다. 직장생활에서 재미있는 것을 생각하고 찾아내며 그것을 여럿이 함께 나누고 공유하려는 여유와 배려가 있을 때 남들에게 전염되는 웃음을 전달할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머러스한 행동이 자연스럽지 않다. 남에게 웃음을 안기는 것은 고사하고 자기 스스로 웃는 것도 어색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웃기고 웃는 일이 속없어 보이고 가벼워 보인다는 고정관념이 사람들을 일관되게 진지하고 엄하게만 만든다. 기업의 리더들은 그러나 분명히 젊은 직장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분위기를 원하는지 알고 바꾸어 나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성장도, 어떤 혁신도 어느 시점에서 한계가 드러날 것이다. 조직의 리더부터 스스로 먼저 즐거워지고 그 즐거움의 동력이 힘을 받으면 타인과 조직을 변화시키는 일은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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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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