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를 뛰게 해야 조직이 난다

입력 2011-06-08 09:39 수정 2011-06-08 09:39
아무리 역사가 흐르고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중에서 기성세대가 신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은 불변의 법칙 랭킹 중 꽤 상위권을 차지하리라 본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벽화에 상형문자로 새겨진 글귀도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라고 했다는데 기성세대가 신세대를 ‘못 말리는 별종’으로 생각하는 것은 몇 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란 얘기다. 기성세대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나이를 지나온 사람들인 만큼 더 많이 이해해야 한다. 이해하고 그들의 능력을 이용하는 가운데 인재를 키우고 조직도 키울 수 있다.

# 애정을 가지면 보인다
기성세대는 신세대가 어떤 말을 할 때 이해할 수 없고 심지어 화가 날까? 무수히 많겠지만 기성세대가 젊은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개인주의적 성향의 말은 그 중에서 가장 ‘욱’하게 만드는 말일 것이다. “이건 제 담당이 아닌데요”, “주말까지 꼭 일을 해야 하나요?”, “이런 일을 왜 해야 합니까?”, “오늘 선약이 있어서 회식에는 못 참석할 것 같습니다”와 같은 말들. 밉살스럽게 말하는 새카만 후배에게 곧 버럭 화를 내며 말해버릴 것 같은 불만이 팽팽하게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참 배부른 소리 한다. 헝그리 정신이 부족해” “주말? 나 때는 결혼식 당일까지도 일했다”, “니 일 내 일이 어딨어? 회사 일이 다 내 일이지? 정신 상태가 저래가지고야 원” “회식이 근무의 연장인 건 기본 아닌가?”

‘이해’는 내 입장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입장이 되어서 하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요즘 젊은 직장인들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자녀수가 하나이거나 둘인 소가족에서 넉넉한 경제적 뒷받침으로 자란 세대로, 컴퓨터 등 첨단기기와 서구식 대중문화에 익숙하다. 취미활동과 미래를 위한 끊임없는 학습, 최첨단기기 구입 등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학창 시절부터 해온 스터디그룹과 인터넷동호회를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활동하는 데 익숙하다. 그에 따라 인간관계도 선배세대와는 많이 다른데, 선배들이 인맥을 중시했다면 이들은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넓고 얕은 인간관계를 선호한다.

부모와의 친밀하고 평등한 관계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자유롭게 표현하는 일이 자연스럽다. “주말에도 꼭 근무해야 하나요?”라고 말해서 기성세대를 당황시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기 생각을 그대로 말하는 게 나쁘다거나 버릇없다는 개념을 갖지 않고 자랐기 때문이다. 신세대는 또 조직에 대한 무조건적 충성보다 보상에 예민하다. IMF 경제 위기나 미국발 글로벌 경제 위기 등을 겪으면서 언제든지 자신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고 이제 더 이상 평생직장은 없다는 데서 오는 위기감 탓에, 자연스럽게 단기적이고 실제적 보상을 추구하는 성향이 형성됐다. 이런 신세대의 환경이나 성장 배경 등을 짚어보면 기성세대가 ‘밉상’으로 보는 어떤 면까지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애정을 가지면 잘 보인다.

# 조이지 말고 풀어서 날아오르게 
신세대 인재들을 회사의 다음세대 주축으로 키워가려면 우선 조직의 수직적 조직문화에 억지로 끼워 넣으려는 방법으로는 큰 성과가 없다. 신세대가 게으르고 의욕이 없다는 생각을 가진 리더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제대로 동기 부여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하는 말일 수 있다. 신세대도 열심히 일하려고 하고 성취감을 맛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시간과 장소의 한계를 뚜렷하게 구분 짓고 억누르고 닦달하려 든다면 게으르게 보이고 의욕 없어 보인다. 나와 신세대의 위치 선정을 다시 하면 분명 다르게 보인다. 나를 위에 놓고 후배를 ‘부하’라고 생각해서 아래로 놓고 보면 답이 안 나온다. 신세대를 나와 조직의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평등하게 내 옆에 세울 때 그들은 눈을 반짝반짝 빛낸다. ‘네트워크’가 수평적인 그물이라면  신세대는 네트워크 안에서 그들이 사용하는 기술을 이용해서 배우고 협력하며 광범위하게 정보를 얻고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며 과제나 프로젝트를 완성해간다.

따라서 근무시간에 얼마나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일했느냐, 퇴근은 몇 시에 했고 어제는 야근을 했는지, 주말에 특근을 했는지, 이런 시간적 공간적 기준으로 평가하면 그들만큼 건성으로 일 같지 않게 일하는 세대도 드물다. 물론 시간을 엄수해야 하는 일이 많고 또 그들도 그만큼의 룰은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 때문에 완성된 결과물을 기준으로 양(근무시간)이 아니라 질(성과)에 따라 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퇴근할 때 눈치를 주거나 불필요하게 야근을 시키는 등 관행의 근무시간을 준수하도록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는 상사의 리더십을 버려야 할 때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도전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회를 마련해주고 아이디어 제안, 직무순환, 자율적 연구개발, 지식교류 등 참여와 업무 열정을 높일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다면 그들에게 동기부여를 크게 할 수 있다. 또한 그들이 밖에서 즐기는 인간관계와 관심 동호회들이 조직 내에서도 가능하도록 배려한다면, 관심 주제에 대해 크고 작은 시도도 어렵지 않게 해낼 것이다.

# 끌고 가지 말고 스스로 달리게
신세대 직장인들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자기밖에 모른다’ ‘이기적이다’라는 평가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탓에 그렇게 비춰지기 쉽지만, 그들도 상대방이 명확하게 의사 표현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또 일만큼, 아니 어쩌면 일보다 더 개인생활을 중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과거 일과 회사밖에 몰랐던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일과 생활의 균형 추구하는 신세대가 일보다 개인생활을 더 중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젊은 직장인들에게 사생활을 간섭하거나 빼앗으려 든다면 일을 잘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들의 업무 열정은 즐겁고 만족스러운 개인생활이 충전해준 에너지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런 직원들의 욕구에 맞추어 고유의 가치와 능력을 지닌 개인으로서 인정하고 그들의 성장과 경력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며 사생활을 배려해주어야 한다. 여기에 직원 개인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며 애로사항을 들어주는 일은 꼭 필요하다. 조직의 목표를 위해서지만 직원을 리드하는 데는 개인적인 케어가 요즘은 필수다.

이렇게 모든 것을 풀어주고 느슨해서야 어떻게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걱정되지 않을 수 없겠지만 방법은 있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그리고 일 잘하는 사람에게 파격적인 평가와 보상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철저하게 업무성과를 기준으로 한다. 앞서 말한 근무시간이나 근무태도, 직급 같은 것을 평가요소에서 완전히 제외한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만들어 공개하여, 쉽게 말해 일터의 판을 달구는 것이다. 그들이 노는 것 같이 보여도 절대 놀지 않으며 뜨거운 열기로 자기 스스로도 기분 좋게 일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 칭찬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감정을 뺀 객관적인 피드백을 구체적으로 신속하게 해준다면 터보엔진이라도 단 사람처럼 의욕적으로 뛰게 될 것이다. 이런 젊은 직원들이 많을수록 조직이 날아오르는 건 시간 문제일 것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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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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