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연금술로 탄생한 제주에 바란다!

입력 2011-02-14 09:00 수정 2011-02-14 09:00
예술가들은 여행을 즐긴다. 음악가들은 여행을 하며 어떤 나라, 어떤 도시에 대한 특별한 감수성과 아름다움이 녹아 있는 곡을 남겼다. 모차르트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비엔나보다 더욱 열렬히 환영해준 프라하에 대한 감사와 애정을 잊지 못하고 교향곡 38번 일명 ‘프라하 교향곡’을 완성했다. 멘델스존은 교향곡 4번에 ‘이탈리아’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탈리아 여행 후 밝고 행복하고 즐거운 기운이 가득한 지중해의 나라를 표현하여 오늘도 우리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재일 한국인 뮤지션인 양방언은 아버지가 그렇게 그리워하고 사랑했던 고향 제주를 방문한 후 ‘Prince of Jeju’라는 곡을 만들었다. 태평소의 선율을 시작으로 제주바다의 넓고 시원한 풍경을 표현한 이 곡은 중문 앞바다를 바라보며 고대 탐라의 왕자를 떠올렸다고 한다. 제주를 주제로 한 음악이 얼마나 많은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양방언의 이 곡만큼 제주를 잘 표현한 음악이 또 있을까 생각한다. 들으면 들을수록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푸른 제주 앞바다와 부드러운 바람이 떠오르는 아름다운 곡이다.

제주는 그 자체가 아름답다. 우리나라의 보석이다. 뭍의 어떤 곳, 어떤 섬보다 남다른 자연경관으로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찾고 있다. 이미 2007년에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유산이 되었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이 있는데, 제주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대한민국 세계유산 중 유일한 자연유산이다. 자연유산은 경관이 뛰어나거나 지질학적, 생태학적으로 의미 있거나 생물 다양성이 뛰어나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데, 이제 제주는 미래 세대에 물려주어야 하는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인류의 유산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제주는 2002년에 이미 세계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되었고, 2006년 2008년엔 람사르 습지 등록을 했으며, 지난해에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세계유일의 그랜드슬램 4대의 타이틀을 모두 갖게 된 세계 속의 환경 섬이 되었다. 제주도 전체가 세계인들이 인정한 세계의 보물창고가 된 것이다. 최근엔 스위스의 비영리재단인 ‘뉴세븐원더스(New 7 Wonders)’가 주관하는 프로젝트인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기 위한 결선 투표를 남겨둔 것으로 알고 있다. 제주도는 440여 곳이 참가한 데서 아마존의 열대우림, 미국의 그랜드캐니언, 베트남 하롱베이 등과 함께 최종 후보지 28곳에 들었다.

제주는 국가적인 위상을 떠나 국제적인 위상을 갖는 ‘글로벌 아일랜드’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도민은 물론 도정을 책임지는 분들의 어깨가 앞으로 묵직하시겠다. 제주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4년 동안 정책 현안을 둘러싼 갈등과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 방법이 달랐을 뿐 모두 잘 사는 제주, 발전하는 제주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는 생각이 같았을 것이다.
이제는 방법의 문제에 조금 접어두고 생각이 서로 일치하는 지점에서 철학을 갖고 나가는 일이 필요할 듯하다.

보통 많은 자치단체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이 경제적 효과이다. 하지만 제주는 이 경제적 효과가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더 중요하다. 제주의 경제적 효과는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효과라는 이름으로 많은 개발과 사업을 통해 자연 자체가 훼손되거나 자연경관이 나빠진다면 제주를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

자연의 연금술로 태어난 제주가 그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일은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 ‘제주가 옛날보다 많이 망가졌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건 자연경관의 훼손을 의미하는 말이기 쉽다. 제주를 사랑하고 제주를 찾는 그 모든 사람들의 의식도 달라져야 한다. 불필요하게 크고 웅장한 건물에 현혹되지 말고 우리 편하자고 여기저기 수없이 닦은 넓고 곧고 평평한 길을 반기지 않을 만큼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하겠다. 무엇을 하더라도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게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주변 환경이 크게 훼손되는 경우 등재 자체가 취소되기도 한다.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계곡은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를 아우르는 역사적 경관을 지녔다는 이유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가 역사·자연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현대식 다리를 지었다는 이유로 지난해 6월 세계문화유산에서 삭제되기도 했다. 섬 전체가 자연유산인 제주, 특별자치도 제주는 자연보존에 있어서는 제주만의 특별하고도 엄격한 철학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얼마 전 제주가 세계자연보전총회(WCC) 개최지로 선정되었다는 쾌거를 접했다. 이미 여러 차례 국제회의 개최로 그 역량이 이미 검증된 제주인 만큼 어느 곳에서보다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9월 열흘간 열리는 이 회의 주제는 ‘미래세대를 위한 자연보전’이다. 지금 세대를 뛰어넘어 미래세대에게 물려주는 일은 우리들의 소중하고도 무거운 책무다. 이 아름다운 땅이 오랜 시간 속에서도 그 빛나는 아름다움을 유지하며 인류의 최후의 휴식처가 되길 바란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제주의정 창간호 <Dream jeju> 매거진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97명 36%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175명 64%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