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는 전통적인 증권시장에 자신의 주식을 공개적으로 상장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IPO는 창업 후 매출 발생, 수익성 확보, 생태계 안정화 단계를 거치고 안정적 고객 확보는 물론 펀더멘탈까지 탄탄하게 된 이후에야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벤처협회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IPO는 창업 후 평균 12년 ~ 14년이 소요된다.

당연히 이 긴 시간을 투자하고 기다릴 수 있는 VC나 기관투자자는 아예 없다 보니 시리즈A에 해당되는 초기 창업자를 위한 엔젤투자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정부에서 법으로 허용해준 15억 한도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초기 자본 조달 시장에서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투자자 수가 채 2천 명도 안 된다는 크라우드 펀딩 중개 회사 관계자의 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 기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한 기업은 429개이며 제도 시행 초기부터의 누적 펀딩 성공 금액이 796억 원이라고 발표 했는데 이는 한 기업당 고작 평균 1.8억이 조달된 셈이다.

현재와 같이 인건비가 비싸고 제반 소요 비용이 많이 필요한 스타트업에게는 턱도 없이 부족한 금액이며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그 어떤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금액이다.

더구나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기업들의 연혁은 최소 2~3년이 넘는다.

꿈과 희망, 그리고 실력과 아이디어뿐인 흙수저 젊은이들이 창업이라는 시장에 도전하기에는 현실의 벽은 너무 높다.

이들 창업자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창업자금, 이른바 시드머니를 투자해줄 수 있는 엔젤투자자 수가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더구나 국가에서 모태펀드로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는 VC(벤처캐피탈)는 아예 엔젤투자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투자 수익을 평가받다 보니 대부분 VC들은 안정적인 투자처를 선호하게 되고 결국 시리즈 B나 시리즈 C 단계에 도달한 창업 5년 ~ 10년이 넘는 IPO 직전의 안정적인 기업만 골라 투자를 한다.

이른바 모험 자본의 기본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시리즈 A 엔젤투자를 실행하는 VC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기 어렵다.

벤처 캐피탈이란 이름에서 벤처는 말 그대로 모험자본인데, 신생 스타트업에 투자할 의무를 지닌 VC조차 안전한 투자처만 찾고 있으니 스타트업들은 VC를 만나는 것조차 어렵다.

물론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내주어야 VC가 존재할 수 있기에 일면 이해도 되지만 그럴 바에는 VC라는 이름보다 자산운용사로 이름을 바꾸는 게 옳다고 본다.

반면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거래소 상장 전 자금 조달 수단으로 ICO라는 자금 조달 방법을 사용한다.

IPO와 ICO의 공통점은 공개된 시장에 상장이 된다는 것(물론 IPO와 ICO의 상장 기준은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과 상장 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때 ICO (IEO,STO 포함)는 준비기간 포함,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이내에 시도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자금조달 측면에서 IPO와 ICO는 10년이 훨씬 넘는 긴 시간 차이가 있기에 여러 가지 다른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우선 IPO를 통해 충분한 자금을 모은 후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 할 경우,

이미 창업 후 1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후에야 공개 자금 조달이 가능한 것이 현실이기에 이미 그 비즈니스 모델은 구 모델이 되어 해외에 유사 서비스가 나와있거나 이미 시장 진출 기회를 잃어버린 비즈니스 모델이 되기 일쑤라서 세계 시장 진출은 물 건너 가게 된다.

또한 IPO를 통한 상장은 오히려 상장 유지 비용의 발생과 상장했다는 이유로 인건비 상승은 물론, 거래 대기업에게 고스란히 공개되는 재무제표로 인하여 납품 가격의 추가 인하 요구 등 고정비 상승과 순익의 하락 현상을 초래하게 되며 상장 후유증의 하나로 핵심 멤버의 이탈 등 부작용도 심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러다 보니 정상적으로 IPO를 추진하는 기업 대다수는 아예 해외 시장을 처음부터 포기하고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축소된 비즈니스 모델을 고수하는 안타까운 태생적 한계의 틀에 스스로 갇히게 된다.

좋은 아이디어와 능력을 보유한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세계 시장에 도전할 만한 충분한 자금을 몰아주는 제도적 장치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엑셀레이터 시스템이 국내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스타트업들은 처음부터 대기업 하청업체로 눈높이는 낮춰 출발하거나 좁은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렇듯 IPO와 ICO는 자금 조달 시점에서 12년이라는 커다란 태생적 차이를 갖고 있으며, ICO는 창업 초기 단계에서 자금을 모아 줄 수 있는 방법이기에 좁아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우리 젊은이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비록 지난 2년간 국내에서 벌어진 ICO의 대부분이 다단계와  일부 빗나간 사업자들의 도덕적 해이로 만신창이가 되어 있지만,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세계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볼 때, 이대로 외면하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제도이며 한편으로는 ICO 시장이 이 지경이 된 배경에는 이를 체계적으로 제도화하여 관리하지 않은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본다.

이제 페이스북 리브라의 탄생으로 전 세계는 새로운 암호화폐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더구나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결의에 의해 우리 정부에서도 어쩔 수 없이 암호화폐를 암호자산(가상자산)으로 호칭하며 제도권 내로 수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본다.

이참에 정부는 기존 틀을 깨고 새로운 시각으로 청년 창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암호화폐 정책을 만들어 주길 간절히 요청한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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