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일을 즐기며 하고 싶어요!

입력 2012-01-09 00:00 수정 2012-01-09 00:00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아, 이 얼마나 멋진 말이더냐. 하지만 피하지도 못하고 즐기지도 못하는 불쌍한 중생이 많은 세상, 나도 그 중에 하나다. 만날 기분 좋은 미소에 어려움 없이 일하는 것 같은 선배에게 “선배는 일하는 게 그렇게 즐겁냐” 물으니 그 역시 진부한 대답! “일이 즐거워서 하냐? 해야 하니까 하지?” 하지만 그 정도 표정관리가 되기까지 나름의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 나도 이제는 좀 힘들어도 프로냄새가 나게 일하고 싶다. 열정을 가지고 싶다.

Q. 정말 이런 말은 안 하고 싶은데, 제 상사는 두뇌 지수가 조류과이실까요? 무슨 일을 그렇게 두서도 없고 맥락도 없이 그렇게 시키는지 모르겠어요. 일을 즐길 틈도 정신도 없습니다. 제가 무슨 일을 왜 하고 있는지도 모를 때가 많은 걸요. 이거 하다가 저거 하다가 어떨 땐 하루에 한 가지 일도 마무리를 못할 때도 있어요. 내가 뭔가 주도적으로 일하고 마무리하고, 피드백을 하고 잘한 부분에 대해서 성취감도 느끼고 그래야 하는데 그런 게 없습니다.

J코치 -> 웃으면 안 되지만 이상하게 이런 상사가 많다는 하소연이 제법 있습니다. 일을 한 가지 지시하고 조금 있다가 또 다른 일을 지시하고… 그러니 부하들 입에서 ‘아우~ 지겨워’, ‘무슨 일이 해도 해도 끝이 없냐?’란 말이 절로 나오는 거죠. 근데 마음에는 귀가 따로 있습니다. 부정적인 말로 자꾸 자신을 얽매여 마음이 저항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자발성이 없을 때는 잘하는 것처럼 보여도 질질 끌려 다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일을 주도적으로 재미있게 하려면 과감한 가지치기가 필수입니다. 시간에 비해 업무량이 과중할 때는 제일 굵고 중요한 일만 확실히 수행해보세요. 업무량과 시간을 생각해서 일정이나 속도를 조절하는 일은 즐겁게 일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입니다. 당장 처리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과감히 물리고, 상사의 지시가 있는 일이라고 해도 더 중요한 일이 우선순위에 있다면 상사와 상의해서 마감을 좀 늦추도록 일정을 조정하세요. 할 수 있다고 덜컥 받아놓고 시간에 허덕이면서 마감도 못 맞추고 일의 품질도 떨어진다면 가장 중요한 신뢰감을 잃게 됩니다. 상사가 싫어서 말하고 싶지 않아도, 언쟁이 불가피해도 꼭 해야 할 일입니다. 일을 더 잘하기 위한 제안임을 알리고 대화를 한다면 잘 받아들여질 겁니다.

Q. 피하지도 즐기지도 못하는 일 중에서 가장 으뜸은 야근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일하는 스타일이 빠르지 못한 편이라 업무 외 시간을 좀 더 할애해야 평소 업무가 편안하지요. 스스로 필요에 따라 일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힘이 든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거기다 얼마 전에 부임한 신임 상사가 야근이 잦은 저를 보고 ‘아니, 업무시간엔 뭐했어?’ 하는 뉘앙스를 풍기는 말을 해서 마음이 많이 상했습니다. 다른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 말을 들으면 야근하는 부하를 상사들은 다 좋아한다는데, 야근하는 부하를 보며 격려는 못할지언정 꼭 말해야 하나요? 저라고 즐거워서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업무에 피해 안 주려고 책임을 다 하는 건데, 정말 이제 어떻게 됐든 야근 그만 할까 싶습니다.

J코치 -> 참 상사의 스타일도 여러 가지죠? 해도 난리, 안 해도 난리! 그런데 야근이 생활인 분들 정말 많습니다. 업무의 진행과정을 잘 모르는 신임상사라면 무턱대고 비효율적으로 일하는 무능한 직원 아닐까 생각하지 말고, 왜 그렇게 야근이 필요한 건지 한번 물어나 봐주시지... 님의 야속한 마음 십분 이해합니다. 님께서 짜증과 불만이 쌓이겠지만 조금 전략적으로 야근에 임해보세요. 낮에 열심히 하고도 오늘 안에 처리할 일들이 남아 있다면 확실히 알리고 시작하는 거죠. 먼저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혹은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 야근을 하게 되어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었노라고 사과하는 제스처 좀 필요한데, 적당히 상사가 들어주실 수 있는 타이밍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후 상사에게 야근을 하게 된 사유를 정확히, 구체적으로 밝히세요. 그러면서 야근과 맞바꾼 내 일상을 은근히 어필하는 귀여운 속보임도 있겠지만 그럼 좀 어떤가요? 일 열심히 하면 다 용서될 겁니다. 다만 그렇게 시작한 야근시간에 집중력 높여보겠다고 컴퓨터 게임 한 판, 머리 좀 식혀보겠다고 웹서핑, 스트레스 풀어보겠다고 메신저 수다 잠깐 떨다가 잘못해서 상사의 눈에 띄는 건 조심해야 합니다. 필요한 일일 수 있지만 당장 ‘낮에도 이렇게 일하는군’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졸음이 오거나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면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내 몸에도 좋고 상사가 보기에도 흐뭇할 걸요. 열심히 일하느라 어깨와 뒷목을 풀고 있는 부하직원의 모습은 어느 순간 짠하고 대견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Q. 저는 야근을 해도 좋을 때가 있어요. 상사가 일을 많이 줘서 야근이 불가피해도 싫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만큼 업무적인 일이라고 해서 다 괴로워하는 건 아닙니다.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일에는 열정도 생기고 집중력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 병은 마음이 약해서 거절하지 못하는 겁니다. 정말 하기 싫은 일이거나 일은 좋아도 해주고 싶지 않은 사람의 부탁은 죽어도 하기 싫으면서 결국은 맡고 말아요. 고맙다, 부탁 들어줄 줄 알았다, 일 잘한다고 소문났더라, 하는 칭찬을 쏟아 부으며 어느새 제 책상을 수북하게 일거리로 만듭니다. 관계가 악화될까봐 번복할 수도 없고 속으로만 끙끙 앓느라 일을 즐기기는커녕 스트레스 지수가 매번 최고치를 경신합니다. 늘 이렇게 이용만 당하는 저, 어쩌면 좋을까요?

J코치 -> 먼저 단도직입적으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정말 갖은 방법을 다 알려드려도 죽어도 거절을 못하는 분이 있지요. 어찌어찌 거절해놓고도 미안하고 불편하고 괴로워서 또 죽을 지경이 되실 겁니다. 그렇다면 본인이 마음을 바꾸셔야 하는데, 내가 이용당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무능하거나 너무 바쁜 사람들을 도와준 거라고 생각해보세요. 그냥 도와주기로 마음먹었으면 뒤돌아보지 않는 거예요. 앞에선 착한 사람 종결자이면서, 뒤에선 속 좁게 짜증내고 후회하는 건 더 나쁩니다. 다만 해주되 정확하게 선을 긋고 순서를 만들고 적당히 생색을 내세요. 사실 일의 책임이 명확하지 않게 일을 떠맡는 경우는 회사의 문화 탓도 있지만 ‘내가 안 하면 누가 하나?’ 하며 덮어놓고 오지랖 넓게 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먼저 님의 일에 분명한 우선순위를 만드세요. 누가 뭐래도 내 우선 순위 업무를 가장 먼저 체크하면 부탁하는 상대방에게 주도적으로 대처할 힘이 생깁니다. ‘못 해주겠다’는 말은 한 마디도 안 해도 됩니다. “해줄 수는 있는데 지금은 곤란하다. 내게 이런 중요한 일들이 있는데, 이 일을 마친 후에 해드려도 된다면 그때 해주겠다” 하고 말하는 거죠. 아니면 “오늘 부탁하신 건 언제까지 무엇만큼만 도와줄 수 있다”고 확실히 합의하에 하는 겁니다. 누구나 내 업무나 우선입니다. 안 해주겠다고 거절한 것도 아니고, 내 업무에 충실한 후에 해주겠다는데 누가 토를 달겠습니까? 그러니 내 계획 확고하게 세우기를 가장 먼저 해야 합니다.

Q. 30대 중반의 직장인입니다. 이제쯤은 업무를 리드미컬하게 해내고 후배들도 독려하면서 리더십도 발휘하고 좀 그래야 하는데, 저는 요즘 무슨 일이 앞에 주어지면 가슴부터 답답하고 몸이 무거워집니다. 일을 해낼 능력이 없는 건 아닌데 그냥 온 정신을 쏟아 몰입하는 게 미리부터 힘들고 지레 겁이 납니다. 한창 왕성하게 일해야 할 나이에 할 일만 뚫어지게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제 자신이 한심하네요.

J코치 -> 20대와 30대 초반에 너무 일을 열심히 하셨을까요? 정신적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어 보입니다. 보통 게을러지고 귀찮은 게 많고 의욕을 잃는 경우는 먼저 정신적인 부분에서 문제를 찾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의지력이나 정신력만 가지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백발백중 신체적인 것과 연결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체력이 달리니 피곤하고 귀찮고 엄두가 안 나고 게으른 모습을 보이게 되죠. 운동은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 자체가 두뇌를 활성화시키고 사람에게 의욕과 활력을 불어넣죠. 운동이 인생을 바꾼다는 말은 이 때문입니다. 삶과 일을 대하는 자세 전체를 바꿔놓지요. 살을 빼려는 동기든, 건강을 유지하려는 동기든 일단 꾸준히 운동을 해보세요. 가라앉은 마음이 확실히 상승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일도 스포츠게임처럼 해보세요. 일의 재미를 주는 방법인데, 성취도를 나타낼 수 있는 표를 만들거나 성과를 재는 척도를 만드는 겁니다. 스포츠처럼 미리 스코어를 정하고 그것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든지, 맞추었을 때 오는 보상 같은 것을 동료와 내기를 통해 동기부여를 하는 거죠. 이건 실제로 해보면 능률도 오르고 일을 언제 다했는지 모르게 빨리 끝낼 수도 있습니다.

●●● 학생시절에 공부하려는데 엄마가 ‘넌 공부 안 하니?’하면 갑자기 하기 싫어진다. 청소하려고 하는데 ‘방 좀 치워라. 방이 그게 뭐니?’하면 갑자기 손에 들었던 걸레를 내던지고 싶다. 직장생활에서도 내 의지와 주도권 없는 일은 능률이 오르지 않고 지겹기만 하다. 상사가 지시한 일이라도 일단 내 손에 일이 떨어지면 일정이나 방법, 순서 등을 다시 계획하고 조정해서 내 스타일로 만들자. 그리고 그 누구도 돈 터치! 이 일의 주인 행세를 톡톡히 하며 리드미컬하게 일해보자.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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