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이 왕성한 리더가 돼라

입력 2010-12-23 00:00 수정 2010-12-10 16:16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면서 가장 많이 잃어버리는 것은 호기심과 상상력이다. ‘왜?’에 대한 질문이 줄어든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가 조직생활을 하면서 다시 서서히 고갈되는 것도 역시 상상력이다. 그래서 회사에서 중견간부 이상 되는 리더에게 가장 부족한 것도 바로 이 상상력이다. 젊은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는 경우를 보면 진정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상상력의 부재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보이는 것만 보고 들리는 것만 듣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저 너머의 본질을 볼 수 있는 통찰의 힘을 길러야 한다. 그 힘은 상상력에서 온다.

# 밥도 돈도 안 되는 일이 일을 낸다
최근 여러 서점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오리진이 되라>의 저자 강신장씨는 창조경영에 목말라하는 CEO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상상력 발전소라고 할 수 있는 ‘SERI CEO’를 만들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사람이다. 하지만 초창기부터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경영 관련 지식을 시작으로 인문학, 예술 지식과 정보를 ‘파는’ 수준이었는데, 도대체 음악, 미술, 애니메이션, 대중문화, 와인 등이 경영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건지 의아해하는 사람들 때문에 반대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서로 관계없어 보이거나 낯선 분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영이슈가 된다는 점을 볼 때 그의 혜안이 적중한 것이다. 평소 나의 비즈니스와 직접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거나 실제 경영에는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인문, 사회, 문화, 예술 분야의 위력을 보여줌으로써 경영자들의 생각을 획기적으로 바꿔주었다. 한마디로 음악과 미술은 돈도 밥도 안 되는 ‘한가한 사람들의 고급한 취미’ 불과하다는 보통 기업인들에게는 충격이었을 것이다. 

전 세계인들을 사로잡았던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롤링은 어릴 때부터 공상과 상상 하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 하지만 조앤 롤링 나이의 우리 세대는 어린 시절 공상과 상상 끝에 이야기를 지어내면 ‘밥도 돈도 안 되는 쓸데없는 생각한다’거나 ‘이야기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조앤 롤링은 상상하는 일로 세계 사람을 사로잡아 천문학적 숫자의 돈으로 바꾸었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그 모든 문명은 상상의 산물이 아닌 것이 없다. 자동차, 선박, 비행기, 첨단무기, 인공위성 등 대단한 발명체들은 처음 그 처음 씨앗이 작은 공상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발전시켜왔다. 한 조직을 변화시키고 한 사람의 부하를 변화시키는 일에도 상상력이 필요하다. 자신이 쓴 지금까지의 방법이 별로 소용이 없다면 먼저 밥도 돈도 안 되는 상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전혀 새로운, 아주 낯선, 때론 이상한, 가끔은 우스꽝스러운 생각들에 길이 있다.

# 기술 너머에 있는 ‘사람’을 다시 본다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열렬한 팬인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4 출시 행사에서 화상통화를 선보였다. 새로울 게 없어 보이는 서비스이지만, 군인이 병원에 누워 있는 아내의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보고 감격하고, 연인 사이인 두 청각장애인의 말없는 전화통화 장면으로 화상전화기가 왜 필요한지 간단히 이해시켜 참석자들을 감탄시켰다. 아이폰 뿐만 아니라 애플의 아이팟, 아이패드도 사용자의 직관을 충족시켜주는 기능으로 사용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만들어낸 제품이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태플릿 PC인 아이패드를 발표할 때 ‘애플은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로에 서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인문학은 기술보다 훨씬 멀리 있다. 애플은 기술기업에 더 가깝지만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는 시구처럼 인문학은 어려운 여정에 도달해야 할 목표라는 것이다. 애플의 인문학 추구는 다분히 홍보적인 측면도 있지만 애플의 성공비결을 알려준 키워드로 볼 수 있다.

성공한 리더들이 비교적 CEO들의 쉽게 상상력과 통찰의 능력을 전수받은 곳은 다름 아닌 서재였다. 빌 게이츠는 “인문학 없이는 나도 컴퓨터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적 광고회사인 오길비 앤 매더의 CEO 셸리 라자루스는 “어떻게 사고하고, 어떻게 문제를 풀 것인지에 대한 시각을 얻기 위해 소설이나 전기를 읽는다”고 말했다. 최고의 리더들이 경영 서적만 읽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들은 소설, 시, 철학, 역사, 전기 관련 책들로  대표되는 인문학 서적들을 읽는다. 인문학은 전문 기술과는 거리가 멀지만 인간과 지식에 대한 근원적이며 보편적인 통찰과 호기심에서 비롯한 학문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가장 훌륭한 도구로 손에 놓지 않아야 할 것이다.

# 성공하려면 집중적으로 상상하라
스포츠와 상상력. 언뜻 서로 짝으로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스포츠 선수에게 상상력은 너무나 중요하다. 그것을 증명한 한 사람이 프로골퍼 잭 니콜라우스다. 그는 필드에 나가기 전에 머릿속에서 리얼하게 공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 공이 그린에 떨어지는 소리,  떨어져 굴러가는 모양까지 상상했다고 한다. 상상력을 키워서 가장 좋은 결과가 나도록 미리 상상 속에서 해보는 것이다. 실제 그는 좋은 스코어를 냈을 때 인터뷰를 하면 “오늘은 상상한대로 공이 맞아 주었다”고 대답한다. 머릿속에서 상상한 이미지가 샷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러한 상상력의 집중에도 불구하고 설령 역경과 실패를 했다고 해도 나쁜 상황이 아니다. 왜냐하면 실패와 실수는 다시 상상력의 사용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즉, 인생의 가장 큰 역경과 불운이 종종 황금 같은 기회의 문을 열어 준다. 카메라 기업인 캐논은 한 때 PC분야에까지 상상력을 넓히다가 회사 경영이 악화되었다. 미타라이 회장은 캐논의 CEO가 된 지 한 달만에 PC분야의 사업을 정리하고 광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업에만 집중함으로써 수익성을 높인다. PC분야를 어떻게 잘 이끌까 하기보다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한계 상황에서 나오게 된 것이다.

누구든지 물질적인 재산을 도둑맞거나 사기 당할 수는 있으나, 아무도 상상력의 통제나 사용을 빼앗아 갈 수는 없다. 사람들이 당신을 불공정하게 대할 수도 있고, 세상이 당신을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도 당신이 상상력을 사용할 수 있는 특권을 박탈할 수는 없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적극적인 상상력을 발휘하라.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상상하는 대로 변해가게 돼있고 끊임없는 상상은 무엇이든 변화시키고 창조하는 능력을 발휘한다. 리더의 상상력은 그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잡지 <품질경영>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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