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내 업무, 금 넘어오지 마!

입력 2011-11-03 09:00 수정 2011-10-19 09:40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 아니면 무능한가? 평소 월급도둑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내게 주어진 업무만큼은 다른 사람 손이 가지 않게 깔끔하게 하는 편이다. 잔소리 들을 정도로 답답하지 않다. 나름 보기보다는 훨씬 바지런하다는 소리도 듣고 센스 있다는 말도 듣는데 왜 그리 지방방송은 야단인지 모르겠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 우리 엄마한테도 잔소리도 안 들은 지 오랜데 이제 그만 듣고 싶다. 그리고 외치고 싶다. “너나 잘 하세요!”

Q. 회의시간이 특별히 즐거울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저는 팀원 중 한 사람 때문에 회의시간이 정말 싫습니다. 제 옆자리 동료 때문인데 일 욕심이 과하다 못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든요. 회의를 할 때면 언제나 목청 높여 의견을 피력하는 통에 자기 혼자만 일하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무슨 그렇게 의견이 많은지 남의 말을 들을 생각도 없어 보여요. 아니, 남이 말할 시간도 빼앗아가는 것 같아요. 늘 자기 성과는 최대한 부풀려 이야기하는데 요즘은 그것도 모자라 그가 자기가 맡은 일은 물론, 제 업무까지 넘본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담당자로서는 분통이 터지는 일이죠. 제 업무를 빼앗아가려는 커리어 리스트에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A. 이런 사람에겐 누군가 쓴 소리 좀 해주었으면 하는데 안 할 겁니다. 섣불리 그러지 못하는 이유가 상사가 보기엔 가장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열정적인 부하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사는 모르고 두 사람은 아는 은근하면서도 강력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일단 동료가 회의 때마다 목소리를 높인다면 님은 두 가지 버전의 제안을 미리 준비하고 회의에 들어가세요. 언제든 더 좋은 의견에 손을 들어주는 상사로선, 한 가지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하는 사람보다, 조용히 경청하다가 A안과 B안 두 가지를 내밀면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에 더 신뢰감이 느껴질 겁니다. 말로 이길 수 없다면 글의 힘을 보여주는 건 어떨까요? 기획안, 리서치 자료, 보고서 등으로 말없이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그리고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공식적인 자리에서 일의 업무 분담에 대해 상사와 상의하세요.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과 업무를 분담하고 각자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 체크해가며 정리하자고 하는 거죠. 서로 업무가 겹치지 않아야 성과가 난다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말이죠. 자칫하면 감정적인 상황이 될 수 있으니 조직의 성과를 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식으로 말해야 설득할 수 있습니다. 설령 설득하지 못한다고 해도 상대가 입 밖으로 불평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Q. 부하 직원에게 고통을 주는 상사 유형은 여러 가지지만 저는 정말 못된 시어머니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상사 때문에 괴롭습니다. 부하를 갓 시집 온 며느리 대하듯 해요. 집안 일 하나하나 가르치며 좀 못하면 사사건건 ‘그동안 뭘 배웠냐’고 하는 식이죠. 제가 아직 아무리 직장생활에 능숙하지 않다지만 책상에 서류 정리하는 것부터 고객에게 명함 건넬 때의 손동작, 컴퓨터 파일명까지 터치를 받아야하나 싶을 땐 분통이 터집니다. 비위를 맞춰야 하는 범위가 너무나 방대하고 너무 사적이고 구체적인 것에까지 잔소리를 하죠. 관리자, 혹은 리더라면 때로 중요한 임무도 부하를 믿고 맡겨주며 지원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라고 기대하는 저로서는 절망스러운 상사입니다. 그렇다고 회사를 그만 둘 수도 없고, 이런 스타일의 상사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A. 상사와 부하, 가장 친밀해야 하고 협력해야 하는 관계이지만 가장 어렵고 서먹한 관계입니다. 아마도 고부관계 못지않게 힘든 관계일 것입니다. 냉정하게 생각할 것은 누가 수용하고 누가 따라야 할 위치인가를 자주 직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하는 부하도 짜증나겠지만 상사도 속으론 ‘이런 것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고 눈치껏 하면 좀 좋아?’ 하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상사가 우리에게 간섭하고 잔소리하는 것은 훈련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곧 비용인 회사에서 부하가 간섭이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상사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는 것입니다. 개인적 취향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우선 모두 받아들이세요. 어떤 관계든 타인을 바꾸기는 힘듭니다. 상사가 아니라도 타인을 내 뜻대로 바꿀 수도 없습니다. 피해갈 수 없는 산이라면 넘으셔야 합니다. 짜증나고 귀찮다고 피하지 말고 다음엔 같은 일을 지적받지 않도록 완벽해보세요. 그리고 보통 그런 상사는 누구나 좋아하지 않아 외롭기 마련인데 공적, 사무적으로만 대하지 말고, 어느날 인간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감동을 안기다보면 서서히 잔소리도 줄어들 것입니다.


Q. 저도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헌데, 보면 어설프고 허술한 걸 어쩌겠습니까? 늘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걱정 마세요”라고 말하지만 잠시 신경을 못 쓰면 꼭 문제가 생기죠. 자료만 산더미처럼 끌어안고 있다가 처음에서 몇 발짝 나가지도 못하거나, 일의 목표를 벗어난 방향성 때문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러다가 마감 시간이 다가오면 결국 저만 쳐다보며 처분을 바라니 속이 터집니다. 저도 실무는 위임하고 싶습니다. 그게 진짜 제 업무가 아니라는 것쯤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기다려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없는 시점에서 답이 없는 부하는 견딜 수 없습니다. 한두 번 경험하니 차라리 내가 후딱 해 버리는 게 속이 편해서 자꾸 손을 댑니다.

A. 선수가 무능하다고 코치와 감독이 대신 그라운드에서 뛸 수는 없습니다. 선수가 무능하면 다른 선수로 교체하거나 전술을 바꿔야 하죠. 결국 리더는 자신이 직접 실무에서 일하지 않지만 직원들이 얼마나 제 능력을 잘 발휘하느냐로 능력을 평가받게 됩니다. 직원들이 자기 능력을 잘 발휘하게 돕는 것이 능력입니다. 정보와 권한을 주어 부하직원 스스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코치해야 합니다. 그래서 야박한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어느 정도 책임을 느끼셔야 합니다. 이제 리더로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은 잠시 접으세요. 그보다는 리더로서 내가 무엇을 끊어야 하나 생각해야 합니다. 님은 ‘자신이 후다닥 해치우는 습관’을 끊으셔야 합니다. 리더가 후다닥 해치우면 빨리 제 시간에 제대로 끝나긴 하겠지만 다음에 또 하셔야 할 걸요. 부하들은 또 님만 쳐다볼 겁니다. 부하들이 왜 실수하는지, 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지, 왜 중구난방인지, 앞으로 스스로 일하게 하기 위해 무엇을 도와주어야 하는지를 면밀히 고민해보세요. 거기서 해답을 얻으면 해답도 보일 겁니다.


Q. 상사가 꾸중하면 그래도 ‘상사니까’ 들을 수 있습니다. 근데 이건 옆자리 동료가 자기 딴엔 바른 소리 한다고 하는 말이 말마다 뼈가 있고 가시가 있네요. 저도 제 문제 잘 알고 있어요. 노력 중입니다. 근데 동료까지 나서서 ‘나니까 이런 이야기 해준다’면서 같은 지적을 하면 화가 치밀어요. 너는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니까 조용하라고 소리치고 싶어요.

A. 그래도 맘에서만 그러시고 절대 소리는 지르지 마세요. 대신 조용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나도 내 문제 잘 안다. 고치려고 노력 중인데 힘이 든다. 그래서 당신 의도와 다르게 나한텐 아픈 지적질처럼 느껴진다”고 명확히 말해주세요. 한번쯤 차분하게 정색하면서 이렇게 못 박지 않으면 계속 그럴 겁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자신의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여러 사람의 충고를 찬찬히 다시 되새겨보세요. 듣기 싫었던 동료들의 충고와 조언, 위로를 고깝게만 보지 마시고 자기 안으로 받아들인다면 훨씬 자기 문제를 고치는 데 수월할 것입니다. 모든 감정의 문제는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동물의 왕국> 같은 걸 보면 동물들간의 영역 다툼은 생존과 직결되는 치열한 전쟁이다. 사람도 자기만의 고유한 영역이 있어서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누가 내 영역 침범하면 좋을 사람 아무도 없다. 하지만 분노하기 전에 분석해야 한다. 왜 내가 남에게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할까, 이유는 뭘까, 어떻게 할까... 냉정하게 분석하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뜨겁게 분노하는 대신 차갑게 그러나 부드럽게 대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품질경영> 잡지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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