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기본기를 찾아라

입력 2008-09-21 08:00 수정 2008-09-21 08:00

 

인간관계, 기본기를 찾아라
 



사람을 만날 때마다 받게 되는 명함. 정리할 새도 없이 빠르게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다가 마음먹고 한 차례 정리하다보면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이 그제야 한사람 한사람씩 떠오른다. 인간관계의 중요성이 직업의 분야를 가리지 않고 크게 부각되면서 인간관계의 폭이 능력이 되었다. 하지만 인간관계는 내 마음대로 자로 잰 듯 할 수 없다. 성공을 위해서 계산된 관계, 주었으니 받을 자세만 하고 있는 철저한 ‘기브 앤 테이크’ 정신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본기를 찾아야 한다.





결국 진심과 정성이다

중장년층 이상의 연배에 있는 직장인들은 어린 시절 대가족 안에서 자랐기 쉽다. 기본 사남매는 흔하고 육남매도 그렇게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대가족의 틈바구니에서 자란 사람들은 이미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 틈바구니에서 타인의 생각을 빨리 알아차리고 대처하는 눈치가 남다르게 훈련된다. 그런데 영어로 표현하려 해도 ‘센스(sense)’ 정도일 뿐, 딱히 꼭 들어맞는 단어가 없다고 할 정도로 우리만의 정서 안에서 미묘하게 쓰이고 있는 이 ‘눈치’야말로 사회생활에서 가장 큰 덕목 중 하나로 이른바 요즘 한창 각광을 받고 있는 ‘SQ’(사회적 지능지수)로 풀이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상대방의 감정과 의도를 감지하는 능력을 말한다.

또 하나 NQ, 즉 공존지수가 있다. 새로운 네트워크 사회에서 우리 모두 함께 잘 살기 위해 갖추어야 할 공존의 능력을 일컫는 말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자격을 알아보는 잣대이며 또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위한 도구이다. 그러므로 NQ의 또 다른 이름은 행복지수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사회적 지능지수와 공존지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인간관계, 인맥이 곧 자신의 사회적 성공과 성취를 위해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깊게 인식하면서, 이것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사회에서 나의 입지와 존재 가치가 달라지는 것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사람이며, 넓고 다양하며 원만한 인간관계를 가지려는 노력을 구체적으로 기울인다.



결국 기본은 정성이다. 인맥은 당신의 정성으로 만들어진다. 당장 시작하되 길게 보고 교감을 나눠야 한다. 인맥 관리는 시간이 남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하는 것이다. 정성을 다해 그들과 말이 통하고, 생각이 통하고, 느낌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세일즈왕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들만 보더라도 그들이 고객에게 쏟은 진심 어린 정성과 인내가 곧 그들의 파워 인맥이 될 것을 잘 알 수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을 확인시켜 준다.




즐겁게 손해 볼 계산을 하라

“오늘 끝나고 시원한 뒤풀이 어때? 저번엔 내가 샀으니까 오늘은 오랜만에 김대리가 시원한 맥주 한 잔 사지. 그동안 돈 낼 기회를 줬어야 하는데...”

떡 줄 사람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셔서 꼭 이렇게 남이 옆구리 찔러 무언가를 하게 된다. 오늘도 또… 하고 김대리는·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자기가 살 테니 맥주 한 잔씩 하고 가자고 하려던 참인데, 그걸 참지 못하고 냉큼 꼭 집어 말하고야마는 그가 얄밉다. 어렵사리 무엇인가 부탁하려고 하면 “어디 그게 맨입으로 되나? 이거 해주면 김대리가 오늘 저녁밥 사는 거야?” 이런 식이다. 이제 김대리는 그와 가까이하는 일이 꺼려진다.



김대리처럼 기브 앤 테이크가 확실해서 자신은 한 치의 손해도 보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다. 주는 게 있으면 그때그때 되받으려고 하고, 제대로 못 받게 생겼다 싶으면 꼭 말을 해서라도 받으려고 하고, 못 받았으면 나중에라도 서운했다고 기어이 집고 넘어간다. 목적이 없으면 사람 만나는 일도 대강대강 건성, 내게 도움 되는 일이 없다 싶으면 야박하다.



이런 극단적인 사람은 흔하지 않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금씩 이런 계산속을 가지고 산다. 그 모든 경우를 나무랄 수 없지만 진정으로 바람직한 인간관계는 적당히 손해 보는 가운데 일어난다. 타인을 생각하다보면 내가 조금 불편한 것도 감수하고 배려하기 위해서 부지런도 떨어야 하고 연거푸 내 쪽에서 계속 돕거나 베풀어야 할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양쪽 모두 그 손해를 즐겁게 감수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직장생활 안에서 좋은 인간관계도 그러한 즐거운 손해를 통해 만들어갈 수 있다. 생각해보면 좋은 인간관계, 오래오래 함께 갈 사이, 살벌하다 말하는 직장 내에서 어느 부분 내 가족과 같은 사람 모두 나나 그가 제 실속부터 차리지 않고 타인의 실속부터 챙겨주었던데 있었을 것이다. 결국 손해가 아니다. 이러한 이타적인 관계는 결국 서로에게 더욱 좋은 에너지가 된다.




적당한 거리와 긴장이 튼튼한 끈

직장생활에서 인간관계는 친근함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업무 문제만이 아니라 개인적인 만남도 자주 갖고 식사도 함께 자주 하고 술자리도 잦은 친근한 관계는 얼핏 좋은 인간관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단점이 더 많다. 아무리 서로 속내를 드러내는 동기라도 그 관계지향적인 개인적인 우정이 오히려 업무적인 면에서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업무적으로도 지장을 가져오면서 공적인 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은 조직의 목표나 팀의 목표를 이루어나가야 하는 공적인 장소다. 나를 아는 ‘다수’가 나의 상식과 가치관, 업무능력과 대인관계에 대해 우호적이고 긍정적일 수 있도록 행동해야 한다. 관계지향적인 인간관계로는 좋은 업무적 성과를 내기도 어렵고 자칫 친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에게 오해와 소외감을 낳을 수도 있다. 지나치게 사적인 친분 관계는 퇴근 후 자신의 발목을 잡기 쉬우며 퇴근 후 시간을 잘 쓰려는 계획도 자칫 물 건너간다.



그래서 아무리 친해도 적당한 거리와 예의를 통한 긴장감을 갖는 것은 인간관계를 길게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이다. 여기서 제대로 된 호칭을 쓰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사람간의 거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업무적 긴장감을 높이게 된다.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에게도 되도록 경어를 쓰는 것이 좋다. 경어는 타인에 대한 존중이며 배려의 자세를 낳는다. 반말을 한다고 친해지는 것도 아니며 존댓말을 쓴다고 무조건 거리감이 있는 건 아니다. 공적인 호칭 없이 친하답시고 반말로 편하게 막 하다보면 예의는 물론이고 경우라는 것도 어느새 없어지고 만다. 그런 일이 쌓이다 보면 그간의 정이 있어서 겉으로 말하지 못했던 일이 차곡차곡 안으로 쌓이는 나쁜 상황이 된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이상적인 동료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꼭 지켜야할 것들부터 하나씩 챙겨보자.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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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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