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동료였을까?

입력 2012-01-31 09:00 수정 2012-01-31 09:45
 “나는 한 해 동안 내 동료들에게 어떤 사람이었을까? 인상적인 사람이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진지한 생각은 새해 계획과 목표 수립에도 많은 힌트와 영감을 줄 것이다. 내가 직장인으로서 동료로서 주변 사람과 어떻게 살아왔느냐는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함께 주기 때문이다. 

# 그 모든 관계의 윤활유를 잘 썼나?
집 주변에서 혹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모르는 어린아이에게 “안녕하세요”라고 말과 함께 대뜸 배꼽인사를 받은 경험이 한번쯤 있을 것이다. 너무 귀여워 그 아이를 기억하게 된다. 모든 관계는 서로 잘 모르는 사이라도 인사성 하나만으로도 ‘묻지마 호의’가 가동된다. ‘당신과 잘 지내고 싶다’는 메시지가 은근하게 들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출퇴근 시간의 인사, 밝은 얼굴은 기본이다. 여기서 더 넓은 의미를 가진 인사 센스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감사나 사과를 경우 바르게 처리하는 것도 중요한 인사성이다.
우린 어떤 사람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도와준 것도 없으면서 한 턱 내라고 한다. 그런데 또 그 사람은 기분 좋게 한 턱 낸다. 이게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우리 문화인데, 동료 중의 한 사람이 한턱냈을 때는 어색하지 않게 감사나 성의를 표하는 것도 인상적인 인사성이다. 하지만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고 그에 준하는 선물을 준비하거나 “지난번에는 내가 얻어먹었으니 이번에는 내가 한턱낼게” 하며 되갚으려는 자세는 상대의 유쾌한 호의를 무시하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냥 이야기 도중에 “그날 정말 맛있었어요”하는 말로 성의를 표하거나, 내게도 작지만 좋은 일이 있으니 함께 축하해 달라며 간단한 이유를 붙여 식사를 하면 상대방의 마음은 편하고도 따뜻해질 것이다.
특히 사과는 그때그때 한다. 타이밍을 놓치면 진짜 사과할 일이어도 입을 떼기가 실로 어렵다. 작은 실수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과하고, 만약 큰 실수로 남의 업무를 망치게 된 경우에는 무엇보다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제가 어떻게 사과드리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평소 나의 유쾌한 호의를 퍼뜨려보는 것은 어떨까. 지나치게 낙천적일 필요는 없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매번 다른 동료를 선택해 친절을 베푸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 주엔 특별한 이유 없이 라이벌 동료에게 커피 한 잔을, 그 다음 주에는 전 주에 내게 도움을 준 사람에게 감사의 표시로 카드를, 그리고 상대방은 잘 모르지만 은근히 내게 힘이 되는 어떤 동료에겐 한 해 동안 고마웠노라고 짧은 편지를 쓰는 것이다.

# 배움에 적극적이고 일할 때 충분히 배려했나?
세상의 모든 사람이 스승이다. 뭔가 잘못하고 있는 사람에게서도 배울 점이 있다. 그 잘못하고 있는 데서 개선해야 할 방법을 찾고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아무리 마음을 열려고 해도 도통 마음에 들지 않는 동료가 있다면, 일단 그 사람을 찬찬히 관찰하며 배울 점을 찾는다. 한 가지 사실만을 보고 상대를 평가하고 다른 것도 저럴 것이다 하며 일반화하지 말고, 상대의 행동과 업무 패턴을 자세히 나누어보면 좋은 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사람은 사석에서는 정신없이 말해도 회의 때는 차분하게 말 잘 하더라”, “저 사람은 큰일의 교통정리를 잘한다. 업무를 잘게 나누어 금방 시작할 수 있게 하는 재주가 있다” 하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배울 점을 발견하면, 내게 거슬리던 단점도 어느 새 희미해진다. 마음의 벽도 차츰 허물어질 것이다.
업무를 진행할 때는 일의 순서를 잘 지켜야 한다. 자신 혼자서 회사의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없는 이상 업무 관행과 특정 업무를 담당하는 이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 동료와 함께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다면 진행 사항이나 업무의 문제에 대해 그가 모르게 상사에게 보고하는 것은 좋지 않다. 공동 업무에 대해서는 상호간 충분하게 상의한 후에 일을 진행시킨다.
직장생활에서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잘 이해해 주는 동료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어찌되었든 현실적으로 나와 가장 많은 일을 하는 동료와 잘 지내야 업무 능률도 오른다. 평소 잘 지내오다 자신이 개인적인 일로 기분이 상했다고 해서 동료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이나 말을 보이면 그동안의 관계는 금세 허물어지게 마련.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동감을 표시하고, 질문을 하는 등 상대방과 자신의 거리를 좁힐수록 일의 생산성도 높아지고, 정보를 공유하기도 쉽다.

# 말하기 전에 충분히 묻고 들었나?
직장의 동료관계는 냉혹할 수 있다. 그래도 그 안에서 우정을 만들고 혹 사정상 직장을 떠난 동료와도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열쇠는 서로 수평적인 파트너 관계에서 서로 좋은 도움과 영향이 되는 자극을 주고받아야 한다. 단순히 업무적인 도움이나 영향도 좋지만 그보다 서로 더 가치 있게 느끼는 것이 ‘관심’이다. 그 사람의 취향, 취미, 관심사,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갖고 물어보면 한결 가까워진다.
그런데 조심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 한 가지 있다. 드라마를 보면 부부싸움을 한 친구의 푸념을 들어주고 맞장구치며 거들다가, 갑자기 친구가 “그래도 넌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해서 분위기 냉랭해지는 걸 볼 수 있다. 동료 사이도 마찬가지다. 해결해주기보다 들어주고, 내 생각을 말하기보다 물어봐주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훨씬 좋은 경우가 많다. 앞서 말한 대로 사람들은 누구나 그들의 의견을 물어봐주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질문으로 관심을 표하거나 질문으로 상대를 중요한 사람임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좀 봐주세요. 기획서에 뭐가 빠진 것 같지 않아요?” “이런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좋을 것 같아요?” 당신의 한 마디가 귀중하다는 데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 일단 듣고 난 뒤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해도 의견을 준 사람에게 감사하다는 표현을 잊지 않는다.
특히 자신보다 오래 근무한 동료는 좋은 파트너이자 가이드가 될 수 있다. 업무적인 문제에선 훨씬 물어볼 것이 많다.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눈여겨보고 좋은 점이 있으면 보고 배우다가,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일일 경우에는 서슴지 말고 묻는다. 내가 모르는 부분이거나 생각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우선이다. 내가 모르는 일이라고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인 생각부터 표현하기보다는, 내 의견만 옳은 것이라는 방식은 피하면서 나의 좋은 의견을 잘 표현하는 방향으로 말하자.
인간관계는 하루아침에 떼돈이 생기는 복권이 아니다. 오히려 꾸준히 적립금을 늘려가는 보험에 가깝다. 그래야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일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동료들과 꾸준히 교감하고 소통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아야 한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도로교통공단> 사보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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