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계획을 세워라!

입력 2011-02-08 10:16 수정 2011-02-08 10:16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하고, 한 해의 계획은 봄에 한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는 달력을 넘기면서 새해의 계획을 세운다. 잘사는 사람이나 못 사는 사람이나 다같이 똑같은 분량으로 받게 되는 새해.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이 시간을 어떻게 요리하는가에 따라 삶의 질은 달라진다. 하지만 늘 계획이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용두사미가 되어온 경험이 더 많은 우리는 계획을 세우는 일부터 회의를 느낀다. 그래도 우리의 계획 세우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실패 속에서도 목표와 계획이 있는 사람은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끊임없이 완성형으로 나아가는 발전과 성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내가 사랑하는 계획 세우기
대통령 전문 사집집을 낸 김녕만씨의 <대통령이 뭐길래>에는 청와대에 들어간 김수환 추기경의 이야기가 있다. 청와대를 방문하면 대부분 긴장하기 마련이지만, 김추기경은 대통령 앞에서 가장 긴장하지 않는 여유 있는 내방객이었다고 한다. 어찌나 여유가 넘치는지 대통령을 기다리다가 대통령의 의자를 가리키며 “내가 저 자리에 앉으면 안 되겠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비서가 당황하여 “왜 그러시냐”고 묻자, 그분의 대답은 단순했다. “내가 사진 찍으면 얼굴 이쪽이 잘 안 나와서요.” 비서는 결국 자리는 바꾸지 않고 기자들이 반대쪽으로 사진 찍게 했다고 한다.

대통령 이상의 궁극적인 삶의 지향이 있는 사람은 대통령이라는 직무도 하나의 단계적 목표에 불과한지 모른다. 그랬기 때문에 국가최고 권력에 주눅 들지 않고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른다. 순수함은 자신이 믿는 궁극적인 목표에 대한 신뢰가 자기 안에 단단하게 있을 때 볼 수 있다. 그래서 신중하게 찾은 목표와 단단한 계획을 가진 사람에게서 안정감 있고 뭔가 이미 이룬 사람처럼 보이는 분위기가 있다.

우리는 자라면서 목표를 어떻게 찾고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그런데 살면서 계획을 실천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목표를 제대로 찾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새록새록 느낀다. 그 이유는 자신의 마음속 깊이 탐색하고 인정하지 않은 목표는 대부분 실패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목표가 있느냐, 계획이 있으냐는 질문을 받으면 비슷한 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 “금연”, “돈 얼마 모으기”, “체중 감량하기”, “자격증 따기”, “외국어 마스터하기”, “승진하기” 같은 것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올해는 꼭!’ 하고 다짐하며 해마다 실패를 거듭했던 목표를 다시 내 계획 속에 밀어넣기보다는, 좀더 궁극적으로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목표에 대해 고민하는 데 시간을 쓸 필요가 있다.

# 모든 계획의 실행을 견인하는 힘
계획이 좀 더 견고해지려면 목표를 두 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단계적 목표이다. 앞서 말한 금연, 다이어트, 승진, 외국어 공부, 부자되기 같은 계획이 이에 해당된다. 그리고 두 번째는 궁극적 목표이다. 궁극적 목표는 내가 죽기 전 ‘아, 나는 잘 살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눈을 감기 전 “나는 이것을 이루었으니 죽어도 억울하다”라고 생각할 만한 것이다. 넬슨 만델라는 ‘인종차별을 종식시키는 것’, 마더 데레사 수녀는 ‘굶주리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비와 연민을 베푸는 것’이었던 것처럼, 삶에서 자신이 가장 가치를 두는 것들이 될 수 있다. 깊이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고 조금만 생각해 보고 답이 금방 나오지 않으면 귀찮다고 제쳐버리는 시대가 요즘이다. 이런 습관을 버리고 고민하고 탐색해야 할 부분이 바로 여기다.

이런 큰 틀의 목표가 있는 사람은 해마다 세우는 단계적 계획도 남다르다.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진정으로 필요한 자기만의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실패를 거듭하는 재탕, 삼탕의 계획을 다시 끌어다 내세우지 않고 정말 실천하고 싶어지는 일들로 채워간다.

궁극적 목표 아래 올망졸망 모인 단계적 계획은 지나치게 큰 계획으로 일찌감치 지쳐 나가떨어지게 한다. 월간, 주간 단위로 달성할 수 있는 작은 목표들을 깨알같이 세우는 것이 실천하는 재미도 효율도 커진다. ‘2011년에는 10킬로그램을 줄이겠다’는 계획보다는 ‘3월까지 2킬로그램을 감량하겠다’ ‘6월까지 2킬로그램을 더 감량하겠다’ 그래서 ‘12월에는 10킬로그램까지 감량하겠다’하는 편이 훨씬 부담 없다. ‘해볼 만한 계획’으로 다가오며 의욕이 생긴다.
또 이런 단계적 계획을 잘 실행해가려면 자신에게 관대하지 말고 냉정해져야 한다. 냉정하게 평가할 수만 있다면 계획대로 실천하지 못하더라도 재도전할 경우 성공률은 더욱 높아진다. 무능력하다면 목표를 낮게 만들고 게으르다면 목표를 조금만 만들면 된다. 냉정해지는 반면, 유연성도 필요하다. 유연성은 관대함과는 다르다. 작은 목표일 경우 탄탄한 계획만으로도 실천이 가능하지만 크고 어려운 목표일수록 유연한 자세가 중요하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뭔가 한 가지만을 고집하는 것은 작은 목표에는 필요하지만, 다양한 위기와 변화에는 오히려 짐이 되기 쉽다. 실패하는 것보다 유연하게 대처해서 목표를 이루어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 모든 목표와 계획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잘 아는 데서 시작한다. 우리는 의외로 자기 자신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새해 계획은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자기 내면을 찬찬히 읽어낼 좋은 시간이고 필요한 시간이다. 이 과정을 꼭 거치면서 세운 계획에는 무한한 애정과 의욕이 생기게 된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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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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