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리더십이 리더를 만든다

입력 2011-06-14 09:00 수정 2011-06-14 09:00
회사나 세상은 직장인들이 ‘리더십’을 길러야 한다고 하고 리더의 자질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직급 없는 평사원이나 졸업 후 내내 여기저기 ‘알바’만 하다가 막 취업한 신입사원은 위에서 쏟아지는 일만 하기도 하루하루 바쁘다. 리더십은 그야말로 한 무리의 군사를 거느린 ‘장(長)’급 지휘관에게나 필요한 일이지 사실 남의 일 같이 먼 나라 이야기 같기만 하다. ‘내가 누굴 리드할 자리가 아닌데, 어떻게?’ 하는 자조적인 의문만 생긴다. 하지만 리더십은 크고 작은 조직을 이끄는 데 필요한 능력만이 아니라 자기 성장에 중요한 견인차가 되는 소중한 자질이다.

# 늘 지는 이유는 ‘나’ 때문이다
학교 다닐 때 합창연습을 한번쯤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휘봉을 열심히 휘두르시는 선생님을 보면서도 소리는 내지 않고 입만 뻥긋거린 경험도 있을 것이다. 반복되는 합창연습에 힘도 들고 지치는데 그럴 때 목이 아프지는 않아도 나 하나쯤 소리 안 내도 티 안 나니까 하는 생각에 노래 부르는 시늉만 하는 것이다. 이렇듯 집단 속에 참여하는 개인의 수가 증가할수록 어떤 성과에 대한 한 사람의 공헌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집단적 심리현상을 ‘사회적 태만’이라고 하고, 독일 심리학자 링겔만이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따서 ‘링겔만 효과’라고 부른다. 한 명씩 줄다리기를 했을 때 힘을 100%으로 사용했다고 해보면 두 명씩 했을 때 200%의 힘이 발휘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93%만 발휘되었다고 하고, 세 명일 때는 85%, 8명이 했을 때는 49%의 힘만이 발휘되었다고 한다.

솔직히 따져보면 이렇게 무임승차 하거나 혹은 다 된 밥에 숟가락 하나만 얹는 이런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 앞서 합창연습에서도 경험했듯 바로 나 자신에게서 먼저 발견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찔린다. 그래서일까? 이상하게 내가 속한 줄다리기 팀이 매번 졌다는 경험, 내가 있는 우리 반이 이상하게 합창대회에서 순위권에 든 기억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리더십은 주인의식에서 출발한다. 젊은 시절부터 어렵게 작은 구멍가게부터 시작해 큰 기업으로 키운 회사의 사장님의 역량은 요즘 말로 하니 ‘리더십’일 뿐 ‘주인의식’에 가깝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내 것처럼 일해온 주인의식이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발휘하게 한 것이다. 비록 직급도 없는 평사원일지라도 지금의 직장을 내 사업처럼, 지금의 내 업무를 사장의 마음가짐으로 해야 하는 까닭도 여기서 찾으면 된다. 뭔가 잘 되지 않는 일이 있다면 문제를 외부에서 찾기보다는 우선 내 안에서 찾는 것이 주인의 자세다. 자발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주인된 의식으로 일하는 그 자체가 벌써 리더이며 누군가의 본보기가 되고 롤모델이 된다. 그러다보면 실질적인 리더의 자리가 주어지는 일은 자연스럽다.

# 공부만으로는 안 되지만 그래도 공부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리더십은 어떤 기술을 익힘으로써 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역사서나 경영 관련 서적을 읽고 리더십 공부를 했다고 해서 좋은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삼국지의 유비, 관우, 장비, 조조를 줄줄 꿰고, 고대 로마의 원로원을 다 암기하고, 피터 드러커를 비롯한 경영대가들의 이론들을 말한다 해도 그것을 지금 내 현실, 내 자리에서 창조적으로 재구성하여 당장의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려면 역시 뭔가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역량의 기본기를 만들어가는 데 필요한 많은 이미 축적된 인류의 양식을 통해 채워가야 한다. 모방은 제2의 창조라는 말이 여전히 유효하다. 세상에 100% 새로운 것은 별로 없기 때문에 두뇌에 저장된 수많은 지식으로 직관력과 통찰력을 생기는 텃밭을 만들어가야 한다. 큰 인물들의 대단한 리더십도 타고나기보다 후천적인 훈련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공한 경영자들은 젊은 시절부터 무수히 많은 책을 읽고 배우고 경험하며 그런 성공을 이루었어도 지금도 청년의 자세로 여전히 부지런하다.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렌 버핏은 자신의 전문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를 반씩 나누어 독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기 전문분야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도 그 외의 분야도 폭넓게 공부한다.

또 뛰어난 리더의 공통점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우직한 성실성으로 리더십을 완성해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수한 책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깨닫게 해준 가르침을 꾸준히 축적해 놓았다가 어느 순간 살아가는 중에 섬광 같은 깨달음을 선물 받는다. 끊임없이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탐독하고 내안에 스스로 질문을 하며 매일 삼시 세끼 밥 먹듯, 끊임없이 읽고 되새김질을 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 홀로 이 다섯 가지 행동부터 하라
먼저 남들이 다 시작하는 시간에 시작하는 건 의미가 없다. 한 회사의 경영자는 가장 늦게 자고 가장 먼저 깬다. 먼저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만들어간다. 새벽에 생각하고 하루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 새벽의 1시간이 바로 그날 하루를 의미한다. 나머지 시간은 단순히 행동하는 것에 불과하다. 새벽에 일어나 생각하는 것은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가장 적극적인 자세다.

두 번째로는 정보의 블랙홀이 되는 데에 자신을 트레이닝한다.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인가 아닌가를 끊임없이 판단하면서 비우고 버리고 선택하고 취하는 과정을 의식적으로 반복해보는 것이다. 거기서 아주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면 부정적 정보는 되도록 외면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열정을 끓어오르게 하고 동기부여를 배가시키는 정보들을 취합하고 거르는 과정을 통해 서서히 리더로 담금질하게 된다.

세 번째로 나만의 다이어리 관리법을 체계화해간다. 다이어리 활용법을 잘 알고 이용하는 사람은 이미 자기주도적인 리더로 독립하는 데 절반 이상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기록은 단순한 메모로서 끝나서는 무의미하다. 끊임없이 기록하고 수정하는 가운데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고 남보다 정확한 상황 판단을 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거기에 더해 리더의 비주얼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타고난 생김새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모습으로 자기 차림이나 자세, 목소리, 표정, 말씨 등을 점검하고 거기에 알맞은 사람으로 세팅해가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모습이 어딘가 비슷한 데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비즈니스 세계에 통용되는 리더의 비주얼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발성은 풍부하고 제스처는 적절하다. 사람 좋은 미소를 띠고 있고 긍정적이고 호의적이다.

끝으로 이제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나를 화나게 했던 내 모습, 나를 게으르게 했던 것, 때로 좋아하는 것들도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며 변명이 늘어가면 앞서 말한 그 어떤 것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어쩌면 이 다섯 번째 것을 행해야 비로소 앞서 말한 네 가지의 행동력에 날개를 달게 되는 건지 모른다. 자세의 변화는 행동의 변화를 낳는다지만 이 한 가지 행동부터 하자. 다른 변화는 밀물처럼 시작될 것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범한판토스> 사보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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