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월급에 만족하십니까?

입력 2011-06-30 09:00 수정 2011-06-30 09:00
직장인 중에 내가 받는 월급이 적당하다거나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대부분 자기 월급에 만족하진 않는다. 버는 것보다 쓰는 데 부족해서 월급이 적게 느껴지는 건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월급보다 나의 가치가 더 높기 때문에 적다고 느끼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런데 반대로 내가 월급보다 적게 일한다고 누군가 생각하고 있다면? 나도 모르게 ‘누가 그래요?’ 하며 버럭 화부터 날지 모른다. 하지만 한번쯤 냉정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은 필요하다. 앞으로 내게 보약이 될 것이다.

# ‘세상의 중심이 나’일 때 안일해진다
‘주커만의 실험’이라는 것이 있다. 실험주재자가 우선 실험대상자들을 3명의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사회적 이슈에 관해 주어진 시간 안에 토론을 벌여 최종적으로 3명의 의견이 일치하는 결론을 이끌어내라고 했다. 실험주재자는 옆방에서 모니터를 통하여 이들이 토론하는 장면을 지켜보다가 시간이 끝날 쯤에 토론방에 들어가 실험대상자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한다. ‘토론의 최종 결론에 자신의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고 생각하는가?’ ‘토론 때 누가 가장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생각하는가’와 같은 질문이다.

결과는 세 사람 모두 자신의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되었다고 대답했고, 세 사람 모두 자신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보통은 토론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해서 말하는 사람이 다른 두 사람보다 자기의 의견을 더 반영시켰을 가능성이 있고, 다른 두 사람의 경우는 그럴 가능성은 지극히 낮은 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했다.

이 실험은 우리가 얼마나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쉽게 말하면 ‘자기 착각’이다. 겉으로는 아닌 것 같아도, 평소 그렇게 이기적인 사람이 아닐지라도 우리는 누구나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며 모든 것을 나 편할 대로 생각하며 자신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는 심리가 있다.

몇 해 전 한 커리어 관련 포털 사이트의 조사에서도 직장인 1천5백여 명을 대상으로 “주변에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을 많이 받는 월급도둑이 있습니까?”라고 물어보았더니 70%가 넘는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아마 지금 물어도 그 수치가 별로 줄어들지 않을 것 같지 않다. 실제로 놀고먹는 사람이 많아서일 수도 있지만, 사람의 심리가 늘 나만 손해 보는 것 같고, 나만 일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은 아닐까. 거기서 오는 심리적 저항감이 어느 때 설문조사를 한다고 해도 비슷한 수치를 가져올 것이다. 당장 누가 나한테 질문을 한다고 하면 ‘나는 달라요’라고 자신 있게 말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대부분 직장인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 나의 가치를 높이는 도전와 열정
맛있게 식사하고 마시는 한 잔 하는 커피는 천국의 맛이다. 무슨 커피를 고를 지 선택하는 시간도 즐겁다. 정말 커피의 종류는 다양하고 그만큼 값도 천차만별이다.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도 있지만, 커피콩만 먹는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을 건조시켜 만큼 ‘루왁’이라는 최고급 커피는 호텔 같은 데서 한 잔에 4만 5천원 정도 한다. 왜 그렇게 비쌀까. 맛과 향이 뛰어난 점도 있겠지만 발효커피라는 점과 쉽게 대량으로 얻을 수 없다는 희소성의 가치가 그만큼의 몸값을 크게 높였다.

돈의 가치와 일의 가치를 정확하게 따지는 것은 사실 어렵다. 계량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루왁 커피가 한 잔에 무려 4만 5천원씩이나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더 쉽다. 하지만 분명한 건 사람도 월급만큼 자신의 가치를 발휘해주어야 한다. 남다른 특기와 기술을 가진 희소성의 인재가 되던, 특별한 재능은 없지만 열정과 끈기만큼은 국보급이라 조직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던 자기 가치를 끊임없이 높이는 일에 도전을 해야 한다.

늘 허덕이며 지각만 간신히 면한 출근이었다면, 일주일에 한번쯤 다른 사람보다 30분 일찍 출근해 업무 시작하면 일에 바로 착수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한다. 누군가에게 먼저 손 내미는 일에 인색한 사람이었다면, 다른 사람을 돕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성의껏 해낸다. 상사의 지시가 아니라 나 스스로 찾아 일하면서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는 업무스타일로 만들어간다. 하루 일을 마쳤을 때는 자신이 능력을 십분 발휘했던 일을 적어본다. 내 아이디어나 생각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거절당했다고 해도 그 아이디어를 그대로 묻지 말고, 거기서 상대가 원하는 것을 무엇인지 곰곰이 분석하여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

# 무책임한 ‘예스맨’이 월급도둑
영화 <예스맨>은 짐 캐리의 코믹 본능이 십분 발휘되는 영화로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얼마나 인생을 즐겁게 만들어주는가를 잘 보여준다. 은행 대출 관련 상담원 칼(짐 캐리)은 대출 신청 서류에는 무조건 NO! 친구들의 파티 초대도 역시 NO! ‘NO’를 입에 달고 사는 자타공인 ‘노맨(No Man)’이지만, 친구의 권유로 ‘인생역전 자립 프로그램’에 등록하면서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Yes’라고 대답하면서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많이 잡게 된다.

영화는 무슨 일이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자세로서 ‘예스’를 다룬다. 그런데 오해하여 조직생활 속에서 반대 의견을 드러내지 않고 눈치 보며 어쩔 수 없이 ‘예스’하게 되어도 ‘잘못된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면 곤란하다. 앞서 말한 나 좋을 대로 생각하는 착각일 뿐이다.

조직생활을 하다보면 마음속으로는 의견이 있는데 그것 무시하고 쉽사리 ‘예스맨’이 될 때가 많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무책임한 행동이 바로 월급도둑일 수 있다. 나 하나 뿐만 아니라 나와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여럿이 마음을 맞춘 듯 입을 맞추어 ‘예스’만 한다면 회사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그 책임이 모두에게 있다. 도요타가 경영 실패를 했을 때 일본 내에서는 “예스맨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 비판 자체가 금기였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언제든, 신중한 판단을 가지고 말에 진정성을 담아 ‘노우’라고 할 수 있다면 당신의 반대의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업무를 이끌고 회의를 주재하는 리더는 그 책임이 사실 좀 더 무겁다. 잘 되는 조직의 회의실 분위기에서도 남다르다. 반대하지 못하게 만드는 권위적 요소를 끊임없이 찾아내는 예민함과 과감히 개선하는 용기를 가지고 있다. 자기 값을 제대로 하는, 월급 이상의 일을 하는 인재들이 일하는 방식이다. ‘예스맨’을 양산하는 권위적인 회의를 주재하면서 나중에 “그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으면서 왜 말하지 않았느냐”고 탓하지 않는다.

월급 같이 일을 돈으로 환산하는 문제는 어떤 부분에서나 늘 예민하면서도 드러내놓고 말하기를 꺼려하는 것이 우리 사회 분위기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겐 허세를 부리고 아닌 척해도 나를 속일 수는 없다. 내가 하루 종일 어떤 일을,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의 시간을 들여서, 어떤 결과를 냈는지, 내가 잘 알고 있다. 그 안에서 나의 업무에 더 책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도로교통공단> 사보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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