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간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입력 2011-10-28 09:00 수정 2011-10-19 09:39
우리가 살면서 이루는 성취나 탁월한 전문성은 어느날 갑자기 한꺼번에 벼락치기해서 얻을 수 없다. 시간을 적절히 안배해 그저 오래도록 꾸준히 집중해서 이룰 수 있는 가치들이다. 하지만 시간관리라고 해서 시계만 들여다보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중요한 건 내가 목표한 일을 컨트롤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물리적인 시간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사건, 혹은 할 일을 그때그때 컨트롤하는 데에 시간관리의 초점을 맞추면 효과적으로 진정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 시간관리의 목적을 생각하라
말콤 글래드웰이 쓴 <아웃라이어>에는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보통 사람은 1만 시간을 들여야 어떤 탁월함이 나오는데, 그러려면 작은 성취부터 시작하라고 충고한다. 우리도 조금씩은 다 경험한 사실이다. 너무 거창하게 계획에 다부지게 마음먹었어도 당장 새벽 4시에 일어나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밤늦게까지 자기계발을 한다는 계획은 자괴감만 키운다. 시작부터 얼마 못 갈 것이란 게 환히 눈에 보인다.

우리는 마음속에 답을 낼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던지는 질문이 있다. “나도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남들 다 하니 나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식으로 어떤 일의 동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게 실패의 근본 원인일지 모른다. 동기가 강력해야 하는데 이 정도라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무엇이든 자기만의 목적을 가질 때 더욱 행동이 빨라지고 적극적이 된다.

가만히 질문해보자. 나는 마감 기한, 상사의 압박, 고객의 독촉 같은 것이 있어야 움직이는 편인가? 아니면 올해의 목표, 자신만의 비전, 꼭 해내고 싶은 일 등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내면의 열정을 가지고 있는가? 외부의 자극이 없어도 내적인 동기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면 인생의 마라톤 경주에서도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오래 달릴 수 있는 배터리가 자기 안에 있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배터리 충전의 시작은 이 질문에 대한 진지한 답변에서 시작된다. “내가 시간 관리를 잘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혹은 “시간 관리를 잘해서 얻고 싶은 목적은 무엇인가?”이다. 분명한 건 내면적으로 깊은 열망에서 나온 것이어야 한다. 혹 결심이 물러지고 게을러질 때마다 자신을 추스르는 데 도움을 준다. 스스로 세운 목적이 자신이 원했던 결과를 낳는다. 외부의 압박으로 생긴 목적은 움직이게는 할 수 있지만 자신이 생각한 결과와 다르다.

내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일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은 하며 자기 만족감이 높은 삶을 살고 싶기 때문에, 마감시간에 허덕이거나 끌려가지 않고 능동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싶기 때문에, 등등 자신만의 이유가 있어야 시간을 잘 관리해야 하는 진정한 목적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야 실현할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힘이 생긴다. 시간 관리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간을 잘 관리하여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가 더욱 중요하다. 시간을 잘 쓰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시간 잘 써서 뭘 이루고 싶은지에 대한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그것이 빈틈없는 하루를 살면서도 지치지 않는 비결이다.

# 시간도둑 잡는 계획
시간 관리를 잘 하고 싶은 이유를 찾았다면, 시간 관리의 목적을 갖게 된 것이다. 가슴 뛰는 목표 없는 시간 관리는 날개 없는 새와 같다. 자신이 목표했던 정상의 순간도 물론 행복한 시간이지만 거기까지 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괴롭기만 하고 행복하지 않다면 그 목표는 달성하기 힘들다. 계획은 하나하나 실천해가면서 행복해지는 계획이어야 한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자신을 설득하고 움직일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무리하지도 않고 허술하지도 않으며,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고려한 합리적인 수준을 담은 계획이어야 한다. 무리한 계획도, 엉성한 계획도 모두 시간 도둑들이다. 계획하지 않은 시간은 우리를 나쁜 습관이 형성되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 TV를 많이 보는 사람은 계획되지 않은 시간이 주어질 때 TV를 켤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 웹서핑을 목적 없이 무시로 하는 사람은 뭔가 계획된 시간이 없으면 그냥 컴퓨터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 쉽다.

시간을 잘 관리하고 싶은 자신만의 이유를 토대로 장기, 단기 계획을 세운다. 현재 자기 업무에 있어서 중요하게 해야 할 일, 소중하게 생각하고 좋아하는 일, 미래에 목표하는 일 등을 생각하고, 그것들을 이루기 위해서 지금부터 차근차근 해야 할 일들을 기록해나간다.  연간 목표를 나누어 월간 목표로 전환한다. 어떤 연간 목표는 한 달 안에 실현될 수 있지만, 어떤 것들은 수개월에 걸쳐 노력해야 할 것도 있다. 그러니 연간 목표는 월간 목표로 옮기면서 보다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 드림카드에 그려진 세 갈래 길
월간 목표를 완성했으면 각각의 월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3가지의 일을 적는다. 한 번에 3가지의 일이 쉽게 떠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땐 그 달의 목표를 작은 카드에 적어서 늘 들고 다닌다. 이것을 수시로 확인하며 “어떻게 하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카드 뒷면에 적어 넣는다. 평범한 카드에 불과한 것 같아도 자신의 월간 목표를 적고 그 목표 하나 하나에 대한 3가지의 실천 지침까지 작성하면 정말 훌륭한 계획서가 된다. 이 카드에 자기 나름대로 이름을 붙여도 좋다. ‘드림카드’ ‘비전카드’ 등.

지저분해도 괜찮다. 사실 ‘지저분함’ 이것이 핵심이다. 연간 목표는 보기 좋게 만들어도 좋지만, 월간 목표는 수시로 수정할 수 있고, 아이디어를 추가 기록할 수 있도록 만만해야 한다. 만만한 종이에다가 생각날 때마다 실천 지침을 적어 넣는다. 죽은 목표가 아니라 살아 숨쉬는 목표가 되어야 한다. 목표 달성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이제까지 끌어안고 있었던 전형적으로 고상한 전략은 과감히 버린다. 말도 ‘집중화’보다는 ‘힘을 모은다’가, ‘전략화’보다는 ‘살 길을 찾는다’가 더 피부에 와 닿고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처럼 좀더 생동감 넘치는 나만의 언어와 기호, 상징이 필요하다. 그래야 재미가 있고 좀더 리드미컬하게 실천에 옮기게 된다.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는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20대 죄수와 상대적으로 힘이 부족한 50대 죄수가 달리기 시합을 하기로 한다. 하지만 서로의 신체적인 조건이 다른 만큼, 20대 죄수는 외발로 달리기를 하고 50대 죄수는 두발로 달리기를 하기로 했다. 그 결과는 보나마나 뻔하다. 외발로 뛰던 20대 죄수는 50대 죄수를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말도 안 되게 당연한 이야기가 의미하는 건, 그만큼 이론과 실천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삶은 한발 뛰기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지도 못한 계획은 다시 한발 뛰기와 같다. 한두 번 계획대로 안 했다고 꾸짖거나 자신에게 실망하지 말고 계획대로 잘 실천하는 회수를 자꾸 늘려간다면 스스로 칭찬해준다. 내게 크고 작은 상도 주고 칭찬도 하며 그렇게 격려하며 간다면 결국 시간 관리의 성공으로 자기생활의 혁명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범한판토스> 사보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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