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아끼거나 시간을 아낌없이 쓰는 이유

입력 2012-01-20 09:00 수정 2012-01-20 09:00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얼마 전에 끝났다. 공부는 평생 해야 하는 거라는 말을 하면서도 우리 교육은 공부의 최종도착지가 늘 대학시험처럼 되어버렸다. 그래서 지나친 긴장 때문에 평소에 하지 않은 실수도 하고 아는 문제도 틀린다. 그 중에서도 ‘시간조절 실패’는 수능을 봤던 대학생들에게 ‘수능 볼 때 가장 많이 한 실수는?’이란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각 과목 영역의 문제마다 시간의 안배는 조금씩 다 다를 텐데, 평소 연습했던 것보다 잘 안 된 사람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다. 아는 문제 틀린 것만큼 안타깝고 속상한 일이다.

우리가 살면서 뭔가 한 단계, 혹은 한 가지 이상의 성취를 위해서는 절대 시간이 있다. 적어도 그만큼은 해줘야 하는 최소한의 시간. 시험에서 시간 관리에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문제의 난이도를 빨리 파악하고 그걸 해결하는 시간까지 감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여러 가지 유형의 문제를 많이 접한 사람이다. 여러 유형의 문제를 무수히 풀어온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이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터닝포인트> <블링크> 같은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 말콤 글래드웰이 2008년에 쓴 <아웃라이어>에는 10,000만 시간의 법칙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사람들이 한 분야에 성공하기 위해서 적어도 10,000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영국의 전설적인 그룹 비틀즈 같은 이들이 성공하기까지 적어도 자기 분야에서 10,000시간 정도의 훈련과 경험을 쌓았다는 것을 글래드웰은 환기시키고 있다.

세계를 빛낸 우리의 자랑 발레리나 강수진, 피겨 여왕 김연아, 마린보이 박태환 역시 모두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많은 연습과 훈련을 했을 것을 생각하면 정말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가까이서 볼 수 없는 이런 유명인들이 아니라도 우린 가까운 곳에서도 무수한 전문가를 만날 수 있다. 몇 단씩 쌓아올린 식사 쟁반을 머리에 가뿐히 이고 뭐 한 가지 떨어뜨리지 않고 배달을 하는 식당아주머니, 골목길에 앉아 수다를 떨면서 손은 보지도 않고 밤을 몇 초에 하나씩 까는 밤 까는 할머니, 캔을 한번 가볍게 두드려보는 것만으로 내용물이 상했는지 다른 문제가 있는지 척 알아보는 캔 상품 검수인 같은, 자기 분야에서 오래 숙련된 전문가들은 우리는 주변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을 소개하는 인기 프로그램이 <생활의 달인>인데, 보통 이들은 대부분 자기 분야에서 10년 정도 종사해왔다. 10년 동안 이들은 같은 일을 얼마나 반복했고 얼마나 많은 시간 같은 일을 했을까?

우리가 살면서 이루는 어떤 성취나 탁월한 전문성은 어느 날 갑자기 한꺼번에 벼락치기해서 얻을 수 없다. 시간을 적절히 안배해 그저 오래도록 꾸준히 집중해서 이룰 수 있는 가치들이다. 발레리나 강수진은 말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일상은 단순하다’고. 그녀 자신도 하루 일과가 식사하고 연습하고 좀 쉬었다가 연습하고 오직 연습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상이다. 다른 취미를 가질 필요성도 노력도 별로 하지 않고 자기 분야를 숙련시키는 데 온전한 하루와 그 하루가 모인 평생을 바친다.

한 분야에서 1만 시간을 들여야 나오는 어떤 탁월함과 전문성. 평범한 사회인은 늘 꿈꾸는 일이다. 그것이 직업적으로 자신을 얼마나 몇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해도 서서히 기울고 새해 계획에 대한 생각을 굴리는 시간이 많아질 즈음이다. 자신의 직업적 성취를 가져올 전문성을 기를 계획을 해마다 하지만 잘 안된다고 하소연하는 이들도 많다. ‘나도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남들 다 하니 나도 해야 하지 않을까’에서 시작하는 계획은 실패한다. 경험상 무엇이든 자기만의 목적을 가질 때 더욱 행동이 빨라지고 적극적이 되지 않던가? 새해의 목표, 자신만의 비전, 꼭 해내고 싶은 일 등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내면의 열정을 찾아보자. 외부의 자극이 없어도 내적인 동기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면 인생의 마라톤 경주에서도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내가 시간 관리를 잘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혹은 “시간 관리를 잘해서 얻고 싶은 목적은 무엇인가?”이다. 분명한 건 내면적으로 깊은 열망에서 나온 것이어야 한다. 시간 관리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간을 잘 관리하여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가 더욱 중요하다. 그것이 성공한 사람들이 빈틈없는 하루를 살면서도 지치지 않는 비결이 아니었을까.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국방과학연구소> 사보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174명 35%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318명 65%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