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마인드로 조직의 창조성을 깨워라!

입력 2011-02-21 09:00 수정 2011-02-21 09:00
지금은 이성보다 감성의 시대다. 딱딱한 것보다는 말랑말랑한 것, 차가운 것보다는 따뜻한 것, 네모난 생각보다는 둥근 생각이 어필한다. 과거의 잣대로 현재와 미래를 판단하는 기준을 삼으면 위기는 빠르게 온다. 수많은 이론으로 무장된 논리적 설득이 아니라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통해 창조성과 공감대를 끌어내 움직이게 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거기에 문화적 마인드를 가진 유연하고 따뜻한 사고는 조직에 더할 수 없는 좋은 자극이 된다.

# 잘 노는 직원들을 칭찬하라
요즘 문맹(文盲)은 ‘글맹’이 아니라 ‘문화맹’이다. 우리에게 ‘문화’는 한때 낯설고도 사치스러운 말이었지만, 그것은 밥 먹고 사는 일이 절박했던 때의 이야기이고 이제 문화는 밥이 되고 돈이 되고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불기 시작한 한류 열풍으로 인해 파급되는 경제적인 효과에 우리는 놀라워하고 있고, 경제인구의 주류로 부상하는 디지털 감성세대를 설득하고 움직이는 힘이 정치도 아니고 경제 그 자체도 아니고 문화임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 가서 시장을 개척하려 할 때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적 감성에 호소하고 설득하는 일을 게을리 한다면, 아무리 좋은 제품도 아무리 좋은 기업 이미지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초일류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감성을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기업의 업종이 제조업·농업이라고 할지라도 상품과 서비스 안에 문화를 담을 때, 상품과 서비스 자체가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미디어가 된다. 상품이 필요에 의해 소비되는 게 아니라 감동을 주니까, 즐거움을 주니까, 나의 정체성을 드러내 주니까 사도록 만들어야 한다. 문화가 들어가 있는 상품이란 ‘필요’가 아닌 ‘욕구’에 의해 수요 되는 상품을 말한다. 과거엔 물건을 주고 돈을 받았지만 이젠 마음을 주고 돈을 받는 시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을 만드는 기업의 인재들은 이러한 고객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가슴을 파고드는 감동을 주는 비언어적인 소통의 도구인 문화 마인드를 키우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문화는 소유가 아닌 향유하는 즐거움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이 즐거움 속에서 조직문화는 더 활기 있게 되고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자발성도 높아진다. 잘 노는 직원들을 칭찬하고 웃음을 주는 직원을 시상하여 즐겁게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한다. 그 가운데 어느덧 방전된 감성이 충전된다. 감성시대의 고객에게 어필하여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 비용보다 생각부터 바꾼다
요즘은 CEO들이 바쁜 틈을 쪼개 문화·예술 활동에 뛰어드는 일이 많아졌다. 경제위기와 같은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콘텐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과학적 사고를 보완하는 감성경영이 각광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콘텐트·디자인·기업문화 같은 미래성장의 소프트파워들은 문화·예술에 대한 애착과 안목 없이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실 조직생활에 오래 머물수록 나이가 들수록 문화현장과 가깝게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생각이 덜 늙는다. 각양각색의 문화현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뭐라도 배울 수 있고 새로운 생각도 깨어날 수 있고 새로운 도전도 해볼 수 있다. 직원들에게도 교육이나 연수 차원이 아니라 문화적인 자극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해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문화경영, 문화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워 전시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하나의 숙제를 만드는 대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세상을 얼마나 한 단면만 보고 살아가고 있는지, 얼마나 타성에 절고 매너리즘에 빠져 살아가고 있는지 깨닫도록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

그런데 이미 문화와 관련된 많은 것들이 상품화되어서 뭔가 돈 주고 표 사서 들어가야만 문화마인드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문화적 마인드의 본질은 “당신, 해봤어?” “얼마나 해봤어?” 식의 질문과는 상관이 없다. 사실 문화마인드는 안 해보고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성’에 있다. 다른 문화, 새로운 것, 비주류에 대한 포용력과 호기심 같은 것이다. 세계 젊은이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은 기업으로 첫손에 꼽는 ‘구글’은 사고의 유연성과 새로운 것에 대한 포용이 두드러진 기업이다.

지난 해 헤드헌팅전문기업 HR코리아가 국내기업에 재직 중인 남녀 직장인 963명을 대상으로 ‘직장인의 기업문화에 대한 의식’을 조사한 결과, ‘직장선택시 기업문화를 고려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고려하는 편이다’라는 답변은 55.1%로 높았고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라는 답변도 35.8%에 이르렀다. 이렇듯 조직문화는 바꾸는 데에 비용을 쓰는 것보다 생각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의 문화마인드를 위한 프로그램을 애써 준비했는데 호응이 없는 건 경영자나 관리자들만 흐뭇해하는 프로그램일 가능성이 높다. 비용을 들어간 프로그램을 보며 ‘이 정도면 효과가 있겠지’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 그것보다는 먼저 일상 업무환경에서의 결핍된 것이 충족되고 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나가 직업적으로 발전과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우선되어야 한다.

# 회의에 혁신적 변화를 주라
일본에만 700여개가 넘는 체인점, 세계에 16개 지사를 가지고 있는 일식당 ‘규카쿠’는 규모만으로는 세계 5위의 레스토랑 체인점이다. 그런데 이 레스토랑의 주 메뉴는 일식이 아닌 가루비(갈비), 비빔바(비빔밥), 기무치(김치), 나무루(나물), 구파(국밥)라는 이름을 가진 한식이다. 우리가 <대장금>으로 부는 한류 열풍에 흐뭇해하고 있을 때 이미 훨씬 이전부터 일본의 자본은 그들의 자랑이자 특기인 음식문화 현지화 마케팅으로 한식을 가지고 돈벌이를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규카쿠에 간 외국인들이 한식을 일식으로 알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일본은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까지 체계적인 전략을 가지고 식문화와 관련된 산업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

음식은 단순히 한 끼 배불리 먹고 만족감을 느끼면 그만인 식당사업이 전부가 아니다. 사극 <대장금>은 판권료와 광고료 같은 직접수익 외에도 해외 식품박람회에서의 대장금 효과나 한국의 음식문화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만들어내는 간접수익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다. 뉴욕이 1950년 잭슨 폴록이라는 추상적 표현주의 대표화가에 의해서 세계의 문화 중심으로 자리잡았고, 파리나 런던을 뛰어넘어 ‘뉴욕 스타일’ ‘뉴요커 스타일’을 만들어내 돈으로 따지기 어려운 가치 있는 도시로 탄생시킨 것처럼 말이다.

문화마인드는 환경이자 습관이다. 기업은 문화마인드를 가진 인재를 길러 만드는 상품마다, 서비스마다 문화 이미지 상품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려면 작은 것에도 문화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습관이 장려되는 환경이 중요하다. 많은 회의가 고리타분한 형식을 가지고 비슷한 소리하는 재탕을 멈추고, 문화의 옷을 입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크게 할애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 과정에서 참신한 발상과 과감한 도전의식을 보여준 직원에 대한 찬사와 보상, 지원이 아낌없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보상과 지원은 지속적인 동기를 부여하는 데 큰 힘이 된다.

문화는 더 이상 배부른 사람들이 향유하는 사치가 아니다. 배고픈 사람들이 배부르게 살 수 있는 방법이고 위기에 놓인 기업이 다시 크게 일어설 기회다. 힘든 때일수록, 뭔가 돌파구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때일수록, 더 이상의 성장에 회의나 한계를 느낄수록 문화에서 길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해답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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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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