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표현하는 것이 저축이다!

입력 2012-01-16 00:00 수정 2012-01-16 00:00
가족보다 어쩌면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직장동료. 가족만큼 서로를 사랑과 이해로 보듬고 협력해야 하는 관계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우군이면서 때로 가장 치열한 경쟁 상대이기 때문에 그 관계가 마냥 편할 수만은 없다. 그래서 실제 마음과 달리 전략적이고 정치적인 말을 구사하거나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타이밍을 놓치기도 한다. 연말연시에는 이런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잘 매듭짓거나 시작하는 것이 일을 잘 매듭짓는 것만큼, 아니 어쩌면 더 중요하다. 동료와 사이가 좋아야 협업도 잘 되고 능률도 잘 오른다. 아껴서 좋은 건 따로 있다. 지금은 동료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할 때다.

# 관계의 연말정산을 할 때
남극의 황제펭귄들은 추위를 달래기 위해 수천 마리씩 한 곳에 모여든다고 한다. 수천 마리가 한 곳에 모이면 적당한 체온이 형성되는데, 이 때문에 펭귄들은 추위 속에서도 편안히 쉴 수 있고 잠도 잘 수 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무리의 바깥쪽을 교대로 지켜 안쪽의 펭귄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한다.
우리들도 그렇다. 안쪽의 펭귄들이 따뜻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건 바깥을 잘 지켜주는 동료펭귄 덕분인 것처럼, 올 한해 내가 잘 지낼 수 있었던 건 나 혼자서 잘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동료의 애정과 이해, 협력의 바탕에서 크고 작은 일이 일어났어도 원만히 잘 해결되어 연말을 맞게 된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자기 자신은 완전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완전하기를 요구하는 사람이 많다. 자기 자신은 친절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불친절에는 화를 내고, 자기 자신은 업무를 깔끔하게 흠결 없이 잘하지 못하면서 동료에겐 일을 못한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이제쯤은 나의 현재 모습이 그 지위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동료들의 도움과 협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겸손한 생각을 가질 때다. 동료를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동료에게 분명한 잘못이 있을 때도, 늘 처지를 바꿔 자신도 같은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상대방을 용서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실수를 덮어주고 힘들 때 감싸주는 마음,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동료를 위한 따뜻한 배려, 바쁜 동료를 위한 일 돕기, 별로 친하지 않은 동료지만 생일을 맞아 무심코 건넨 작은 선물들 하나하나가 동료를 감동시킨다. 조금 서먹한 관계에 놓여있다고 해도 너그러운 마음과 용기만 있다면, 단 한 번의 행동으로도 그 관계를 역전시킬 수 있다. 단 한 번일지라도 진심어린 화해의 제스처는 꼬인 관계, 서먹한 관계, 쌓인 관계를 수월하게 풀어줄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 시기가 되면 찜찜한 뭔가를 말끔하게 털어내고 정리하고 싶어진다. 용서 못할 것 같은 일도 용서할 수 있는 때고, 크게 미운 마음도 어느새 사그라져 있기 쉽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는 ‘관계의 연말정산’을 내가 먼저 시작하자. 나쁜 관계를 털어내면 좋은 관계가 생길 자리가 넓어진다.

# 사랑가, 혹은 응원가를 부르는 시간
‘아빠 힘내세요’는 1997년에 만들어진 동요지만 정작 창작동요대회에서는 상을 받지 못하고 2004년 기업광고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국민동요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외환위기 이후 절망에 빠졌던 아빠들에게 힘을 줬다는 평을 받았던 이 동요는 언제나 가족들이 아빠를 응원할 때 즐겨 부르는 애창곡이 되었다. 짧은 동요 한 곡의 힘은 대단하다.
조직사회에서도 이런 응원가는 동료애를 더욱 두텁게 만든다. 노래 한 곡, 말 한마디나 별 것 아닌 사소한 행동 하나도 동료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면 생각보다 큰 힘을 불어넣는다. 한 해를 보내는 시기엔 동료에게 평소에 쑥스러워 하지 못했던 말을 좀더 용기 내서 할 수 있고 듣는 사람도 더 특별하게 느낀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칭찬을 빠뜨리지 않는 건 기본이다.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과장님. 부족한 제가 불안하셨을 텐데도 일을 믿고 맡겨주셔서 정말 많이 배운 한 해였어요.”
“OO씨는 올해 가기 전에 신입사원 딱지 떼어도 되겠어요. 일을 맡겨도 이제 불안하지가 않아. 책임감 있게 일하고 돌발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잘 대처해서 놀랐어요.”
“부장님! 내색은 한번 안하셔도 힘든 한 해셨죠? 사모님 병환은 좀 차도가 있으신가요?”
사람은 서로 친한 사이라도 어렵고 괴로울 때 도와준답시고 자꾸 캐묻기보다 그냥 말이나 어떤 행동으로 기분 전환되는 일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워하고 감동한다. 평소 그렇지 않은데 유난히 기분도 기운도 없어 보이는 동료가 있다면 “이따 별일 없으면 점심 같이 하실래요? 우리 둘이 송년모임 간단히 해요. 일단 맛있는 거 배불리 먹고 그 다음 생각하시자구요”라고 한다면 상대방은 그 말 자체로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송년회 자리는 동료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기 좀 더 쉽다. 건배사를 할 때 특별히 생각나는 사람을 위한 칭찬과 감사의 말을 한다거나, 노래를 불러야 할 때는 가사에 의미가 있는 좋은 노래나 특별한 메시지가 있는 재미있는 노래로 선곡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감사와 사랑, 사과와 용서의 말을 전하고 싶은 특정 동료를 향해, 노래 전에 짤막한 감사 멘트와 함께 ‘OO씨를 위해 부르겠다’한다면 쌓인 게 있었던 관계든, 서로 이해하고 신뢰하는 관계든 거기서 한층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 음지의 동료에게 뜨거운 박수를
직장에서 가장 얄미운 동료를 꼽으라는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유형은 ‘힘들고 어려운 일에서 쏘옥 빠졌다가 그 일을 마치면 생색내는 사람’이다. 귀찮거나 까다로운 일, 웬만하면 서로 꺼려하는 일을 나서서 하지는 못해도 매번 거기서 빠지려고 약삭빠르게 행동하는 일은 가장 밉상이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며, 생각보다 그렇게 중요하지 않거나 큰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해도 크게 생색낼 일도 아니고 표도 나지 않는 일이다.
그렇지만 이런 일을 소리 없이 잘 해내는 사람들을 모를 것 같아도 동료들은 다 안다. 한 해를 돌이켜 생각하다보면 동료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생각에도 다다를 텐데, ‘요리조리 어려운 일을 피해서 주는 것 없이 얄미웠던 사람’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했지만 귀찮은 일 뒷설거지 다 해준 사람’ 등을 마음속으로 투표할 것이다. 자신들이 불편한 일, 피하고 싶은 일이 많이 안 했다는 생각에 미치면, 그 일을 소리 없이 해준 동료에 대한 고마움이 새록새록 생긴다.
어떤 일을 시원하고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해도 좋다. 솔선수범하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면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된다. 그런 동료가 있다면 아낌없이 칭찬하고 감사를 표현하자. 조직의 리더라면 이런 음지에서 애쓴 팀원을 잘 챙겨 여러 사람 앞에서 치하하는 세심함도 필요하다.
“OO씨는 제가 보기에 지난 일년 동안 표 안 나고 생색 안 나는 궂은일을 제일 많이 한 팀원입니다. 우리 팀이 큰 갈등 없이 여기까지 오는데 OO씨 힘이 제일 컸어요. 박수 한번 보내드립시다.”
동료에게 뜨거운 박수를 치면서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동료였나’를 생각해보는 데까지 이르러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져보자.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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